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청계천에 감춰진 뒷모습
아름다운 청계천에 감춰진 뒷모습
  • 이지훈 수습기자
  • 승인 2005.10.02
  • 호수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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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사업,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청계천 복원은 압축성장의 시대에 상징적 마침표를 찍고, 서울이 생태와 문화의 도시로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시민들도 환경친화적 도시건설의 기대감에 청계천 복구를 반기고 있다.

일러스트 이영선
하지만 청계천 복구 사업에 대한 일부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전시행정이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그것이다.

야심차게 추진한 자전거도로 계획의 백지화는 졸속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라는 지적이다. 자전거도로 혼용을 통해 교통혼잡을 줄이고 도심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한편 자전거의 생활화를 통해 서울시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겠다는 당초의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청계천 도로 5.84km 구간 중 시민들이 청계천으로 갈 수 있는 진입계단은 총 31개지만 이 중 경사로는 8개에 불과하다. 또한 청계천 상층부 인도의 폭이 불과 40~50cm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이동하기 어렵다. 또 청계천에는 남북단을 건널 수 있는 돌 징검다리가 여러 곳 있지만, 장애인이 건널 수 있는 평평한 형태의 다리는 4개 뿐이다.

지난달 31일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장애인이동권쟁취를 위한 연대회의는 공동으로 청계 1가에서 5가를 거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이르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청계천 거리행진’ 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장애인들은 청계천이 아니라 ‘차별천’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박경석 집행위원장은 “청계천 복원사업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의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하고 장애인을 배제하는 명백한 차별에 해당한다”며 불만을 표했다.

또 문화재 복원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은데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학계 인사들은 사업추진과정에서 유적 복원에 소홀한 서울시에 큰 불만을 나타냈다. 서울시가 주도한 청계천 사업추진본부는 다리의 일부가 남아 있는 광통교에 대한 여러 자료를 검토한 끝에 제 모습 복원이 상당히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체가 남아 있는 수표교의 경우도 교통이나 물흐름 탓에 완전 복원에 난색을 보였다. 그러나 청계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광통교와 수표교의 복원이 없는 청계천 복원은 역사·문화 측면에서는 문제가 많다는 여론이다.

한편 철거 노점상의 생존권 문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청계천 복구 사업이 진행되면서 그곳에서 수십년간 생계를 이어오던 노점상들이 갈 곳을 잃게 된 것이다. 현재 동대문 운동장에 풍물벼룩시장을 조성해 노점상들에게 공간을 마련해 주었지만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다.

앞으로 노점상문제는 서울시가 풀어야 할 과제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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