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배움터, 내규 변경했는데… 학생들은 “몰라요”
서울배움터, 내규 변경했는데… 학생들은 “몰라요”
  • 최정호 기자
  • 승인 2008.10.05
  • 호수 12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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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배움터에서는 작년 1학기 생리공결제를 시범운영한 후, 2학기부터 이를 시행해 오고 있다. 여학생의 건강권 및 모성보호를 위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지난 6월, 생리공결제 관련 업무를 맡은 양성평등센터에서는 내규를 변경했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이용자로 인해 업무가 마비됐기 때문이다. 시행 초기에 우려됐던 오ㆍ남용 문제가 표면화된 것이다.
양성평등센터에서 제시한 이용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에는 전체 여학생의 2.4%에 해당하는 111명만이 생리공결제를 이용했으나, 5월에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 전체 여학생의 21.3%에 해당하는 967명이 생리공결제를 이용했다. 생리공결제를 가장 많이 이용한 단대는 생활대(335명 재학, 213명 이용)로 나타났다. 오히려 여학생이 많은 공대(510명 재학, 167명 이용)에 비해 많은 이용률을 보였다. 자연대는 254명의 여학생이 재학 중인 가운데, 26명만이 이용해 여학생 수에 비해 저조한 이용률을 기록했다.
 노영주<양성평등센터> 선임연구원은 “이용률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입소문’때문이라 생각되는데, 이런 갑작스런 변화를 통해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며 “내규 변경을 통해 생리를 할 때라면 누구나 빠질 수 있다는 인식을 바꾸려고 했다”고 말했다.실제로 강화된 내규는 기존에 한 학기에 4일, 최대 2일까지 연속으로 신청 가능하던 것에서 1일 씩만 가능하도록 변경됐다. 결석 후 3일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는 조건에, 매학기 최초 1회 의사 소견서를 제출할 것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생리공결제를 남용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내려진 결정이다. 검증 과정을 통해 실질적인 생리공결제 대상자를 구분해내는 한편, 건강상태를 확인하려는 의도다. 이렇게 바뀐 내규에 대해 학생들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임혜린<사범대ㆍ영어교육학과 05> 양은 “만약 내가 공부에 관심이 없다면 당연히 수업을 빼먹으려 할 것이다”며 “그 정도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강화된 내규가 생리공결제의 남용자뿐 만이 아니라 실제 필요한 사람에게까지도 제약을 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많은 여성들이 생리에 관련된 일로 병원에 가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노 선임연구원은 “물론 번거롭겠지만 수업을 못 들을 정도로 아프다면 한번 병원의 체크를 받아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예방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운영주체가 뚜렷하지 않은 타 학교에 비해 우리학교는 ‘양성평등센터’를 통해 생리공결제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그 결과,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발 빠른 대처와 투명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의 관심부족으로 인해 빛바랜 노력이 되고 있다. 노 선임연구원은 “막상 내규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그 사실을 모르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강화된 내규에 대해 알아본 후 생리공결제를 이용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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