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대중화의 프론티어
국악대중화의 프론티어
  • 양정열 기자
  • 승인 2008.03.31
  • 호수 12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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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재음악상 받은 김영운 교수를 만나다

우리학교 김영운<음대ㆍ국악과> 교수가 지난 11일 관재음악상을 수상했다. 인터뷰 약속을 잡고 김 교수의 경력을 보는 순간, 경력은 화려했고, 이채로웠다. “제가 조금 젊은 나이에 많은 일을 했죠” 김 교수의 20대를 요약하는 말이다.

실제로 김 교수는 20대 초반에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다. 젊은 나이에 고등학교 교사를 할 수 있었던 상황을 얘기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제가 고등학교 선생님을 했으니 만으로 22살이었습니다. 제가 의가사때문에 군대를 못 갔어요. 신체는 건강하지만 집안 사정이 군대를 갈 수 없는 상황이라서 22세에 교사를 할 수 있었어요”

“제가 2년 동안 학생을 가르치다가 KBS 라디오 PD 공채 5기로 입사했어요. 저는 주로 라디오 FM 음악 PD로 음악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했어요, 평생 직업을 몇 번 바꿨죠”라며 웃는다. 라디오 PD로 6년 동안 일한 후 김 교수는 강릉대 8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14년을 연구원으로 지냈다. 그 후 작년 3월부터 우리학교에서 다시 강의를 시작했다.

관재음악상은 우리나라 국악인들로부터 3년마다 공모를 받고, 국립국악원 주체로 민족음악의 보존ㆍ전승ㆍ보급 및 발전에 공적이 큰 국악인에게 수상하는 상이다. 이 상은 만 30세 이상 만 55세 이하만 수상자가 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나같이 이렇게 젊은 사람에게 수여된 이유는 사회적으로 봉사 할 수 있을 시간이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번에 상을 받기는 했지만 김 교수의 마음 한 구석에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바로 김 교수가 한국국악고등학교를 다닐 당시 초대 교장선생님이었던 성경린씨가 이 얼마전 타계했기 때문이다.
“관재는 성경린이란 국악인의 아호를 딴 것이에요. 이번에 3회째인데요, 국악계원로인 성경린 선생님께서 1회 2회 수상자에게 상을 직접 수여하셨는데, 지난 5일 타계해서 이번에 저는 선생님 으로부터 직접 수여 받지 못했어요. 그래서 더욱 아쉽죠”

김 교수의 연구실 책장 위에는 관재음악상 기념으로 받은 화분이 있었다. 김 교수는 관재음악상 얘기를 넌지시 꺼냈다. “관재음악상은 우선 추천을 받아야 해요. 이번에 우리학교 음대 학장님께서 저를 추천해주셨어요. 그 덕에 이렇게 받게 된 것이죠. 추천한 내용을 생각해보면 크게 세 가지인 것 같아요”

관재음악상을 받게 된 이유
김 교수가 꼽은 세가 지 이유는 중 첫 번째는 국악교육에 힘썼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인터넷으로 국악을 배울 수 있게 하는 온라인 교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참여했다.  인터넷에 있는 국악지식관련 동영상은 대부분 김 교수가 참여·제작한 동영상들이다.

“교육프로그램도 교육프로그램이지만 고등학교 선생 시절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 그리고 지금까지 한국음악학과 국악학 전공으로 지도해서 박사학위를 받은 자가  10명이 넘어요. 인재양성, 이쪽에서 높이 평가한 것 같아요”

두번째는 국악의 대중화다. 김 교수는 주로 방송을 통해 대중화시키려고 했다. KBS PD로 있을 때 국악음악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했을 뿐 아니라, KTV에서 국립국악영상 92회를 2년 동안 제작하기도 했다. 또한 국악해설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험도 있다.

“세 번째는 연구 실적인 것 같아요. 제가 국악 쪽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은 연구를 많이 했어요. 먼저 고악보를 연구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고악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고악보의 기보법이 어떻게 되느냐인데, 제가 그 부분에 대해 연구를 했어요”

그 밖에 김 교수는 향토민요연구, 국악의 음높이에 대한 과학적 측정, 독서성연구를 했다. 이 부분은 언론이나 학자들이 연구하려고 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이런 연구가 있었기에 김 교수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닐까.

김 교수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국내에 국악학과가 몇 개 없었다. 그러나 요즘 국내 국악학과 수가 20개가 넘는다. “최근에 국악학과의 수가 늘어나는 등 국악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국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우리 정통음악을 자기나라의 관점이 아닌 세계적인 관점에서 접근했으면 좋겠습니다. 미래 속의 한국을 고민해줬으면 합니다”

그런 김 교수에게도 고민은 있다. 현대인의 음악 편식 때문이다. 김 교수가 생각하는 현대인의 음악 편식이란 무엇일까.

“요즘 젊은이들의 음악 편식이 심해요. 가요나 미국 팝음악만 들으려고 하지 서양전통음악, 국악, 인도음악 기타 등등에는 전혀 관심을 두려고 하지 않습니다. 너무 편식이 심해요. 이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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