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통해 본 20대의 현재
노동절 통해 본 20대의 현재
  • 유광석 기자
  • 승인 2008.05.18
  • 호수 12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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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사회의식, 스스로 깨우쳐야

매년 5월 1일은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메이데이(이하 노동절)다. 지난 1일 대학로에선 118주년을 기념하는 메이데이 행사가 있었다. 전국에서 수많은 노동자가 모여 노동절을 치루는 가운데, 행사가 시작하기 한시간 전에 ‘대학생다함께’, ‘한국대학생문화연대’ 등의 단체가 대학로에 모여 대학생들만의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100여명의 대학생들이 참여해 청년실업과 비정규직문제에 대한 그들만의 목소리를 냈다. 이 행사에 참여한 구현진<인하대ㆍ중국어과 07> 양은 “메이데이는 노동문제에 대해 말하고 요구하게 위한 자리다.

노동문제는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일반 서민들이 노동자이며 학생도 미래의 노동자이다. 노동 현실은 우리 모두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며 참가하게 된 의의를 밝혔다.

하지만 이 날 행사에는 단순히 ‘머릿수’만 채우기 위해, 학생회의 일정이기 때문에, 선배를 따라서 왔다는 학생들이 대다수였다. 심지어 메이데이 행사에 대해 관심 없는 듯 길거리에 앉아 졸고 있는 학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뿐만 아니라 ‘전국’ 수백만명의 대학생 중 메이데이 행사에 참여 한 학생은 고작 100명이었다.

대학생들은 왜
현재 우리사회의 대학생들은 수많은 과제와 토익ㆍ토플 등의 영어시험, 취업준비 등 개인의 미래에만 관심을 둔다.따라서 사회현실에 대한 고민은 적어지게 됐다. 자연히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기르는 시간 역시 없어졌다. 좁은 취업문을 뚫으려는 노력은 왕성하지만, 고용불안문제나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선 뒷전이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00년대의 대학생들은 8,90년대의 대학생들의 상황과 다르다.

8~90년대의 대학생들은 80년의 광주민주화운동을, 87년 6월항쟁을 기억하고 있다. 2000년도의 대학생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은 IMF다. 현재 대학생들은 중ㆍ고등학교 시절에 IMF를 겪었던 세대다. 당시의 어려움에 대한 극복뿐만 아니라 앞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낙오된다면 다시는 회복 할 수 없다는 인식이 학생들 머릿속에 무의식적으로 박혀 있다. 뿐만 아니라 등록금부터 취업문제까지 대학생들을 억죄고 있다.

국가경쟁력 약화까지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이 60만7천명, 쉬는 사람이 162만 8천명으로 집계됐다. 약 200만명의 학생들이 쉬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60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고용이 불안정한 시대에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려고 취업을 미룬 채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

양질의 노동력은 공부를 통해 이론을 습득하는 부분과 실제로 부딪히면서 얻는 직무능력이 있다. 이런 직무능력들은 세대가 지나면서 축척되고 전차 발전되는 형태로 나아간다. 하지만 지금의 20대. 즉 대학생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승호<한국청년센터> 이사는 “평생 써먹지 않는 토익공부를 하고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소모적인 일이다”며 “2~30년후 사회를 이끌어 나가야 지금의 대학생들이 오로지 취업에만 힘을 쏟는 것은 곧 국가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할 일은
학생들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총학생회 등 학생모임의 활동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대표자 모임에서 지금 대학생들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실례로 한남대의 경우 총학생회 주최로 “내 피를 줄테니 피땀흘려 일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달라”는 슬로건을 걸고 헌혈행사를 했다.

 이 행사에 한남대 학생의 3천명이 모였다. 이처럼 학생들이 원하는 내용들에 대해 헌신적으로 활동을 한다면 학생들은 그런 학생회에게 지지와 신뢰를 준다. 이런 과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이 이사는 “사회문제에 대해 학생들 스스로가 문제의식을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토론의 장을 만들고 하나의 토론들을 모아 학생들의 분위기를 만들어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 개개인이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하다. 메이데이에 참석한 오동환<서울시립대ㆍ행정학과 07> 군은 이런 문제에 대해 “7~80년대 대학생들이 정부에 맞서 싸운 것처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요즘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는데, 각자가 개인 문제에만 집중하다 보면 결국 피해는 자기 자신이 받게 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강정주<이화여대ㆍ국어국문학과 04> 양은 “경쟁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풍조 때문에 우리사회에는 개인주의가 만연해 있다”며 “경쟁에서 지면 사회적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취업활동을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회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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