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료원, 위기를 기회로 …
한양의료원, 위기를 기회로 …
  • 취재부
  • 승인 2005.10.09
  • 호수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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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양의료원 임상교수 임금에 대한 학교회계 지원이 편법지출이 아니냐에 대해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단체를 통해 공론화되고 있다. 우리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시설확충에 들어가야 할 등록금이 독립채산제로 운영되어야 할 대학병원의 적자해소에 쓰인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학교법인이 대학병원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한다면, 의과대학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고, 이는 곧 한양대학교 전체의 위상의 하향과 직결된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병원은 만성적자에 더하여 노조문제 등의 내부환경 뿐만 아니라 최근 동일 생활지역권내에 건국대병원의 개원과 삼성의료원 등 브랜드병원의 도전이라는 외부환경의 악화로 총체적인 경영환경의 악화에 직면해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 곳곳에서 행해지는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병원내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위기 관리자가 필요하다. 이는 내부구성원 전체에 위기의식을 불어넣고, 위기의 총체적 지휘를 위해 반드시 요구된다. 한편, 총장과 병원장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다음으로 위기관리자는 어떠한 일을 해야 할 것인가? 병원경영, 노조 등에 대한 많은 전문 경영기법들이 있겠지만, 필자가 입원한 하루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몇 가지를 지적해보고자 한다.

첫째, 병원 경영에 6시그마의 도입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과학적으로 업무프로세스를 이해하고 문제를 찾아 해결할 수 있다. 필자를 비롯한 다른 환자들의 입장에서 느끼는 한대병원의 가장 큰 문제는 치료시스템이 명확하고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진료기록상 처방을 주치의, 담당간호사, 검사담당에 이르기까지 환자가 어떠한 치료과정에 있으며 어떠한 상황인지 상시 파악될 수 있어야 되는 것인데, 검사실에 간 환자를 다른 치료를 위해 간호사가 부르거나 주치의가 철회한 검사에 대해 검사실에서 부르는 경우 우왕자왕했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병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게 된다.

둘째,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된다. 치료는 해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의료계약에 의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환자가 병원에 대해 모르는점을 안내해야할 병원의 태도는 훈계에 가까울 정도이고, 환자의 클레임에 대해서는 “나도 과로사할 지경이다”라는 표정의 대응을 보았다. 육체적으로 허약한 환자나 정신적으로 공황상태에 가까운 보호자에게 무관심은 극도의 불친절이되지만, 진심어린 미소는 한없는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다.

셋째, 시설확충에 노력해야 된다. 위기상황이라고 투자를 묶어버리면,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류마티스 등 한대병원의 특성화된 분야는 세계최고의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으로”과감하게 투자하여 일류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환자들을 위한 시설도 확충해야 된다. 한양대 병원은 주차장 쪽 벤치를 제외하면 환자들을 위한 쾌적한 휴식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부지면적확보의 문제를 도외시 할 수 없지만, 주차빌딩 옆 수용소 같은 중환자보호자실 컨테이너박스를 치우고 자연공원을 조성하거나, 건물 내부의 일정공간을 커튼월방식으로 바꾸어 채광을 확대하고 인공공원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보호자를 위한 시설도 마련해 봄직하다. 단기적으로 병원의 비용손실이지만,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고 환자들의 호응을 얻게 되면 보호자까지 배려하는 병원의 이미지 상승효과는 가치로 환산할 수 없을 것이다.

혁신은 구성원 모두의 힘이 모일 때 가장 빠른 기간 내에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된다. “너나 잘하세요”라는 태도로는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이제 병원의 적자는 병원장과 원무과장이 고심해야 될 문제가 아니라 의사, 간호사, 직원 모두를 포함하여 씽크탱크가 되어야할 우리 학교의 각 분야 학계전문가들의 몫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하루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일류로 평가받는 건실한 병원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진명구<법대 법학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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