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공신력에 대한 비판 높아져
토익 공신력에 대한 비판 높아져
  • 이지혜 수습기자
  • 승인 2005.10.02
  • 호수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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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상향평준화 되면서 변별력 잃어, 대안 찾는 기업 늘어

한국의 ‘영어 열풍’은 해마다 거세지고 있다. 영어 열풍의 중심에는 영어 능력 시험인 토익(TOEIC)이 있고,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부터 취직을 희망하는 구직자, 승진을 준비하는 직장인에 이르기 까지 영어실력을 나타내 주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5월 26일 주간한국 보도에 따르면 세계 60개국에서 연간 3백만 명이 토익에 응시했고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한해 토익을 치른 사람이 1백68만4천4백85명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토익 인구의 절반 이상이 우리나라 사람인 셈이다.

지난달 27일 주간조선의 조사에 따르면 토익 응시이유를 묻는 질문에 올해 상반기 전체 응시자의 39.2%가 ‘입사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토익의 영어 능력 검증에 대한 신뢰성의 문제가 제기 되고 있다. 읽기와 듣기능력 평가에만 치중한 토익은 요령과 반복학습으로 고득점 습득이 가능하며 토익에서 고득점을 얻는 것이 실무적인 영어 활용 능력이 높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취업을 준비 중인 이슬기<공대·화공 02>는 “기업에서 요구하기 때문에 토익공부를 하고 있지만 영어실력이 향상 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자료 : 커리어
이에 삼성은 지원자의 영어 실력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는 토익시험의 결점을 보충하기 위해 자체 시험(Samsung Speaking Test)을 만들어 입사 지원자들을 상대로 시험을 치르고 있다. LG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지난 7월 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토익점수가 높은 지원자의 영어 활용 능력을 믿을 수 없어 말하고 듣는 능력을 따로 테스트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GS칼텍스는 지난해 말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서 토익 만점자(990점)를 탈락시켰다. 면접에서 회사와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지난 7월 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정민 홍보팀 차장은 “토익 만점을 받았다고 다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며 “또 요즘은 토익 점수보다 지원자가 회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더 중시 한다”고 설명했다.

채용포털 커리어가 지난해와 올해 채용시 차별적 요소를 철폐하겠다고 밝힌 27개 공기업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개의 기업이 어학성적 제한을 없앴으며 3개 기업은 하한선을 낮췄다. 실제로 두산은 토익 기준점수를 700점에서 500점으로 국민은행은 800점 이던 기준점수를 700점으로 낮췄다.
또한 교통안전공단, 기업은행, 한국은행, 제일화재, 외환은행 등은 입사 지원 시 영어성적 제출을 폐지했다.

토익의 공신력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자 토익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7월 토익주관사인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는 “다음해 5월부터 실질적인 영어능력 평가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유형의 토익을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말하기와 쓰기 등도 시험항목에 추가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토익의 공신력이 의심 받고 있고 여러 기업 등에서 토익이 평가 절하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토익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영어 교육 분야의 전문가들은 “영어를 공부할 때 토익이라는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하는 단편적인 학습이 아닌 실용적인 영어 활용을 위한 학습을 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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