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학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08학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 남정미 기자
  • 승인 2008.04.14
  • 호수 12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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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학생’ 정일우<예술학부·연극영화학과 08> 군을 만나다

정일우 군을 만나러 간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우와, 좋겠다’였다. 서울배움터 자유게시판에 혹시 이번 인터뷰에 질문하고 싶은 점이 있냐고 물었더니 ‘자랑하냐’는 댓글이 달렸다. 모두 ‘연예인’ 정일우에 관한 시선일 것이다.

사실 연예인 정일우에 관한 건 이미 모두가 전문가처럼 잘 알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정일우’ 이름 세 글자만 치면 관련 정보가 줄줄 뜨니까. 이번 인터뷰는 시선을 조금 달리했다. ‘연예인’ 정일우가 아닌 ‘학생’ 정일우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그는 지금 학교생활을 위해 다른 방송생활을 모두 접어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매니저도 사실 인터뷰를 조심스러워했다. 우리학교 연극영화과 08학번 신입생 정일우 군은 우리학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연예활동에 대한 질문은 최대한 배제하고 가능한 학교생활에 관련된 질문으로 압축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학생 윤호는 까칠한 반항아였지만,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정일우 군은 모든 말끝에 (웃음)표시를 붙여야 할 정도로 웃음 많고 털털한 새내기였다. 아래는 그와 나눈 솔직한 대화다. 웬만하면 그의 말을 거르지 않고 적으려고 노력했다. 

# 22살, 학교 문을 두드리다
기자 : 2006년 영화 「조용한 세상」으로 데뷔, 그 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영화 「내 사랑」까지. 실제 연기생활을 하면서 다시 학문으로 뛰어든 이유는 뭔가요?
정일우(이하 정) : 음, 기초부터 다시 배우고 싶었어요. 최형인 교수님께.
기자 : 왜 한양대였나요?
정 : 최형인 교수님께 연기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아는 분을 통해 한양대에 최형인 교수님이 계시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지원했어요.
기자 : 교수님만 보고 선택했단 얘긴가요?
정 : 맞아요. 최형인 교수님 수업을 듣기 위해서였어요.
기자 : 어떤 수업을 듣고 있나요?
정 : 1학년 전공 수업은 하나밖에 없어 최형인 교수님의 ‘독백을 통한 기초연기’ 수업을 배우고 있어요.
기자 : 그럼 나머지는 다 교양수업?
정 : 네. 「영화의 이해 」 등 교양 포함 총 14학점을 듣고 있어요.
기자 : 일반 연예인들 보다 많이 듣는 편이네(웃음). 어떤 수업이 제일 재밌어요?
정 : 역시 듣고 싶었던 최형인 교수님의 ‘독백을 통한 기초연기’ 수업이 제일 재밌어요.
기자 : 역시 전공 수업이 제일 재밌나 보다.
정 : (웃음)아무래도.

기자 : 실제 연기를 해본 사람인데, 기초 연기라는 수업이 쉽지 않아요?
정 : 난이도가 어려운 편은 아니에요.
기자 : 솔직히 친구들이랑 차이를 느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정 : 전혀 그런 거 없어요(웃음). 나 자신도 아직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요. 무엇보다 처음부터 다시 배우려고 들어왔기 때문에 뭐든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늘도 인터뷰 끝나면 1시부터 독백수업이 있어요. 지각하면 안 돼요(웃음). 

# 연예인에서 학생으로
기자 : 새터 갔다는 얘기 들었어요.
정 : 무슨 터?
기자 : 새.터 말이에요.
정 : (뒤에 서 있던 매니저를 향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새터가 뭐지?
기자 : (사진기자까지 모두 웃음 폭발)새로 배움터를 줄여서 새터라고 해요. MT랑 비슷한 거요.
정 : 아, 아아아. 갔었다(웃음).
기자 : 새터까지 갔다 왔으면 친구는 많겠네요?
정 : (친구들 얘기가 나오자 까르르 웃으며)아, 과 친구들? 친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기자 : 근데 연예인인 만큼 친구들이 부담스러워 할 것 같은데… 특히 같이 다니면 주변사람들이 알아보느라 불편할 것 같아요.
정 : 과 친구들이랑 수업 겹치는 게 아까 말한 ‘독백을 통한 기초연기’밖에 없어요. 겹치는 수업이 없다보니 혼자 다니고 있어 친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진 않아요(웃음).

기자 : 그럼 매니저랑 같이 등ㆍ하교 하나요?
정 : (질문 끝나기도 전에 단호하게)아니에요. 그건 아니에요. 혼자 다니고 있어요.
기자 : 혹시 지하철?
정 : 그건 아니고, 스스로 차 운전해서 타고 다니죠.
기자 : 공강 시간은 어떻게 보내요?
정 : 공강이 없어요. 시간표가 다 연강이라… 월요일은 9시부터 5시까지 수업이 있어요(ㅠㅠ).
기자 : 그럼 수업만 딱 듣고 집에 가는 거예요?
정 : 그런 셈이죠. 수업 열심히 듣고 가요.
기자 : 학교에서 밥도 안 먹고 공부해요?
정 : 아, 다른 과에 친구가 있어요. 밥 먹을 일이 생기면 그 친구랑 앞에 나가서 뭐 사먹던가 하죠. 사실, 학생식당에 가보고 싶어요(웃음). 근데 한 번도 가보질 못했어요.

기자 : 알아볼까봐 못 간 건가요(웃음)?
정 : 그런 건 아니에요. 갈 시간이 조금 애매해서 어쩌다 보니 한 번도 못 가봤어요.
기자 : 언제 한번 학생 식당에서 밥 한번 먹어요. 제가 살게요!
정 : 하하(긍정의 의미인지 부정의 의미인지 알 수 없다.)
기자 : 한양대에 하석진, 장근석, 이번에 입학한 이태란까지. 연예인이 참 많아요. 실제로 친하게 지내는 편인가요?
정 : 흔히들 생각하는 친목회 같은 건 없어요. 태란이 누나는 독백수업 때 뵙고요. 그 외에 다른 분들은 입학한 후에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요.

# 난 잘생기지 않았다
기자 : 솔직히 학교 올 때 화장이나 의상에 신경 쓰죠?
정 : (웃음)정말. 전혀 신경 안 써요. (실제 인터뷰 때도 화장은 하지 않은 듯 했다.)
기자 : 그래도 학생들이 알아보니 좋겠어요.
정 : 학생들이 알아보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다 연강이라 빨리빨리 움직여서 학생들이랑 마주칠 일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기자 : 남자들은 거울 보면 자기가 잘생겼다고 느낀다는데, 마찬가지겠죠?
정 : 어, 난 아니에요. (웃음)그런 거 전혀 못 느껴요.
기자 : 에이, 거짓말.
정 : 못 느끼는 게 당연해요(웃음).

기자 : 그럼 사람들이 알아보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해요?
정 : 잘생겨서 알아보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내가 얼굴 알린 게 「거침없이 하이킥」이니까. 하이킥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정말 감사할 따름이죠.
기자 : 요즘 학교생활 외에는 뭘 하나요?
정 : 그냥 간간히 CF촬영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있어요. 지금 차기작이 거의 결정돼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요. 아, 물론 학교 안 나가는 날 일 때만. 학교 가는 날에는 학교에만 전념하고 있어요.
기자 : 하이킥의 윤호 캐릭터를 누나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도 누나들의 귀여움을 받을 것 같은데?



정 : 글쎄. 아직 학교 다닌 지가 얼마 안 되니까, 누가 누나고 누가 동기인지 사실 좀 헷갈려서 잘 모르겠어요(웃음).
기자 : 아무리 ‘학생’ 정일우지만 이 질문 안 물어보면 여학생들이 상당히 섭섭해 할 것 같아요. 여자 친구는요?
정 : 아직 없어요.
기자 : 그럼 이상형은?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긴 머리의 여자, 강한 여자 등 여러 설이 있던데…
정 : (웃음)실제 이상형은, 음… 나를 잘 이해해주고 배려해 줄 수 있는 여자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기댈 수 있는 여자라고 하면 되려나?
기자 : 한 가지 더. 이건 개인적으로 궁금한 사실인데, 여담으로 영화배우 정준호씨 사촌이란 말이 있는데 진짜에요?
정 : (웃음)아니에요.

기자 : 실제로 보니 닮은 것도 같은데?
정 :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아직까지 그 분을 실제로 뵌 적도 없어요.
기자 : 마지막으로 앞으로 남은 학교생활, 학생들이 정일우를 어떻게 대했으면 좋겠어요?
정 : 그냥 학교 다닐 때는 똑같은 학생으로 대해 줬으면 좋겠어요. 또 다음 작품 결정돼서 일 할 때는 좋게 잘 봐주셨으면 좋겠고요(웃음). 아, 나 수업 늦겠다. 벌써 59분이다.

수업에 늦겠다던 정 군은 싸인 해달라고 기다리던 수습기자들에게 친절히 싸인 까지 해주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은 영락없는 ‘프로’ 정일우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를 나눌 땐 오히려 아무렇지 않고 재밌었는데, 막상 찍은 사진을 확인해 보니 정말 ‘하이킥의 윤호를 만났구나’하는 생각이 뒤늦게 머릴 스친다.

하지만 다음번에 그를 또 만나게 되도 그가 ‘연예인’ 정일우라는 사실은 잊어버릴 것만 같다. 대신 웃음 많고 개구쟁이인 학생 ‘정일우’만 내 앞에 자리하고 있을 것 같다. 그 때를 위해 정일우 군에게 하지 못한 마지막 말을 전한다.
정일우 군, 수업은 안 늦으셨죠? 진짜 학생식당에서 밥 한번 같이 먹어요. 제가 쏠게요! 

정일우는…
1987년 9월 9일 생이다. 2006년 영화 「조용한 세상」으로 데뷔했고 2007년 7월까지 방송된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영화 「내 사랑」을 통해 멜로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2007 M.Net 20s choice 남자부문 드라마스타상과 뉴스타상을 수상했고, 2007 MBC 방송연예대상 코미디시트콤부문 남자신인상을 수상했다.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학과를 중퇴하고 현재 우리학교 연극영화학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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