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병드는 지구
골병드는 지구
  • 이시담 수습기자
  • 승인 2008.05.25
  • 호수 12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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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와 질병
지구온난화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강력한 복병이다. 지구온난화가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열 스트레스, 기후 재난으로 인한 재앙, 식량난, 감염성 질환 등을 들 수 있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가 아토피, 천식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평균 기온은 세계 평균보다 높은 약 1.5℃ 증가했다. 우리 몸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주위환경과 계속적인 열교환을 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몸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기후특성에 맞게 적응한다.

열대지방 및 아열대 지방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온에 이미 적응돼 있지만, 급격한 기후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폭염에 적응하지 못해 위험하다. 체온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열에 약한 단백질로 만들어진 효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그 결과 세포막이 파괴되기 때문에 몸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것은 일사병이다. 심장질환, 당뇨병, 고혈압, 호흡기 질환, 사고, 경련 등으로 인한 사망 역시 증가한다.

일본과 우리나라에서의 알르레기, 천식 환자의 증가 또한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 기온이 상승하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물의 개화기가 빨라지며 성장속도도 증가한다.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수목류, 잡초류의 꽃가루와 곰팡이 등의 발생빈도 역시 증가해 알레르기, 천식환자들의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모기, 진드기, 벼룩과 같은 곤충이나 쥐, 토끼 같은 설치류와 같이 병원균을 잘 옮기는 생물들은 기후변화에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 가운데 모기가 특히 기후변화에 민감하다. 예를 들어 평균 온도가 5℃ 증가하면 모기가 알에서 번데기를 거치는 기간이 6일 줄어든다. 모기가 활동할 수 있는 최저 온도는 8~10℃ 이다. 온대지역에서 평균 기온 상승의 영향으로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기간이 증가하고 서식 지대가 더 높은 위도까지 확산된다.

모기가 중간숙주가 되는 말라리아ㆍ뇌염 등 열대와 아열대 지역의 감염병이 위도가 높은 지역으로 확산되고, 수온의 증가와 부영양화는 콜레라 등의 수인성 전염병을 증가시킨다. 엘리뇨 현상으로 바다 수온이 증가하여 홍수와 가뭄을 가져오고 이로 인해 궁핍·영양결핍 등이 발생하여 더욱 약해진 면역력 또한 전염병의 확산에 한몫 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또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러시아에 겨울이 늦게 오는 만큼 겨울철새가 한국으로 오는 시기와 한국에서 떠나는 시기가 늦어진다. 철새가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습성을 잃어버리고 텃새화 돼 4월에도 한국에서 발견된다. 이들 철새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로 한반도 곳곳을 이동하면서 오리, 거위, 메추리 등이 AI바이러스 에 전염되고 닭, 칠면조 등에 2차 감염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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