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천극장을 가득 메운 아카펠라의 화음
노천극장을 가득 메운 아카펠라의 화음
  • 서정훈 수습기자
  • 승인 2008.05.25
  • 호수 12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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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회 끼 페스티벌 우승팀 ‘얼음무지개’

안산배움터 별망제가 지난 22일, 끼 페스티벌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끼 페스티벌에서 쟁쟁한 실력자들을 뿌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언어문화학과 학회 ‘얼음무지개’ 6명. 그 중 이기태<국문대ㆍ한국언어문화학과 04>, 노동기<국문대ㆍ한국언어문화학과 07> 군과 윤진숙<국문대ㆍ한국언어문화학과 06>, 도현주<국문대ㆍ한국언어문화학과 03> 양을 만나봤다.


아카펠라의 매력에 빠지다
끼 페스티벌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참가자들은 노래만 불렀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난히 눈길을 끄는 참가자가 있었다.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아카펠라 선율을 선사하며 눈길을 사로잡은 그들. 수업시간에 중간고사를 대신할 공연 준비를 하다가 끼 페스티벌 출전을 결심했는데 막상 우승까지 하니 기분이 얼떨떨하단다. 왜 그들은 아카펠라를 출전 종목으로 택했을까.

“아카펠라는 오직 목소리만 필요해요. 각자의 목소리가 모여서 만들어내는 화음에 한번 중독되면 빠져나오기 힘들죠. 부르는 우리들도, 듣는 사람들도 화음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어서, 그래서 아카펠라를 불렀어요”

오로지 연습, 연습. 하지만 남은 것은…
노래 전체가 화음으로 이뤄진 만큼 그들에게 연습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팀원들 각각의 공강시간이 하나도 맞지 않아 오후 연습은 불가능 했다고. 결국 그들은 매일 아침 8시에 모여 연습을 하기로 결정했다. “모두 멀리서 오전 8시까지 학교에 와야 해서 모든 팀원이 모여 연습한 날은 솔직히 별로 없어요(웃음). 하지만 연습을 하면서 생긴 추억은 너무 많아요.

목 푼다고 같이 배즙을 먹은 적도 있고요, 매일 아침을 챙겨오는 고마운 팀원도 있었어요. 또 안무 짠다고 웃긴 춤을 만들다가 모두 웃음이 터져 연습시간을 홀랑 날려버린 적도 있어요. 한 달 정도의 짧은 연습 기간이었지만 우리에겐 정말 많은 추억거리가 생겼죠”

내 생애 최고의 순간
‘얼음무지개’의 공연은 노천극장에 어둠이 깔리기 전에 펼쳐졌다. 아직 날이 밝아 제대로 축제 분위기가 나지 않았지만 관객의 호응은 대단했다. 호응한 관객들은 모두 학회 후배일 것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 그들. 하지만 나름 아쉬움도 있었다고.

“어두워지고 나서 공연하는 팀들이 너무 부러웠어요. 조명도 멋있게 쏴주고, 야광봉 흔드는 것도 너무 예뻤거든요. 정말 밤에 공연했으면 더 잘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관객 분들이 너무 호응을 잘 해 주셔서 위로가 됐어요.

지금 와서 말하는 거지만 저희가 가르쳐 드린 아카펠라 기법, 그거 솔직히 아무도 따라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 했어요. 근데 관객석에서 그 기법을 따라하는 소리가 딱 들리는 거예요. 그때의 감동은 정말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끼 페스티벌, 그 이후
아직까지 얼떨떨한 기분을 떨치지 못해 우승 상품으로 받은 상금의 봉투도 뜯지 못했단다. 상품이었던 PMP와 특별 선물이었던 무한도전 멤버들의 사인도 어떻게 나눌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이후의 계획에 대해 묻자 작고 소박한 계획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일단 상금으로 학회 회원들과 고기를 정말 푸짐하게 먹을 거고요(웃음). 회식 후에 남은 돈은 과를 위해 쓸 예정이에요 우리한테 남는건 정말 하나도 없을 것 같아요. 이제 끼 페스티벌은 끝났으니 앞으로 학회 활동을 더 열심히 매진하려고 해요. 저흰 노래 부르는 것이 너무 좋거든요.

옛날에는 우리가 다른 동아리나 단대에 찬조 공연을 많이 갔었는데 요즘은 뜸한 것 같아 많이 아쉬워요. 앞으로 저희의 아카펠라가 듣고 싶으신 분들은 말씀만 해 주세요. 노래가 필요한 곳이라면, 모든 곳이 우리의 무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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