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식적 군 의료시스템
비상식적 군 의료시스템
  • 취재부
  • 승인 2005.10.30
  • 호수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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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제대한 후 위암이 발견된 노충국씨가 얼마 전 죽음을 맞이했다. 군대에 있는 동안 복통을 호소했지만 군의관은 단순 위궤양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위암을 위궤양으로 오진한 것이 젊은 생명을 빼앗아 간 것이나 다름없다. 고 노충국씨 말고도 다른 사례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군 제대 후 췌장암이 발병되거나 여타 병들이 발견되어 사경을 헤매는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한번은 들었을 법한 ‘배가 아프다고 하면 빨간 약을 발라준다’라는 농담이 군대 안에서는 아직 농담이 아닌 현실인 것이다. 하지만 이 농담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군대 안에 정상적이고 현실적인 의료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과 사병의 병은 간단히 여기는 점을 들 수 있다. 고 노충국씨의 사례가 보여주듯 아직 군대는 병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처방하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또한 사병이 아픈 것은 군기가 빠져 발생하는 것으로 넘기는 군 지휘관들의 사고가 빨간약으로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을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건강하다고 인정된 사람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 군대에 입대하고 그들의 의무를 다하면 건강한 모습으로 그대로 돌아오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군대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런 군대의 모습을 많은 비판을 제기했다. 네티즌들은 만약 고 노충국씨가 사병이 아닌 장교였어도 군대 안에서 비상식적인 치료를 받았을까 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사병을 소모품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군대가 사병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고 소모품으로 본다는 말이다.

가장 큰 문제는 군 지휘관들의 사병에 대한 인식이다. 군 지휘관들이 사병들을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현실적으로 국방예산의 한계 등으로 인해 민간 병원처럼 현대적인 시스템을 갖추기는 힘들다. 하지만 사병들에게 치료의 기회는 제공할 수 있다. 군 병원에서 진료 후에 민간병원에 치료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사병들의 치료에 만전을 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군 지휘관들이 사병들을 귀하게 생각하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위의 친구, 선배, 후배들이 군대를 가야한다. 하지만 누가 그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을까? 아프면 단지 빨간 약만 발라주는 지금의 군대에서 그들의 안전을 완전히 보장해줄 수 없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조금은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군대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사병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사병중심의 국방정책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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