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포츠산업 ‘대중화’로의 지각변동
국내 스포츠산업 ‘대중화’로의 지각변동
  • 김민수 기자
  • 승인 2008.03.09
  • 호수 12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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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용품 R&D 투자와 전문 인력 양성이 관건

국내 스포츠산업의 패러다임이 대중화로 변하고 있다. 지난 2일까지 2008 서울국제스포츠레저산업전(2008SPOEX)이 코엑스 몰에서 개최됐다. 스포츠 용품 업체들은 사용자가 운동을 하며 게임도 할 수 있는 등 ‘즐거운 운동’을 할 수 있게 배려한 제품을 선보였다.

성광수<R1Solution> 마케팅기획팀장은 “기존엔 사람이 스포츠 제품에 맞춰 운동해야 해 사용자가 지루해 한다”며 “앞으로는 사용자를 배려한 기술이 적용된 스포츠 제품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 전망했다.

국내 스포츠 산업의 패러다임이 대중화로 변화된 계기는 주5일제의 시행이 가장 크다. 국민들이 늘어난 시간을 레저에 활용해 레저스포츠가 각광을 받으며 국내 스포츠 산업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문화관광체육부(옛 문화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스포츠산업의 시장 규모는 88올림픽 개최 당시 4조6천 억 규모에서 2007년엔 약 19조로 4배 이상 성장했다.

산업계가 스포츠를 단순히 오락 기능이 아닌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인식한 이유도 있다. 국내 스포츠용품 업체는 운동선수 위주로 한정된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운동용품을 개발해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도 스포츠 산업의 가치를 인정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08SPOEX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국내 스포츠산업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는 세계적인 추세에 비해 늦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서야 스포츠산업 대중화의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으나 세계는 1980년대부터 스포츠산업 대중화의 변화가 시작됐다. 그래서 스포츠용품업체 리복이 일반인을 겨냥한 운동화를 만들고 아디다스와 나이키가 여기에 동참해 큰 성공을 거두는 동안 우리는 스포츠의 산업화도 이루지 못했다.

스포츠의 경제적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미국의 스포츠 비즈니스 저널에 따르면 미국 스포츠산업의 총 규모는 3천2백40억 달러(한화 3백조원)로 추정된다. 마이클 조던이 NBA와 스포츠용품 제조업계에 미친 영향력을 돈으로 환산하면 58억 달러에 달한다. 독일은 2006월드컵을 개최해 7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얻었다.

지금도 국내 스포츠용품업체는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긴 하지만 산업적인 시너지효과를 내지는 못한다. 김종<체대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국내 스포츠용품업체가 나이키 같은 대표 브랜드 없이 영세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와 민간에서 스포츠용품업 육성에 많은 투자를 했는데도 효과가 없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산업 대중화의 세계적인 추세에서 국내 스포츠산업이 살아남기 위해 김 교수는 “기업들이 당장의 광고효과만 노리고 스폰서십으로 일관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스포츠 용품 R&D투자를 해줘야한다”며 “마케팅 전문 인력 외에도 용품을 디자인하고 개발할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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