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 포용하는 총여 보여줘야
남학생 포용하는 총여 보여줘야
  • 한양대학보
  • 승인 2007.11.26
  • 호수 1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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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여학생회는 여학생들의 복지와 학내 성차별적인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대표적 학내 기구다. 초기에는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사회변혁운동에 참여했다가 90년대 이후부터는 주로 학생들의 권익운동에 관심을 두고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90년대 후반부터 조직적으로 반성폭력 학칙 제정운동을 전개해온 것은 총여학생회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에는 총여학생회뿐 아니라 학내 학생회 활동 전반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반영하듯 후보를 내지 못해 총여학생회가 사라진 대학도 부지기수다. 이러한 총여학생회의 존폐 여부로 시끄러운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남학생 투표권한이 없는 것이다.

남녀평등을 주장으로 이런저런 남자 위주로 이뤄진 제도나 규칙 등을 좀 더 평등하게 이뤄지도록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총여학생회의 주 활동이 여성에 맞춰진 것은 사실이고, 그래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 중에 남학생들이 낸 학생회비를 배급 받음에도 남학생들의 참여를 배제하는 만큼 수혜자 부담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이 평등을 주장하지만 평등이 이뤄지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들이 선거 때 주장하는 공약들은 대부분 여성에게 맞춰진다. 따라서 평등을 주장하는 그들은 중요한 여러 가지 평등화 제도개선에 힘쓰는 것을 넘어서 성 평등이란 주장 하에 과도하게 사소한 점을 운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때로는 우리학교뿐 아니라 다른 학교의 경우에도 수위를 넘어서는 제약들을 보거나 듣곤 하는데 너무하다 싶은 것이 많을 정도다. 사실상 이러다보니 어느새 남성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나 서비스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다른 몇 학교들처럼 총여학생회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우리 사회 속에는 아직 남녀 모두 잘 느끼지 못하게 남성위주로 이뤄져 있는 제도들이 존재한다. 책걸상 높이나, 체육대회 시 남학생 위주로 프로그램이 짜이는 등 여러 가지 불합리해 보일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한다.

요즘은 학교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이뤄지고 쉽게 발생하는 성폭력에 대해 엄중한 처벌과 제약이 강조되는 시대이다. 이러한 사회의 모습 속에 대학교에서 자행되는 성폭력에 대한 제약의 눈을 다른 단체보다 더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하는 곳은 다름 아닌 여성들 자신들이 운영하는 총여학생회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때 누구보다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대신해 주장해 줄 수 있는 곳이 바로 총여학생회다.

하지만 수위를 넘어서는 몇 가지의 움직임을 예방하고 남학생들의 혜택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는 방안으로 남학생 투표라는 방법이 필수인 것 같다. 남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하게 되고 총여학생회의 움직임을 바라보고 선택하게 된다면 때로는 너무하다 싶은 불필요한 주장들을 억제할 수 있고 여학생뿐 아니라 똑같은 학생회비를 내며 학교를 다니는 학생인 남학생들의 권위도 보장 받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남녀평등에 대해 어릴 때부터 듣고 교육받으며 자라온 대학생들이다. 그러함에 있어 이미 성숙한 남학생들이 총여학생회의 바람직한 운동에 관해 반대하거나 폐지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불합리함과 어긋남이 보였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들이 곳곳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총여학생회에서도 이런 과도기적 상황에서 자신들이 올바르지 못하다 생각되는 부분들에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수정의 과정 가운데 남학생들의 참여를 가져 진정한 평등의 모습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대형<경상대ㆍ경영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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