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목소리 세계 곳곳서 높아져
반전목소리 세계 곳곳서 높아져
  • 소환욱 객원기자
  • 승인 2005.10.02
  • 호수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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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미 대통령, 카트리나 이어 반전 폭풍 맞아

지난달 24일 서울을 비롯한 전세계 대도시에서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반전평화집회가 열렸다. (사진출처: 파병반대국민행동)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전여론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부시행정부에게는 최근 뉴올리언스를 폐허로 만든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후폭풍 성격을 띄고 있어 대 이라크 정책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이라크 전쟁의 주요 파병국인 미국 워싱턴, 영국 런던과 대한민국 서울에서 동시에 반전평화집회가 열렸다. 시차로 인해 가장 먼저 집회를 가진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역 광장에 반전 단체회원 등 1천여명이 참여했다. 집회에 참가한 회사원 최민석 씨는 “무고한 인명을 희생시키면서 이라크를 불법 침공한 부시 행정부를 규탄한다”며 이라크에 파병한 자이툰 부대 철수를 요구했다.

미국에서는 백악관 앞 광장에 10만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부시는 거짓말쟁이’, ‘점령을 끝내라’는 등의 피켓과 구호를 앞세워 이라크 전 개전이래 최대 규모의 반전시위를 벌였다. 특히 지난달 26일 반전 운동의 상징인 신디 시핸이 워싱턴에서 체포된 이후 반전시위는 더욱 더 거세지고 있다.

이 외에도 로스엔젤레스, 시애틀 등 미국내 대도시를 비롯, 런던 하이드 파크에도 10만여명의 시위대가 운집했으며 파리, 베를린, 오슬로 등 유럽 주요도시에서도 크고 작은 반전시위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사회진보연대 활동가인 정영섭<파병반대국민행동 기획단>씨는 반전집회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더 이상 학살과 점령이 지속돼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이라크인 10만명 이상이 사망한 비극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 역시 2천명 가까이 전사해 미국 내에서도 자국군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부시행정부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전쟁 초기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대 테러 전쟁이 예상과는 달리 어렵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영국, 일본 등 동맹국들이 파병 철회 또는 인원 감축 정책을 펴고 있어 앞으로 부시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험난할 전망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반전여론이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다른 국가에서는 병력을 감축하고 있는 반면 자이툰 부대의 파병기간 재연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4일 집회를 주도한 파병반대국민행동측은 추후 자이툰 부대 파병에 대한 평가를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자체적인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이달 18일에는 부시행정부의 대 이라크 전쟁을 규탄하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회가 자이툰 부대 파병기간 재연장 동의안을 통과시키지 않도록 12월 17일 ‘파병연장 반대 대행진’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우리학교 김국헌<국문대·영미언어문화> 교수는 “부시행정부가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적절한 대응이 늦어지면서 피해가 커짐에 따라 대외전쟁보다는 국내 상황을 먼저 살피라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며 “카트리나 피해 복구 과정에서 인종 차별 문제가 부각됐는데 미국이 이라크민들에게 행하는 행위들이 함께 도마에 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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