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문화 변해야 한다
리포트 문화 변해야 한다
  • 이기태 수습기자
  • 승인 2005.10.30
  • 호수 12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넷 베끼기, 평가 기준에 대한 불신 등 사라져야
최근 대부분의 리포트가 인터넷으로 쓰어지고 있다.
대학에서는 배우게 되는 지식은 전문적일 뿐만 아니라 양도 방대하다. 때문에 수업만으로는 그 양을 감당할 수 없어 대부분의 수업의 경우 조사연구 보고서인 리포트라는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행되는 리포트들은 인터넷에서 베껴오거나 평가 기준을 불신하거나 좋은 점수를 맞기 위하여 양만을 무차별적으로 늘리면서 리포트에 본질을 잃어가고 있다.


교수들이 지적하는 현재 리포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터넷에서 베껴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실험을 하기 전 이론적인 부분을 조사해 보고하는 실험예비리포트에서 심각한 것으로 들어났다. 실험예비리포트에 대해 김민수<과기대·응용물리학전공> 교수는 “실험예비리포트는 실험의 이론에 대해 자신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리포트이다”며 실험예비리포트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학생들의 입장은 교수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학대에 재학중인 김모군은 “실험예비리포트는 인터넷에서 검색된 이론을 옮겨 적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며 “리포트를 작성하면서 그 실험의 원리를 이해하기는 힘들다”고 반박했다. 인터넷에서 베끼는 이유에 대해 이모군은 “일주일에 해야 할 리포트가 기본적으로 5개는 있다”며 “접근하기 편리하고 양이 많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현상에 김민수 교수는 “학생들이 힘든 것은 알지만 현재의 리포트들은 학생의 생각이 담겨있지 않다”며 “리포트를 왜 내주었는가를 생각해 보고 수업내용을 이해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만큼 성실히 작성해 주었으면 한다”고 답변했다. 덧붙여 최민기<과기대·응용물리학전공> 조교는 “고학년의 경우 스스로 만들어 오는 반면 저학년의 경우 인터넷을 베끼는 현상이 심하다”며 인터넷을 베끼는 현상이 저학년 층에 집중돼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성적 평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리포트를 인터넷에서 베끼는 이유는 “교수들이 리포트를 평가할 때 베낀 것을 선별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제희<공학대·전컴 05>는 “리포트가 많은데 교수님들이 꼼꼼하게 체크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견에 문준연<산업경영대학원·교수부장> 교수는 “인터넷지문을 참고 해도 노력한 학생들과 하지 않은 학생들은 차이가 크다”며 “베낀 것을 구분해 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김민수 교수는 “인터넷에서 베낀 리포트는 성의가 없는 경우가 많고 원리 접근 방법이 다르다”며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 리포트는 찾아내기 쉽다”고 전했다.

한편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하여 양만을 무차별적으로 늘리는 경우도 있었다. 국문과 박모양은 “관광과 지리 수업의 자유분량 레포트를 신방과 선배가 30장이나 써왔다”며 “분명 성의를 봐서라도 좋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레포트의 양이 평가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끼치냐는 질문에 김민수 교수는 “교수마다 레포트 채점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최소 기준만 넘기면 양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더욱이 문준연 교수는 “모르는 내용을 찾다 보면 자신의 생각을 요약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며 “노력에 따라 질이 달라지는 것이지 양이 많아 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학생들이 리포트에 대한 부담을 느끼자 리포트 형식을 과목에 맞게 변화시킨 경우도 있다. 멀티미디어 디자인 수업을 담당하는 김성훈<디자인대·영상디자인전공> 교수는 “리포트를 받아보았을 때 학생 별 차별성이 적을뿐더러 많은 학생들이 힘들어 했다”며 “현재는 개인이 직접 디자인 하여 발표하는 멀티미디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김성훈 교수는 “고학년으로 갈수록 발표의 수준이 큰 폭으로 향상되고 있고 학생강의평가도 매우 긍정적”이라며 “물리적인 몇 가지 문제점이 남아있긴 하지만 과목을 실용적으로 응용하기 때문에 단순 조사 리포트보다 효과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통계학 수업을 담당하는 문준연 교수의 경우도 기존의 기업 사례분석과 같은 리포트를 설문조사를 통한 통계분석을 해 보는 팀 프로젝트로 변화시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문준연 교수는 “과제가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가 많다”며 “실질적으로 전공에 관련된 실습을 하는 것이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