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국시대’용어, 과연 타당한가
‘남북국시대’용어, 과연 타당한가
  • 양정열 기자
  • 승인 2008.03.24
  • 호수 12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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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교육과정에 들어서면서 통일신라시대란 용어는 사라지고 남북국시대라는 용어가 새롭게 등장한다.
남북국시대는 7세기부터 10세기 초까지를 일컫는 한국사 시대구분 용어이다. 즉, 삼국시대가 무너진 후에서 고려시대 이전까지의 시대를 말한다.

‘남북국시대’란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 즉‘남북국시대론’이 대두된 것은 최근 발해 역사를 고찰하면서부터다. 동북공정에 따른 중국의 역사왜곡, 즉 최근 고구려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입장 탓에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가 중요해지면서 발해 관련 역사를 되돌아보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신라시대란 단어가 발해가 우리의 역사가 아님을 의미한다는 점과 고구려는 우리나라 역사라는 입장이 상충하면서 문제가 제기 된다.

이 두 가지, 중국의 국제적 역사왜곡과 발해의 한(韓)민족 역사성 부여 때문에 통일신라시대 대신 새로운 용어가 필요해지고 있다.최치원의 글과 「삼국사기」에서 발해를 북국이라 명명했다는 점, 유득공의 저서 「발해고」에서 신라와 발해를 남북국으로 명명했다는 점에서 ‘남북국시대’란 용어가 등장한다.

그러나 현재, 중국ㆍ일본ㆍ북한은 우리나라의 입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세 나라는 남북국이란 말을 통일신라와 발해가 대등하다고 해석하기보다 단순한 지역구분에 따른 용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 ‘남북국시대’란 용어에 대해 국내 학자 중에도 이견이 존재한다. 그런데 논란의 소지가 됨은 이견의 근거가 터무니없지 않다는 데 있다.

반대 입장은 몇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발해사가 한국사에 속하는 것 보다 단지 왕조별 시대구분론적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발해사가 한국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 용어가 타당치 않다는 것이고, 셋째는 신라는 남북처럼 하나의 통일체에서 갈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발해는 대부분 말갈인과 고구려인을 포섭하면서 대조영이 세운 나라다.

마지막으로는 당시에 동족의식이 결여됐다는 점이다. 같은 선상에 있는 역사라 함은 동족의식에 근거한다. 삼국시대는 한(韓)민족이라 할 수 없으나 고려는 한(韓)민족이라고 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그러나 발해-신라-고려 사이에서는 어떠한 동족의식도 찾을 수 없다. 반면에 남북국론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시대구분만 보더라도, ‘통일신라시대’란 용어보다 낫다는 입장이다.

본지는 다음호부터 연재기획으로 세 편의 기고를 받는다.

첫째, ‘왜 통일신라시대에서 남북국시대로 바뀌었는가’ 이고 둘째는 ‘역사적 관점에서 남북국시대란 용어는 어떤 점이 타당하고 어떤 점에서 문제가 되는가’다. ‘국제외교 및 정치에 있어서 ‘남북국시대’란 용어가 어떤 논란을 만드는가’ 이다. 

*다음 호에는 김종복<성균관대·박물관> 학예사가 ‘왜 통일신라시대에서 남북국시대로 바뀌었는가’로 주제로 집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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