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는 여가생활 낭비의 막장이다
오타쿠는 여가생활 낭비의 막장이다
  • 최정호 수습기자
  • 승인 2008.06.04
  • 호수 12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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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와 오락 버리고 새로운 여가관 정립해야

현대인의 여가는 소비 혹은 단순한 오락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여가시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지 못하고 스스로도 무의미하다 느끼는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인의 여가형태가 소모적이고 오락적 측면만을 강조하는 모습은 점점 오타쿠를 닮아가고 있다. 그 활동에 있어서의 소비적ㆍ오락적 특성은 두 개체가 정도의 차이일 뿐,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시사한다.

오타쿠는 한 분야에 몰두한 사람이라는 전문가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특정 분야에만 관심을 가져 일반적 상식을 결여한 사람으로 보는 부정적 이미지도 지니고 있다. 이들의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떠오르는 애니메이션이나 피규어 등의 이미지는 이들이 몰두하는 소비ㆍ오락적 특성을 대표하는 예다.

홍승표<계명대ㆍ사회학과>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여가는 단순한 오락과 소비 활동으로 오용되고 있고, 그 결과로 여가의 소외가 심화되고 있다”며 “여가의 오용은 개인적으로는 삶의 불행을, 문명의 차원에서는 문명의 파탄을 가져올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현대인의 오타쿠화 원인은 근대 이후의 인간 문명 변화에 있다. 에리히 프롬이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통해 이야기했듯이 아직 벗어나지 못한 근대적 세계관은 여가시간이라는 자유를 아직 받아들이지 못한다. 노동을 최선으로 생각하는 근대적 세계관에서 봤을 때 여가란 노동생산물의 소비 시간이며, 새로운 노동을 위한 재충전의 의미만을 갖는다. 인간적 본질을 실현해 나가는 활동은 노동이며 인간적 본질을 즐기는 활동은 소비다. 결과적으로 현대적 여가 활동이란 ‘참된 자기’로부터 소외된 활동이 되며 소비와 오락적 기능, 욕망 충족적 활동에 머물게 된다.

홍 교수는 “근대가 새로운 노동관의 기초 위에서 새로운 삶과 문명을 건설했듯이, 우리는 새로운 여가관의 기초 위에서 새로운 삶과 문명을 건설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새로운 여가관을 위해 현대인에게 가장 시급한 일은 창조적 여가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자기계발을 위한 여가만은 아니다. 창조적 여가는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찾는데서 시작한다.

홍 교수는 “우리는, ‘노동의 세계로부터 수행의 세계로’, ‘소비의 세계로부터 낙도의 세계로’ 문명의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돌아보자. 당신의 여가는 바람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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