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 애를 중심으로 한 도덕정치
인과 애를 중심으로 한 도덕정치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03.16
  • 호수 1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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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중국에서 살아나고 있다. 그것도 ‘중국특색’이라는 화려한 옷으로 치장하고, 새로운 ‘사회주의’이념 속에 둥지를 틀고서 중국을 이끌어갈 미래의 비전으로 무섭게 살아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에 어떤 기독교도가 쓴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 장안의 지가를 올리며 유학으로 대표되는 전통가치를 폄하하는데 열을 올렸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지금 공자가 무섭게 살아나고 있다. 공자의 사당이 있는 곡부는 매일 수많은 참배객들로 줄을 잇고 있으며, 그 옆에 있는 야외공연장에서는 수천 명을 상대로 유가패권주의 사상을 중국인들에게 심어주고 있고, 중국정부는 세계 곳곳에 공자문화원을 지어 공자사상을 전파하는데 열을 올린다. 그런데도 중국은 죽지 않고 오히려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등소평에 의하여 개혁과 개방을 시작한 중국은 이어서 강택민과 호금도라는 지도자의 주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 그들이 중국을 지도한 이념은 사회주의에 기초한 강택민의 ‘3개 대표론’을 거쳐 호금도의 ‘과학적 발전론’으로 이어진다. 이것을 그들은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라 부르는데, 여기서 ‘중국특색’이 지니는 핵심적 사상의 본질이 바로 공자사상에 기초한다.

특히 지난 해 10월의 제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는 호금도의 ‘과학발전론’이 중요한 지도사상으로 당헌에 삽입되었다. 그런데 이 과학발전론의 중요한 내용은 인간을 본위로 하여 인민을 위하여 봉사하고 인민의 복지를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인위본(以人爲本)’을 핵심으로 하여 국가의 균형적인 발전을 달성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지도이론의 바탕에는 공자의 유학사상이 깔려있다.

공자사상의 핵심은 인간이다. 인간의 존엄과 그 가치를 확립하여 그 자신을 존중하면서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과 조화롭게 어울림으로써 인문가치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공자의 지도이념이다. 그리고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인애(仁愛)를 중심으로 한 도덕정치인 것이다.

그러면 공자가 말하는 도덕정치는 어떤 것인가? 정치를 행하면서는 겸손하고 근신하여 백성들에게서 신임을 얻고, 경제적으로 백성을 부유하게 하면서 자신은 검소하고, 예의와 충심으로 백성을 사랑하고 섬기는 도덕을 근간으로 하는 정치를 말한다. 그는 정치를 바르고(正) 곧은 것(直)이라 말하면서, 바르고 곧은 사람을 등용하여 예의와 겸손으로 백성을 다스리게 하면 그 백성들도 자연히 복종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공자는 백성을 덕으로 다스리고 예의로 바르게 세우면 염치를 알고 바르게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 자신이 높은 도덕적인 수양을 가져야 된다고 말한다. 통치자가 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백성들이 알아서 행하게 된다. 그가 바름으로 백성을 이끄는데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이러한 도덕적 기초 위에 공자는 이름과 그 지칭하는 실질적 내용이 바르게 합하여야 하는 정명(正名)을 말하였다. 지도자는 지도자다워야 하고, 백성은 백성다워야 한다. 즉 자기의 직분에 맞게 충실히 최선을 다 하여서 인간의 숭고한 가치를 실현하자는 것이 그에 지도 이념이다. 이를 인본주의, 즉 인간이 모든 가치의 중심이 되는 이인위본(以人爲本)이라고 하며, 이것이 곧 공자의 지도자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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