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체 포함한 에너지 절약 위원회 필요하다”
“3주체 포함한 에너지 절약 위원회 필요하다”
  • 장형수 기자
  • 승인 2008.05.18
  • 호수 12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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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69주년&창간 49주년 특집 간담회

어느 덧, 우리학교가 개교 70주년을, 한양대학보는 5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는 우리학교에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학이라는 공간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교육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개교 69주년&창간 49주년을 맞이해 ‘Saving HYU를 꿈꾼다’는 주제로 교내 에너지 절약을 위한 방안과 바람직한 대학 문화를 토론하기 위한 간담회를 마련했다.

간담회는 지난 7일 서울배움터 생활대 6층 행정자치대학원 강의실에서 진행됐으며 사회는 본지 주간 이현복<인문대ㆍ철학과> 교수가 맡았다.
 

▲ 맨위 왼쪽부터 차례대로 한양대학교 주간교수 이현복ㆍ에너지관리공단 김종천 과장ㆍ녹색연합 이유진 팀장ㆍ교수신문사 김봉억 기자ㆍ시설과 김장곤 과장ㆍ서울배움터 부총학생회장 송영석

사회자 : 본지에서 보도한 ‘우리학교 에너지 사용 실태’에서 우리학교의 전력소비량이 전국 26위로 나타났다. 22개의 대학 중에서도 4위다. 또한 작년 양 배움터 전기요금을 합치면 약 50억 원에 육박한다. 대학에서의 에너지 문제와 관련한 간담회를 진행해볼까 한다.

“에너지 절약 노력이 너무 부족하다”
녹색연합 이유진 팀장 : 한양대 지하철역을 나오니 바로 학교 안이더라. ‘여기는 학생들이 대중교통을 상당히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쉽겠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한양대도 상당히 덩치가 큰 학교다. 규모가 있으면 에너지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주목해야할 점은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데도 그러한 노력이 전무 하다.

외국 대학들의 움직임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 일본, 호주 등은 에너지 절약과 더불어 기후변화 대응에 아주 적극적이다. 어디에서 얼마만큼 배출하는지를 알아야 어디에서 얼마만큼 줄일지에 대한 계획도 만들 수 있다. 미국의 152개 대학 총장들은 ‘기후변화 위원회’를 구성해 각 대학별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보고서로 작성하고 저감 목표를 세워 실천한다. 실제로 하버드대의 경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약 10억 정도를 절감했다.

시설과 김장곤 과장 : 전체적으로 다 공감하는 부분들이다. 에너지 절약을 하기위해서 지금까지는 하드웨어적인 측면에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 2001년도에는 에너지 관리공단에서 에너지 절약 우수상을 받기도 했었다. 전체 건물이라든지 연구 실험 장비의 양에 비해서는 에너지 소비량이 많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구성원들이 굉장히 많다 보니까 공감대 형성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 상충되는 부분이 있고, 체질적인 특성 때문에 많은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 같은 장소에서도 더운 사람이 있고, 추운 사람이 있다. 그래서 그러한 기준점을 만들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다. 고통분담이 필요하다. 미래의 요구가 아닌 현실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잡지 못하고 있다.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에너지 관리공단 김종천 과장 :
먼저 한양대에서 에너지 관련 간담회가 열렸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대대적인 에너지 절약이 되지 않을까 기대 해본다. 공공기관은 의무적으로 규제가 가능한데, 사립대 같은 경우에는 의무적인 규제가 없다. 학교 같은 경우는 특히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 정부에서 강제적으로 규제를 진행하려고 했었는데 민원이 엄청나게 들어와 진행하지 못했다.

실천하려는 의지가 없다. 모든 국민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들도 취지에 공감하고 동참해야 이룰 수 있다. 학교 본부 측에서 아무리 추진해도 구성원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공공기관의 경우 ‘에너지 절약 로드맵’이 있다. 지침을 참고해서 반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시설과 김장곤 과장 : 에너지 절감에 대한 부분에서 말씀하신 부분들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실제로 사용하는 구성원들이다. 근무를 하면서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등록금 내는데 왜 이렇게 덥냐, 춥냐”다. 사실은 정부의 지침이 실효성 있는 온도가 돼야한다. 그것이 토대가 돼야 우리가 학생들을 설득할 수 있다.

사회자 : 우리학교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하고 구성원이 학생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학생들에게 민감한 사항일 수밖에 없다. 총학생회 측에서는 자극이나 문제의식 같은 걸 갖고 있나. 

서울배움터 부총학생회장 송영석 : 대학의 에너지 관련된 부분은 학생회로서 많이 느끼는 부분이다. 총학생회 업무로 밤늦게까지 학교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빈 강의실이나 과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런 것만 비추어 봐도 대학의 에너지 소비에 대해 학생들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총학생회, 단대학생회, 과학생회 중심으로 주도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등 의식의 전환이 급선무다. 제도를 아무리 잘 짠다 하더라도 학생들의 의식이 변해야 그 제도가 잘 시행되는 것이다. 쾌적한 교육환경이 돼야 함은 물론이지만, 그것이 낭비가 되지 않도록 학생들도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안산배움터 총학생회장 김도희 : 아직까지 에너지 절약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고민해본 적은 사실 없다. 다만 각 단과대 별로 움직임이 좀 있다. 특히 언정대에서 한양대학보 보도 이후에 물 절약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학생들이 자신의 문제로 의식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에너지를 절약해봤자 나한테 돌아오는 것은 없고, 등록금 올라가는 건 똑같으니까.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말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건 학생들이 직접 자기 손으로 불을 끄는 것이다. 등록금 문제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의 활발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생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위한 포스터나 구호, 수기 공모전 등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게끔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 교수, 교직원 3주체가 함께 해야 한다”
녹색연합 이유진 팀장 : 좋은 지적이다. 미들베리(Middlebury) 대학의 경우 2001년도에 교수들이 ‘지구 기후변화’의 대한 강의를 개설했다. 그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학내 신문사와 동아리, 총학생회 등에서 움직여 적극적인 대응을 펼쳤다. 학생, 교수, 교직원의 3주체가 맞물려서 돌아가야 한다. 위원회와 같은 틀을 만들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안산배움터 총학생회장 김도희 : 위원회가 구성된다면 예산에도 반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산이라고 하는 것은 그 해의 목표다. 예산을 높게 계획했다가 절약해서 낮추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먼저 잡고 절약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에너지 관리공단 김종천 과장 : 국립대의 경우에는 에너지 관련 위원회를 반드시 구성하게 돼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위원회의 구성에 학생이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에너지 절약 추진 위원회가 생길 경우 학생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

“에너지 소비 증가는 좋아진 수업환경 탓”
과기대 이지경 학생 :
사실 학생의 입장으로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에너지 소비가 늘어난 것은 좋아진 수업환경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각 강의실마다 프로젝터가 있고, 마이크와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안산배움터 민주광장 리모델링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 녹지화가 될 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아스팔트에 녹색 칠만 돼있더라. 에너지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녹지화를 통해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넓은 자리가 잔디로만 채워져도 학교는 굉장히 시원해질 수 있다. 지금의 민주광장은 화려한 불빛으로 밤에만 아름답다. 하지만 정작 그 아름다움을 느껴야 할 학생들은 밤에 학교에 없다. 그런 부분이 아이러니한 것 같다.

시설과 김장곤 과장 : 학생들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편의성을 좀 양보해줬으면 하는 것이고, 고통을 분담하자는 것이다. 안산배움터 담당이 아니라 구체적인 설명은 드릴 수 없겠지만, 아무래도 요즘 추세가 경관 조명을 중시하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작용한 것 같다.

사회자 : 모두가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인식하고 있다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 같다.     

에너지 관리공단 김종천 과장 : 단순히 ‘무조건 아껴라’는 구시대적인 방식이다. 필요한 것만 쓰고, 정부에서 권장하는 최소 온도를 지켜야 한다. 또한 고통분담이 필요하다. 거듭 강조했듯이 3주체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에너지 절약을 통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교수신문 김봉억 기자 : 3년 전 친환경캠퍼스에 대한 기사를 썼었는데, 조선대에서 태양광을 활용한 기숙사가 있었다. 상지대에서는 녹색캠퍼스라고 해서 학교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이 인상에 남았다.

지금 에너지 절약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사실 의식이 낮은 상황에서 어떠한 방안이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이것은 한꺼번에 바뀔 수 없는 문제라고 본다. 중ㆍ장기적으로 실천 가능한 방안이 필요하다.

한양대학교에서 1학년 때 6개월 동안 의무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때 에너지 관련 특강이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생활화 교육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에너지 절약을 통해 예산감축을 목표로 한다면 남는 금액을 학교에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녹색 장학금’의 형태로 돌려주는 방안도 좋을 것 같다. 이는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학교 차원에서도 단순히 아끼는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대체 에너지를 고민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관재과 원장희 계장 : 관재과에서는 기본적인 부분은 인정하되 부수적인 부분에서 절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식의 변화도 중요하고, 대체 에너지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한 것이다. 자동 소등 기능의 경우 기술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아 시도하지 못했었는데 오는 6월부터 ‘통합보안시스템’의 부가기능으로서 내부에 사람이 없을 경우 전등이 자동으로 꺼지게 된다.

학생들도 학교 측에서 진행하는 사항에 대해서 많은 참여를 했으면 좋겠고, 신문 등의 언론 쪽에서는 홍보를 담당해줘야 하고, 총학생회 측에서는 캠페인으로 진행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배움터 부총학생회장 송영석 : 총학생회에서도 학교 측과 논의를 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논의 과정에서 학생들과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학생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계획이 학생들의 공감을 얻지 못해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과기대 이지경 학생 : 김봉억 기자님의 방안에 상당 부분 공감한다. 실제로 의무기숙사 생활을 지내봤고, 그 때의 프로그램이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것도 경험해봤기 때문에 에너지 관련 교육이 생긴다면 좋을 것 같다. 한양대학보의 보도에 따르면 안산배움터에서 창의인재교육원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더라.

“결국 중요한 것은 교육”
녹색연합 이유진 팀장 : 위원회 구성에 학생들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말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관재과에서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학생들을 동참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오늘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에너지 절약에 대해 한양대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대학과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결국은 교육이다. 우리는 에너지 소비에 상당히 둔감하다. 교육을 통해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1차 패널 : 에너지관리공단 김종천 과장
           녹색연합 이유진 팀장
           시설과 김장곤 과장
           관재과 원장희 계장
           서울배움터 부총학생회장 송영석
           안산배움터 총학생회장 김도희
           교수신문사 김봉억 기자
           한양대학보 편집국장 장형수
           과기대 이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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