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해외장기매매 ‘위험 수위’
국내·해외장기매매 ‘위험 수위’
  • 이기태 수습기자
  • 승인 2005.10.09
  • 호수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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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불법장기매매와 해외원정 장기이식 크게 늘어
일러스트 신미현
우리사회에서 장기이식의 수요와 공급이 극심한 불균형을 이루면서 불법 장기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보건복지위 박재완 의원은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이식상담’ 같은 카페에는 장기매매와 알선에 관한 글들이 버젓이 게재되고 있다”며 “이는 인터넷을 매개로 하는 불법 장기 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실제로 찾아가본 ‘이식상담’이라는 카페에서는 “B형 남자, 33세, 신장 조건 기증, 확실한 개인이나 브로커 빠른 연락 바랍니다'”, “신장환자 입니다. 조건부로 파실 분 연락주세요.”, “O형 남자, 22세, 178cm, 군문제 때문에 신장·간 조건이식 합니다” 등의 불법 장기매매와 관련된 글들이 올라와 있다.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조직적으로 해외장기이식수술을 주선하기도 한다. 한 건강관리 업체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상하이 OO병원 간이식에 35만위안(4천8백17만원), 신장 이식에 15만위안(2천64만원)”등 불법 장기이식 비용을 기재하고 있으며, 모 카페에서는 “베이징 OO병원 단체 신장 이식 준비 중, 참여하실 분들은 010-7758-xxxx로 연락 주세요”라는 해외장기이식수술 주선 글이 기재되기도 했다.

중국 원정 장기이식수술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대한이식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명이였던 중국 원정 장기이식수술을 받았고 2001년 4명, 2002년 24명. 2003년 73명에서 2004년에는 8월까지만 1백24명으로 급증했다. 대한이식협회 관계자들은 “이는 공식 집계된 수캇라며 “비공식 수치를 포함하면 국외 장기이식 규모는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프라인에서도 장기매매는 여전히 심각하다. 장기매매로 구속된 윤모씨(47세)는 “전국의 역, 터미널 화장실에 장기매매 광고를 붙이고 연락하는 사람들을 기다렸다”며 “신장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선해 주고 3천만원 정도를 받았다”고 자백했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신모씨는 환자를 브로커들에게 소개하고 관련 서류를 꾸며 주어 건당 2백만원에서 5천만원까지 챙기다 지난 9월에 검거됐다.

장기기증운동본부 사무국장 최승주은 “국내 장기이식 수술 대기자가 늘어나면서 불법 장기매매가 성행하는 것”이라며 “결국 불법 장기매매를 막기 위해서는  뇌사자 등의 장기기증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재완 의원은 "모든 의료기관이 사망 가능성 있는 환자와 잠재 뇌사자를 장기조달 기관에 의무적으로 통보토록 하고, 장기 기증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사람의 장기 이식을 매매, 알선 하는 행위는 적발되면 2년 이상의 징역형에, 사적 거래를 통해 자신의 장기를 주거나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 받는 불법장기 매매의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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