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재임용, 교육자의 사명이 중요하다
교수 재임용, 교육자의 사명이 중요하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03.09
  • 호수 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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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사회에 불어 닥치는 변화의 폭풍이 심상치 않다. 지난 주 동국대의 강의평가공개 발표 이후 카이스트를 비롯한 국내 몇몇 대학에서 교수 재임용 탈락이라는 초강수의 조치가 발표됐으며, 정년보장 심사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발표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대학의 경쟁력 확보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늘날 대학의 공적 책무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대학은 시대의 변화를 예측해 지속적인 사회발전의 동력을 제공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미국 고등교육의 개혁이 90년대 미국경제의 호황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대학의 역할과 책임이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와 같이 교수 자질에 대한 엄정한 평가는 우리 대학 개혁의 중요한 분수령이 된다는 점에서, 엄격한 기준과 절차가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교수 재임용과 관련한 대학의 기준이 지나치게 실적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교수의 연구역량이 가장 일차적 기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개발도상국가 시절 대학이 단순한 지식전수의 역할만 하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지식창출이라는 엄연한 과제가 대학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연구역량 강화가 학생들의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될 수 있는가다.

학생들의 교육에는 무관심하고 오로지 개인만의 실적 강화를 위해 매진하는 자폐적 교수형, 전문대학원 시대, 전문인 양성이라는 지상 목표 앞에 학생들의 인성과 교양 교육에는 전혀 관심 없는 자칭 전문가 교수형들이 양산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오히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교수 사회에 요구되는 덕목은 교육자적 사명이다.  지금 시대는 자신의 지식을 그대로 전하는 전달자가 아니라 시민성, 공공성, 윤리성을 갖춘 전인적 교육자상을 필요로 한다. 가히 ‘교육 엑소더스’라고 불릴 만큼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이 미국으로 떠나는  오늘의 현실에서 교수 사회 역시 또 하나의 원인 제공자임을 유념해야 한다. 연구와 함께 중시돼야 할 대학의 본령은 교육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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