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에만 급급한 학생총회 의미 있나
성사에만 급급한 학생총회 의미 있나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04.01
  • 호수 126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 배움터 총학생회 모두 학생총회의 성사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안산배움터의 경우 정족수가 충족될 때까지 총회 시작을 지연시켰다. 오후 1시를 개회 시간으로 잡았지만 정해진 시각이 다 되도록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자 무려 37분 가량을 기다린 끝에 ‘억지로’ 학생총회를 성사시켰다.

물론 정족수를 넘기는 것은 학생총회의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학생총회가 성사될 때까지 학생들을 막연하게 기다리게 하는 모습은 뭔가 석연치 않다. 학생총회에서 중요한 부분은 성사 그 자체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총학생회와 학교의 입장을 설명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안산 학생총회는 개최 이후의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양 배움터 모두 성사가 선언되자마자 노천극장과 민주광장을 나가는 학생들이 속출했고, 서울배움터는 이 때문에 학생총회가 중간에 무산되기도 했다. 이는 학생총회에 참석한 학생들 스스로의 자주적인 의식보다 학생대표에게 이끌려 수동적으로 학생총회에 참여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억지로 온 학생들이 대부분인 학생총회에서 논의된 안건이 얼마나 진정성을 담고 있는지 우려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학생총회를 준비하는 총학생회의 역량도 부족했다. 서울배움터의 경우 인기가수를 초빙해 학생총회의 학생 참여율을 높이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다. 학생총회의 주인은 학생이다. 가수에게 학생총회의 무대를 내준 학생들의 모습이 과연 바람직한 학생총회의 모습인지 총학생회에게 묻고 싶다.

또 학생총회 앞에 문화제를 배치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학생총회 무산의 원인이 됐다. 안산배움터는 시간이 갈수록 학생들이 빠져나가 정족수에 못 미쳤으나 본관 점거까지 강행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학생총회에서 중요한 것은 성사 자체가 아니다. 10% 넘는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 그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학생총회의 진정한 의미가 아니었던가. 양 배움터 총학생회 모두 진정한 학생총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