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박사 연계과정 강화해 경쟁력 키울 것”
“석박사 연계과정 강화해 경쟁력 키울 것”
  • 조윤영 기자
  • 승인 2008.09.07
  • 호수 12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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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대학원장 맹주성 교수를 만나다

 

 “우리학교 졸업생의 대학원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석박사 연계과정’등의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등록금 전액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임 대학원장을 맡은 맹주성<공대·기계공학부> 교수는 “대학원의 대외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원장 취임 소감은
보직교수 생활을 오랫동안 했다. 안산배움터 교무처장, 공학대학원장, 서울배움터 교무처장에 이어 올해 대학원장으로 임명됐다. 보직 중 교수로서 가장 희망하는 직책은 대학원장일 것이다. 대학원은 석박사 과정 학생들의 연구 역량을 심화시키는 교육기관이다. 아카데미즘의 원천이자 프로페션의 요람인 대학원의 수장을 맡게 돼 매우 기쁘고 한편으로는 책임이 막중함을 느낀다.

현재 우리학교 대학원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대학 사회와 이윤을 추구하는 사회는 추구하는 목적이 각각 다르다. 대학 사회는 교육기관이자 연구기관이기 때문에 이윤 창출에 대한 개념이 없다. 이윤 창출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보다 나은 교육방침을 위한 모색이나 우리학교 학생들의 성공을 기원하는 정도다. 혹은 우수한 연구논문을 발표해 대를 이어 모교를 빛내주길 바라는 소망이 이윤 창출에 해당된다.

대학원장으로 취임 후 학교 명예를 학문적으로 드높일 수 있는 방안을 세우기 위해 대학원 현황을 파악했다. 대학 사회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연구논문 등 실적으로 판가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경쟁에서 뒤떨어질 경우 입학생들의 수준이 낮아질 것이다. 실적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이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하는데 최근 몇 년 간 침체되고 있다.

침체기를 타파하기 위해 해결책을 찾던 중 학생 분포를 분석한 결과 훌륭한 논문을 발표한 학생 대부분이 풀타임으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파트타임으로 석박사 과정을 밟는 직장인들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학위를 수여해 연구와는 거리가 멀다. 현재 우리학교 대학원은 파트타임으로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는 학생의 수가 상당하다. 이는 우리학교 대학원의 근본적인 한계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있는가
대학원은 연구하는 학생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우선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해야 한다. 십여 년 전에는 우리학교 졸업생들이 많이 지원했지만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뛰어난 학문역량을 갖춘 우리학교 학생들이 우리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이는 우리학교 대학원의 가장 큰 고민이자 문제점이다.

현 대학원 활성화 방안에는 학석사 연계과정이 있다. 이는 우리학교 졸업생이 석사 과정 수료를 원할 경우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우리학교 졸업생들의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약 3년 전부터 도입한 제도다.
하지만 분석 결과 우리학교의 평판이나 실력이면 석사학위를 수료하고 취업하거나 학부 과정을 마치고 취업하거나 큰 차이가 없다. 취업을 목적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은 대학원 활성화의 요체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우리학교 졸업생을 동 대학원에 진학시키기 위해 제도적인 뒷받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석사과정을 수료하는 학생을 박사과정까지 연계하는 석박사 연계과정을 생각하고 있다.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이어서 박사 과정을 신청하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제도다. 등록금 전액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석박사 연계과정을 강화할 경우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새로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학교 학생들의 석박사 과정 수료는 대외경쟁력의 첫 번째 요소인 연구논문의 우위를 확보해 옛 명예를 회복하는 지름길로 분석하고 있다. 대학원장으로서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지만 적어도 임기 내에 석박사 연계과정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학본부도 석박사 연계과정 강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대학원 구조조정 혹은 전공 신설 계획이 있는가
지도교수의 권한은 절대적이어서 일률적인 적용은 힘들다. 대신 뒷받침하는 게 학교가 해야 할 일이다. 굳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 외부 기관에서 전 세계 학교 서열을 매길 경우 우리학교는 25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공대도 지난 십 년 동안 하락의 일로에 있다. 현재 7~8위권에 있고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걸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수의 질이 떨어진 게 아니다. 백여 명의 교수를 초빙하는 등 학교도 상당히 노력했다.

분석 결과 평가기준 중 저명 학술지 논문 실적 등이 평가 비중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우리학교 대학원은 평가대상과 무관한 전공에서 너무 많은 인원이 차지하고 있다.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학교가 시끄러워질 정도로 뭔가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학생들이 대외적으로 평가항목에 들어 있는 전공에 파트타임보다 풀타임으로 지원해주길 바란다.

우리학교 대학원은 평가대상이나 실적을 내는 전공의 박사과정 학생 수가 많지 않다. 평가와 관련 없는 학과에 파트타임으로 신청한 학생 수가 너무 많다. 신청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인원수가 너무 많다. 예를 들어 절반 정도를 줄이고 해당정원을 평가항목과 관련된 학과에 배정할 경우 대외경쟁력을 강화해 옛 명성을 되찾지 않겠는가. 학교가 벌집 쑤신 것처럼 시끄러워지겠지만 누군가 총대를 메고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전문대학원 강화 계획은 무엇인가
전문대학원 강화 계획은 이른 감이 있다. 전문대학원에 대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예를 들어 법학전문대학원을 신설할 경우 법대가 폐지되는 데 현 정부 방침에 따르면 법학전문대학원 배정인원의 50%까지 본교 졸업생의 입학을 허용한다. 우리학교는 100명을 배정받아 우리학교 졸업생 중 최대 50명까지 우리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다. 이는 타 대학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학교 법대 수준으로는 경쟁관계에 있는 타 대학 졸업생들에게 밀려 우리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기 어렵다. 우리학교 졸업생들의 입학률이 낮을 경우 우리학교의 정체성이 사라진다. 어떻게든 우리학교 졸업생들이 절반을 차지해야 한다. 고심 끝에 만든 게 정책과학대학이다. 정책과학대학을 신설해 우수한 인재를 모집하는 방안부터 교육과정까지 우리학교의 정체성을 이어 나갈 방안을 고민 중이다.
경영전문대학원은 미국 MBA 과정을 벤치마킹했다. 미국의 경우 시장이 크고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지만 한국 사회는 시장성이 없어 MBA 과정을 이수해도 취업할 길이 없다.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시장성은 만분의 일도 안 된다. 미국에 유학을 가서 MBA 과정을 수료한 사람도 취업이 어렵다.

경영전문대학원의 효용성부터 살펴야 한다.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경영대학원을 강화해야 하지만 현 우리학교 경영대학원의 MBA 과정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학교는 공대계열에서 강세를 보이지만 MBA 과정을 비롯한 상대계열은 고려대가 우위에 있다. 우리학교 경영대학원은 교수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하는 실정이다. 경영대학원 지원에 앞서 시장성부터 검토해야 한다.

의학전문대학원은 미국의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를 따라가는 데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다. 경희대의 경우 현재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학교를 비롯한 상당수의 대학이 발만 걸치고 눈치를 살피고 있다. 성공할 확신이 없어 기존의 체제로 복귀하자는 의견이 강하다. 타 대학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 전문대학원이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전문대학원이 성공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기초학문 분야의 육성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기초학문에 해당하는 분야가 강화되지 않을 경우 응용학문에 해당하는 분야의 발전도 없다. 이는 오랫동안 철두철미하게 내가 주장하고 있는 철학이다. 안산배움터 교무처장 재직 당시 이과대(현 과기대) 화학과 및 물리과에 대한 평가 요청을 받았다. 기초학문의 발전 없이 응용학문의 발전도 없다고 밝히자 평가단과 소속 교수들이 상당히 놀라는 눈치였다. 대학본부가 굳은 의지를 가지고 강력하게 추진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은 것 같다.
기초학문 분야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서울배움터 교무처장 재직 시절 자연대의 요구안 대로 교수를 충원했다. 하지만 현 우리학교 대학원이 안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인 석박사 연계과정 강화방안을 추진하는 데도 시간이 모자라다.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가 있지만 우선 석박사 과정을 뒷받침하는 제도를 만들어 우리학교의 대외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 석박사 과정 강화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연구윤리 교육 강화 방침이 있는가
연구 부정행위에 관한 문제가 심심치 않게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연구윤리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다. 선진국은 연구윤리가 널리 보급돼 논란을 일으키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연구윤리에 대한 의식 부재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최근 연구윤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학교도 연구윤리에 관한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올해부터 대학원 연구윤리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체계적인 연구윤리 교육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특히 공대ㆍ의대계열은 연구윤리에 관한 미국의 NH 온라인 콘텐츠를 벤치마킹해 활용할 방침이다. 인문사회계열은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교재를 자체 개발할 것이다.

대학(원)생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일생을 보내면서 해야 할 일은 많지만 공부할 시기는 정해져 있는 것 같다. 대학원에 진학하는 시기가 공부의 적기라고 생각한다. 석박사 과정은 공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인생의 행복한 시기다.
분명히 좋은 열매를 맺는 시기이므로 최선을 다해 우수한 학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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