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공부한 법학으로 널리 사회를 이롭게 합니다”
“평생 공부한 법학으로 널리 사회를 이롭게 합니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08.03.23
  • 호수 12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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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건 교수 국민권익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학(學)의 사회적 실천’을 위해

지난 17일 신설부처인 국민원익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한 양건 위원장을 만났다. 전형적인 학자스타일인 양 위원장을 보면 단아한 풍채가 느껴진다. 한 분야에서 남다른 성취를 이룬 사람들을 대할 때 느껴지는 분위기를 상기해보면 어떤 느낌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양 위원장은 우리학교 교수로서의 교편을 반려할 때까지 착실한 법학도였다. 교직에서 공직으로 이삿짐을 풀어놓는 중인 그는 많이 피곤해 보였음에도 움직임과 말투가 차분하고 침착해서 인상적이었다.  

지난 17일 신설 부처인 국민원익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한 양건 위원장을 만났다. 전형적인 학자스타일인 양 위원장을 보면 단아한 풍채가 느껴진다. 한 분야에서 남다른 성취를 이룬 사람들을 대할 때 느껴지는 분위기를 상기해보면 어떤 느낌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양 위원장은 우리학교 교수로서의 교편을 반려할 때까지 착실한 법학자였다. 교직에서 공직으로 이삿짐을 풀어놓는 중인 그는 많이 피곤해 보였음에도 움직임과 말투가 차분하고 침착해서 인상적이었다.  

철밥통이 찌그러지지 않고 금가고 깨지는 요즘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직사회의 군살을 빼고 태만한 공무원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워 강등되거나 퇴출되는 공무원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직사회 부패 방지 및 규제’ 업무는 의미심장하다. 정부 핵심 정책인 공직사회 개혁을 시행할 제일선 기관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써 나갈 역사에 큰 흔적을 남길 국민권익위원회는 양 위원장의 진두지휘 하에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래서 양 위원장은 요즘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본지와 가진 인터뷰도 ‘한양’대학보이기 때문에 특별히 시간을 만들어 응해줬다. 

대학 교수에서 장관급 공직으로
“우리 기관에 새로 임명된 직원이 466명이예요. 예전 기관 사람들이 통합된 거죠.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행정심판위원회는 행정상 불만을 처리해주는 기관이라 성격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엄연히 다른 기관입니다. 국가청렴위원회는 공직사회 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기관이니까 세 기관은 서로 다르죠? 그래서 모든 조직구성 인사를 새로 해야 합니다. 세 기관의 업무도 모두 봐야 하기 때문에 많이 바쁩니다. 그래도 새롭고 도전적인 일을 하는 거니까 힘든 일도 의욕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양 위원장은 헌법학의 국내 최고 권위자중 한 명이다. 그는 법학을 현실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라 생각한다. 교수시절에도 어떻게 하면 자신의 학문적 성취를 현실에 적용해 우리사회를 보다 윤택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심해왔다고 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 서론을 보면 이런 말이 나와요. ‘군자의 학(學)은 반이 수신(修身)이요, 나머지 반이 목민(牧民)이다.’ 목민이란 말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 한다면 사회적인 실천이라 말할 수 있죠”  
진인사대천명이라 했던가. 자신이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리랬다. 오랜 법학도로서 법학을 울타리에 가둬두지 않고 현실에 적극적으로 끌어오려는 양 교수의 열망이 실현될 날이 왔다. 지난 14일 그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새로 신설됐습니다. 초대 위원장으로 양 교수님을 모시고 싶습니다”
양 위원장은 60평생 처음 맡은 공직이지만 감당할만한 직책이라 판단해 수락했다. 감당할만한 직책이라는 말, 흘려들을 수 없다. 양 위원장은 말수가 적지만 할 말은 확실히 하고 매사에 신중히 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위원장의 길
양 위원장은 공직사회 부패의 가장 큰 문제를 뇌물수수라고 봤다. 이를 근절하려면 뇌물수수가 일어나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 그는 그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공직자가 부패행위를 하는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부패방지를 위해 주어진 규제권한입니다. 행정기관이 기업의 비리를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은 가져야 하지만 그것이 너무 크면 부패가 발생하기 쉬운 거죠. 그래서 기업규제를 완화해야 하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보장이지만 공직사회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거죠. 공무원 부패행위에 접근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볼 수 있어요. 부패방지와 부패행위를 사후에 처벌하는 거죠. 우리 위원회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부패방지예요”

양 위원장이 집무를 보는 책상 옆에는 신문고가 있다. 태평성대인 태종ㆍ세종의 치세와 영조ㆍ정조 치세에 있었던 북이다. 태평성대에도 백성들은 불만이 있어서 북을 두드렸다. 요즘은 경제도 어렵고 끔찍한 살인사건도 일어나 나라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정부의 행정서비스가 국민들에게 만족스럽도록 만드는 것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졌다. 숭례문에 불을 질렀던 채씨도 토지보상 판결에 불만을 품은 것이 범행의 동기였다.

향후 5년간 공직사회의 부패문제를 얼마나 현명히 해결할 수 있을까. 국제투명성기구가 조사한 180개국 중 40위권의 청렴도를 기록한 우리나라가 국가청렴위원회가 제시한 2010년까지 20위권으로 오르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양 위원장의 어깨가 무겁다. 한양대 교수의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주어진 일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던 양 위원장. 그 다짐처럼 양 위원장은 한양에서 닦아온 실용학풍의 가치를 국민권익과 청렴해진 공직사회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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