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무한한 발전 위해 재도약 필요한 시점”
“한양대 무한한 발전 위해 재도약 필요한 시점”
  • 조윤영 기자
  • 승인 2008.10.05
  • 호수 12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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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실천’ 드높일 우리학교 전 서울배움터 부총장 윤달선<인덕대학> 학장을 만나다

김종량 총장은 “모든 일을 맡고 있는데 이렇게 떠나면 어떻게 하느냐”며 우리학교 전 서울배움터 부총장 윤달선<인덕대학> 학장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그는 한양대학보와도 인연이 깊다. 부총장 재직 시절 유독 신문사 기자들을 잘 챙겼고, 덕분에 신문사 근무 환경은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 한양대가 있기에 한 평생을 행당 동산에서 보낼 수 있었다는 그를 만나 우리학교를 향한 일편단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한 대학의 부총장이 타 대학 총장으로 임명되는 경우는 드문 일인데
나는 한양대 수학과 64학번이다. 학창시절을 통틀어 한양대와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45년째다. 내년 2월 정년을 맞이하는 데 인덕대학에서 학장직을 제의해 오랜 시간 고민했다. 김종량 총장을 보좌하는 부총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또 맡은 바 직분을 다하지 못하고 중간에 보금자리를 옮긴다는 게 상당한 부담이었다.

인덕대학의 건학정신은 ‘God First. Other Second. Myself Last’로 그리스도 정신을 기려 설립한 학교다. 그리스도 정신이 깃든 인덕대학에 나를 보내신 것도 하느님의 뜻이 아니겠는가.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인덕대학의 학장직 제의를 승낙했다. 지난 2월 29일 학장 취임식을 갖고 3월 1일부터 인덕대학 학장으로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인덕대학 학장으로서의 청사진을 듣고 싶다
교정이 아직도 썰렁하다. 현재 본관 뒤편에 신본관을 짓고 있다. 운동장이 비가 오면 물이 고여 사용하는 데 불편을 겪는다. 인조잔디를 바로 심을 생각이었지만 욕심을 내서 운동장에 지하주차장을 만들 계획이다. 기존 주차장 부지에는 평생교육원을 신축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방침이다.

건물 신축을 위해 상당한 예산이 필요하다. 기업은행 발전기금 7억 원, 국민은행 발전기금 3억 원을 합해 총 10억 원을 약정받았다. 나를 비롯한 교수 및 교직원들도 월급의 일정 부분을 약정해 현재 약 15억 원이 확보된 상태다. 건물 신축에 약 100억 원이 드는데 나머지 금액은 건축기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취업률을 높여야 한다. 전문대학 재학생들은 4년제 종합대학 재학생과 입장이나 환경이 다르다. 가급적 빨리 졸업해 취직을 해야 하는 학생들이 상당수다. 이러한 학생들을 고려해 틈틈이 시간을 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주경야독하는 대학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캠퍼스 복원화도 중요하다. 인덕대학은 그리스도 정신을 기려 세운 학교이기 때문에 재학생 모두 매주 채플을 한다. 교수 및 교직원들도 매주 화요일마다 예배를 드리고 있다. 참 크리스천으로서 국가산업 발전에 필요한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명문대학으로 만들고 싶다.

한양대 총동문회 부회장으로서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1989년부터 총동문회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총동문회 부회장직을 3회째 연임 중이다. 현재 마지막 임기를 1년 남겨놓은 상태다. 총동문회 부회장으로서 설립자 동상을 제작하는 데 주로 관여했다. 고 김연준 설립자가 편찮으실 때 미리 제작을 시작해 지난 2004년 완료했다. 동상을 세우는 시기에 관해 의견이 분분했지만 타 대학의 경우 대학 설립자 동상에 대한 불미스러운 일이 몇 차례 있어 고 김연준 설립자가 돌아가신 후에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지난 1월 돌아가신 뒤 총동문회가 주축이 돼 동상건립위원회를 조성했다. 총동문회, 한양대, 한양여대, 한양대학부설 한양초등학교, 한양중학교,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한양증권, 한양호텔 등 고 김연준 설립자의 손길이 미친 한양가족 모두 한 마음으로 동참할 계획이다.

고 김연준 설립자는 한양가족에게 특별한 분이다. 그 분의 건학정신을 생활신조로 삼고있다. 학생회장 시절 교육환경 개선 등 학생들의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총장실을 방문하면 고 김연준 설립자는 건학정신부터 물어보셨다. ‘사랑의 실천’을 위해 필요한 4가지 덕목을 대답하는데 그 순서가 틀리면 크게 혼나곤 했다.
한양대를 돌아보면 어떤가

1964년도에 입학했다. 재학 당시 건물도 몇 개 없었다. 뚝섬도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예전에는 호박이나 배추를 심는 야채밭이었다. 옛날에는 비료가 없어 인분을 대신 사용해 바람이라도 불면 인분 냄새가 말도 못했다. 도시락을 갖고 다녔는데 도시락에 파리가 꾀어 쫓느라 고생했다.

70년대 중반 한양대하면 한양공대라고 불릴 정도로 평판이 좋았다. 서울대에 불합격한 학생이 우리학교에 지원할 정도였다. 이공계열 성적이 연세대 혹은 고려대보다 우수했다. 심지어 연세대 혹은 고려대 학생들이 우리학교로 편입할 정도였다.

90년대부터 안팎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 1995년 각 대학에게 국책사업 특성화사업을 신청 받았는데 서울대를 제치고 우리학교가 신소재특성화사업 대학으로 선정됐다. 이공계열에 비해 인문사회계열이 취약했지만 부단히 노력해 아태지역연구센터로도 지정됐다.

자타가 인정하는 명문대학으로 자리잡았지만 지금부터 중요하다. 올해로 총장님 임기가 끝난다. 김 총장이 총장직을 연임하거나 새로운 총장을 선출할 수도 있다. 이는 우리학교의 전환점이 될지 모른다. 현재 한양대가 손가락 안에 꼽히지만 조금 더 분발해야 한다. 규모는 작지만 직접 학교를 운영해보니 보직 시절과 또 다르다.

한양대가 발돋움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대학은 우수한 입학생을 선발해 실력을 갖춘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는 자명하다. 교수, 교직원, 학생, 재단, 동문 등 5개의 공동체가 하나가 돼야 한양대의 미래가 보인다. 여건이 좋지 않지만 학내 구성원들 모두가 분발해야 한다. 공동체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캠페인이 필요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금까지 잘 이끌어 왔지만 이제 어떠한 변화를 주지 않으면 타 대학에게 추월당한다. 지금의 명맥을 이어가고 보다 나은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맡은 바 일을 성실히 해야 한다. 교수들은 열심히 연구해 전문 학술지에 우수한 논문을 싣는 동시에 후학을 양성해야 한다.

실무자 말에 의하면 대학생을 고용하면 실전 투입이 안 돼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양대도 실용학풍을 주창하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실전 투입이 어렵다. 이에 김 총장의 뜻에 따라 지난 2006년 한양인재개발원을 개원했다. 한양인재개발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소위 재교육이 필요 없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투자는 교육 못지않게 중요하다. 총동문회 연중행사인 ‘한양인의 밤’에 참석한 동문들에게 총동문회 발전기금을 걷자고 제안했지만 이견이 많았다. 경제도 어려운 시기에 졸업생들이 돈을 보태야 하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지금까지 재단 지원금으로 버텼지만 재단만으로는 부족하다. 타 대학은 한양대 예산의 몇 배를 투입하고 있다. 이제 동문도 힘을 보태야 한다.

한양대학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양대학보가 전보다 나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보다 나은 신문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학교가 도움을 줘야하는데 도중에 자리를 옮겨 아쉽다. 주간교수도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분이다. 우리학교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열정을 갖고 계시다.

대학신문은 대학의 목탁이다. 신문을 펴면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사고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신문을 억지로 보게 하는 게 아니라 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일간지 종합면을 보면 세간의 흐름을 알 수 있듯 대학신문 종합면을 보면 학교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특색 있는 연재물을 실어야 한다. 실제로 연재물만 살펴보는 독자들도 있다.

독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 파악해야 한다. 공급자가 임의대로 싣는 게 아니라 수요자가 원하는 볼거리를 실어야 한다. 손이 가는 음식이 많아야 식당 손님이 붐비듯 대학신문도 볼거리가 많아야 한다. 독자를 외면한 신문은 후퇴하기 마련이다. 대학신문은 학생들만 보는 게 아니다. 독자들을 고려한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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