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곁엔 항상 마르크스 경제학이 있었다
자본주의 곁엔 항상 마르크스 경제학이 있었다
  • 양정열 기자
  • 승인 2008.04.06
  • 호수 127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학의 주류·비주류 맞물림 필요

마르스의 학문적 유산, 마르크스 경제학. “최근 이 학문의 맥이 위험하다” 유일한 제도권 학자였던 김수행<서울대ㆍ경제학과> 교수가 퇴임하면서 불거진 말이다. 마르크스 경제학 전공자가 신규 임용되지 않으면서 서울대 학부ㆍ대학원생들은 성명서를 냈다. 그리고 지난 11일 전국의 경제학자 80명은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대 경제학부는 김수행 교수 후임으로 마르크스 경제학 전공 교수를 임용함으로써 학문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열린 대학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연보」라는 학술지는 세계적인 석학에게 물었다. 지난 천 년의 전환점을 마련한 학자는 누구인지. 그 결과 결정된 학자 10인 중에 경제학자로 마르크스가 뽑혔다. 마르크스와 그의 경제학, 어떻게 봐야 하는가.

자본주의 모순에서 시작된 마르크스 경제학

마르크스 경제학은 자본주의 모순을 증명하는 데서 시작된다. 마르크스는 일종의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갖고, 이상적인 세상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이론을 주장한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이전의 도덕적 감정을 갖는 공상적 사회주의자들과 달리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필연적 붕괴 과정을 변증법을 통해 설명했다. 마르크스의 경제학은  혁명적 성격을 갖는다.

특히 노동 계급의 투쟁을 통해서만이 사회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은 고대 사회는 노예계급 혁명을 통해, 중세는 농노혁명을 통해 사회가 다음 단계로 발전했다는 데서 근거한다. 즉 마르크스 경제학은 혁명 경제학 또는 경제학적 혁명론이라 불린다.

 이 혁명적 경제학을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그는 유물론적 변증법과 노동가치설을 설명원리로 삼고, 잉여가치론을 분석장치로 삼아 자본주의의 법칙들을 밝혀내 자본주의의 필연적 붕괴를 주장했다.

경제사 속 마르크스 경제학

마르크스 경제학은 엥겔스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발전을 맞이한다. 최영순<경금대ㆍ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같은 언론에 기고를 하면서 서로의 반쪽을 발견한다”고 말한다. 엥겔스는 부르주아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낮에는 철저한 자본주의자로서 일을 하다가 밤에는 반자본주의 학문에 심취를 한다. 그러면서 마르크스와 같이 반자본주의 학문을 발전시킨다. 후에 마르크스가 「자본론 1」을, 엥겔스가 「자본론 2ㆍ3」을 편집해 출간한다. 

한 개의 파이가 있다고 하자. 그 파이를 2명이 나눠먹기로 했다. 그런데 1명이 추가돼 3명이 파이를 먹어야 한다. 결국 각각이 먹게 되는 파이의 양은 줄어들게 된다. 16~17세기(중상주의)에는 파이의 양이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상업을 통해 국부를 축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애덤 스미스 시대에 들어가면서 파이를 키우는 힘이 생겼다. 그러면서 자본가는 오직 생산효율을 위해 노동을 착취한다. 최 교수는 “애덤 스미스가 주장한 자본주의가 100년 정도 지속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권리와 환경이 극히 나빠지면서 마르크스는 반자본주의인 자본론을 주장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경제학 도운 마르크스 경제학

지난 1997년 우리나라는 IMF를 맞았다. 강남훈<한신대ㆍ경제학과> 교수는 “IMF가 터진 당시 주류 경제학파, 즉 현 신자유주의학파의 학자들은 그 원인을 도덕적 해이로 꼽았다”며 “그러나 사실 IMF의 원인은 외국 자본의 내수 자본 점령과 국내 재벌의 잘못된 부축적이 문제였다”고 자본주의자들의 시각을 비판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기업 빅딜을 통해 자본 구조를 투명하게 했다. 그리고 IMF 때 신용도 회복을 위해 국민들은 하나같이 금모으기 운동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이런 국민들의 자발적 행동은 전혀 반자본주의적 행동이다”며 “이번 IMF는 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새로운 관점인 마르크스의 경제학 개념이 필요함을 일깨워주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경제학은 통계와 수학을 사용한 계량ㆍ수리경제학이다. 소련의 사회주의는 미국 계량경제학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소련의 사회학(계획경제)은 형평성에 맞는 분배를 하면서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재화의 분배과정에서 생긴 시행착오는 방대한 자료를 만들어 냈고, 그 자료를 분석하는 통계학이 발전하게 된다. 최 교수는 “냉전 시대에 미국이 소련의 경제상황을 알기 위해 통계학과 계량경제학을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실제 미국의 하버드대학교 학부생은 1/3이상 비주류 경제학을 의무적으로 듣도록 돼 있다”며 “일본의 동경대도 일정과목 이상 비주류 경제학을 듣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학문의 다양성 시대에 학부생은 다양한 관점에서 경제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학교 경제금융학부는 금융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처럼 비주류경제학파 교수가 없다.

강 교수는 말한다. “내가 보기에는 신자유주의도 모순덩어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최 교수는 말한다. “길 모퉁이 돌아서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듯 경제도 그렇다”
신자유주의가 어떻게 될진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신자유주의가 몰락한다면 어디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까. 그리고 마르크스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