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ㆍ 기후변화 대응 대학이 나서자
에너지 절약ㆍ 기후변화 대응 대학이 나서자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03.24
  • 호수 1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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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는 4차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가 명백한 과학적 사실이며, 화석연료 과다 사용과 같은 인간 행위에 의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제 우리에게 닥친 과제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가에 달려있다. 이 시점에서 대학의 솔선수범이 필요한데, 문제는 우리 대학들의 에너지 낭비가 오히려 심각하다는 점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작성한 국내 190개 전력 다소비 목록에 대학이 23곳 포함됐다. 에너지 다소비 기관에는 1위 인천국제공항공사, 2위 현대기아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 3위 롯데호텔, 4위 코엑스 등 에너지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기관들이다. 23개 에너지 다소비 대학 중 가장 많은 전기를 사용한 서울대학교는 1년 동안 전력사용으로 7만 747톤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켰고 이는 30년생 잣나무 6천846만여 그루가 흡수해야 하는 양이다.

한국의 대학들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을 전혀 하고 있지 않는데, 이것은 대학들이 값싼 전기료의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사용하는 전력요금은 일반용 전기보다 21% 저렴하게 책정되어있다. 일반용 전기가 KWh당 97.91원인데 반해 교육용 전기는 77.48원이다. 2006년 한해에만 교육용 전기요금은 다른 부문에서 약 154억 원의 교차보조를 받았다. 2006년 전체 전력소비증가율은 4.9%였으나 교육용은 오히려 11.2% 증가했다.

해외 대학은 다르다. 학교 홈페이지에 기후변화 대응 프로그램과 에너지 소비 감축을 위한 목표를 게시해 놓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7년부터 대학 총장들이 ‘미국 대학총장 기후변화 위원회’를 구성, 대학 캠퍼스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을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498개의 미국 대학들은 대학에서 에너지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최대한 줄이고, 감축이 어려운 부분은 탄소배출권을 구입하거나 재생가능에너지 투자, 나무심기 등을 통해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학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교육기관으로서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대학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에너지 절약과 효율적 사용에 노력을 기울이게 되면, 대학 운영비도 줄일 수 있다. 하버드 대학은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하면서 녹색캠퍼스 대출펀드 프로그램을 통해 2년 동안 6천726톤의 이산화탄소, 17만3천배럴의 물, 90톤의 폐기물을 줄였다. 이런 노력을 통해 연간 88만9천 달러에 달하는 운영비를 줄일 수 있었다.

대학에서는 등록금 상승 원인 중 하나로 운영비 증가를 들고 있는데, 이것은 대학이 운영비를 절감할 의지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에너지 부문만 보더라도 한국의 대학들은 에너지절약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다.?

대학이 적극적으로 에너지 절약과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벌여야 한다. 대학에서 기후변화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각 부문별(냉난방ㆍ전력ㆍ물ㆍ교통ㆍ폐기물ㆍ녹지 등) 온실가스 배출 인벤토리 현황을 보다 상세하고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배출원별 현황을 계산하고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또 그 결과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대학 내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별도의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 대학이 우리사회에서 가장 먼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실천에 나서야 한다.
이유진 <녹색연합 에너지ㆍ기후변화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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