제 29회 전국 대학연극제, 대학 연극인들의 순수한 열정으로 빛나
제 29회 전국 대학연극제, 대학 연극인들의 순수한 열정으로 빛나
  • 주재연 객원기자
  • 승인 2005.11.06
  • 호수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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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진출 8팀, 서강대에서 열연 중

늦가을 대학가에는 풍성한 문화공연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예년만은 못하지만 대학 내 동아리들을 중심으로 한 해 동안 닦아온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저마다 캠퍼스 주변 무대 위에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대학생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연극이다. 최근 들어 저학년부터 시달리고 있는 취업열풍의 기세로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연극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뭉친 그들만의 애착은 쉽사지 가시질 않고 있다.

문학과 예술의 종합무대인 연극은 오래 전부터 대학문화의 한축을 형성해 왔다. 최근 대학생들의 다양한 관심분야 만큼이나 다양한 개성들을 발산하는 분출구 역할을 해오고 있으며, 대학생만의 순수한 고민 흔적을 표출하는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는 올해로 27회째를 맞는 전국대학연극제에 출전한 대학생 연극인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극제 본선에 진출한 8개 작품들은 사회의 근원적 모순과 인간의 내면 세계 등을 그려내는 등 실험적 시도 하고 있다. 건양대의 광장팀은 ‘택시드리벌’이란 작품을 통해 순수한 영혼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현대 도시인들을 작품 속에 투영시켰으며, 계명대 계명극예술연구회는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를 통해 물질만능주의 속에 허우적대는 극중 조만득을 통해 일그러진 사회상을 비판하고 있다. 서강대 서강연극회는 작품 ‘지하철의 연인들’은 채워도 채워도 부족할 수 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서울교대 빈도는 ‘친구들’이란 작품을 통해 공동체 속에서 공동체의 일원이기만을 강요 받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에 물음표를 제기한다.

전국대학연극제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대학생 학예지원사업의 하나로 1978년부터 시작됐다. 해를 거듭할수록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는 이 연극제를 통해 대학생 연극인들의 한해 담금질 실력과 문화계의 밑거름이 돼 왔던 대학 연극인들의 현주소를 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더욱이 열악한 연극계 현실에 비춰봤을 때, 전국의 대학생 연극인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것은 이 대회 존재의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9월 1일 시작된 이 연극제는 전국 31개팀이 예선을 거쳐, 현재는 본선 8개팀이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연 중에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학생심사단’을 구성해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반영함으로서 같은 눈높이에서, 때묻지 않은 대학생들의 시선으로 평가하고 있다.

본선 무대에 오른 ‘예술연구회’ 연출 이지원<서울시립대·환경학부03>은 “월부터 방학 없이 열심히 연습하며 올여름을 누구보다 뜨겁게 보냈다”며 “공연이 무사히 끝나 다행”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덧붙여 “자유로운 청춘의 한 때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의미 있었다”고 밝혔다.

전국대학연극제 정승현<기획팀> 팀장은 “이번 연극제는 이전 연극제와는 달리 창작극에만 그치지 않고 번역극, 각색극 등 다채로운 무대가 마련돼 있다”며 “대학생들의 열정과 각 지역별로 선발된 학교마다 색다른 무대와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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