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만나는 또 다른 세상
마음으로 만나는 또 다른 세상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06.04
  • 호수 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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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만나는 또 다른 세상. 한양상담센터의 홍보물을 제작하면서 홍보물에 넣을 좋은 문구가 없을까 고심하다가 생각해낸 문구다. 짤막한 문구를 만드는 것이었지만 그 안에 상담이 가지는 의미를 담으려고 하니 좀처럼 좋은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 고민을 하다 보니 상담이란 무엇일까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고, 자연스럽게 내가 경험했던 상담을 떠올리게 됐다.

심리 상담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상담을 상담하기 위해서라도 본인의 심리적인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고 이를 위해 상담을 받는 경우가 많다. 나도 오랫동안 상담을 받아왔다. 그렇다면 상담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내게 상담이 준 가장 큰 선물은 자신감과 희망이다.

상담을 받기 이전에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해도 쉽게 흔들리는 자신감이었다. 그때의 자신감은 긍정적인 상황에서는 잘 유지가 됐지만 어려움이 닥쳤을 때,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말을 들었을 때, 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좀처럼 유지되기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큰 이유는 그때의 자신감이 '반쪽 자신감'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온전하게 나 자신을 바라보고 믿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긍정적인 쪽만 보려고 하다 보니, 제대로 보지 않았던 부정적인 부분들이 더 크게 느껴져서 조금만 부정적인 부분들이 건드려져도 쉽게 자신감을 잃고 불안해졌던 것 같다.

상담을 통해 내가 했던 것 중에 하나는 내가 혼자서 보기 힘들었던 나의 모습들, 특히 부정적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상담자와 함께 보기 시작했던 것이다. 상담받기 이전에는 고민 자체도 힘들지만 그로 인해 불안해지고 우울해지는 내 모습 자체를 인정하기가 더 힘들었다. 그런데 좋은 것, 나쁜 것에 대해 서둘러 단정 짓고 평가하지 않고 차근차근 나의 마음을 살펴보다 보니 나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던 부분들 중에서도 이해가 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아졌고, 오히려 그 속에서 나의 새로운 장점을 발견하는 경우도 많았다. 나의 불안했던 '반쪽 자신감'은 점점 온전하고 튼튼한 자신감이 됐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또 하나 얻은 것이 '희망'이다. 어떤 상황에서건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내 마음부터 차분히 다시 살피면서 세상을 보면 세상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 시절을 보내며 학업, 진로, 성격, 대인관계 등 다양한 고민으로 힘들어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들에게는 정말 아무런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정말 힘든 순간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힘든 순간들이 계속되다 보면 자신감을 잃게 되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보려는 노력조차 포기하게 되기 쉽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을 통해 자기 자신과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숨겨져 있던 자신의 가치와 미래의 희망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겪었던 고통에 비할 수 없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학 시절은 청소년기부터 고민해오던 자아정체감을 좀 더 구체화시키고 앞으로의 사회생활을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과 갈등을 겪게 되는 시기다.

지금 힘들더라도 지금의 어려움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 멋진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한양인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한양인들이 '마음으로 만나는 또 다른 세상'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강연우 <한양상담센터ㆍ교육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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