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기획자란 무엇인가
공연기획자란 무엇인가
  • 강명수 기자
  • 승인 2007.11.05
  • 호수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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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획자란 특정한 극장에 소속되어 그 극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연극, 공연과 홍보 마케팅을 기획·총괄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최근 서울 주요 극장들의 공연기획자 모집 경쟁률은 600~800:1을 상회할 정도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공연기획자, 무슨 일을 하고 왜 중요한가

공연기획자가 소속된 극장들은 규모와 위치, 운영 방침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각 극장들은 전략적으로 극장의 고유한 색채를 디자인한다. 2000석 이상을 수용하는 대규모 공연을 중시하는 예술의 전당의 웅장함과 20~30석 가량의 소규모 연극을 주로 진행하는 소극장의 친밀함이 공존하는 것이다.

이러한 극장 고유의 색채에 따라 공연기획자는 극장을 이끌어간다. 그에 따라 공연 사업의 범위가 정해지고, 이후 장르가 결정되며 결정된 장르를 바탕으로 아티스트와 작품 내용이 결정된다. 그리고 홍보 마케팅 전략이 수립돼 관객들에게 한 편의 작품이 도착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연기획자는 자신의 개성에 앞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극장과 조직이 어떤 방향을 가고자 하는지를 먼저 생각한다. 그래서 그 목표를 위해 자신의 개성을 최대한 발휘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공연기획자의 임무이다. 하나의 공연에서 기획과 홍보 방침에 이르기까지의 거의 전부가 공연기획자의 자율에 맡겨지기 때문에, 공연기획자는 공연이 완료가 되는 순간까지 공연의 추이를 지켜보고 책임져야 한다.

공연기획자는 어떤 사람인가

다른 직업군도 그렇지만, 공연기획자는 특히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견디기 어려운 강행군의 연속이다. 극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서류 정리나 회계 계산까지 전부 공연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공연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이와 관한 일들이 그대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특히 중요한 공연이 있으면 한 달 동안 휴가 없이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새벽 세네 시까지 출연자 혹은 연출자들과 술자리를 가지는 일도 있기 때문에 정말로 공연을 좋아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다고 한다.

공연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은 ‘내가 왜 쉬는 일요일날 나와야 돼’나  ‘왜 새벽 세네 시까지 이 사람들이랑 술을 마시지’라고 생각할 때,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사람 만나서 정말 다양한 걸 얘기하고 싶어’라면서 즐기게 된다는 것이다. 조금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일단 자기가 공연을 좋아해야 일 자체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공연기획자는 낙천적인 직업만은 아니다. 공연기획자의 임무는 공연을 기획하면서 연극이나 공연 전체가 관객들을 위해 기획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출연진과 스탭, 관객을 연결하는 중간 단계이다. 서로 상반되는 요구 조건들이나 진행 상황을 컨트롤하기 위해서는 때로 부드럽게 나갈 때도 있고, 때로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할 때도 있다고 한다. 이런 업무 탓에 많은 공연기획자들이 평소에는 포커페이스로 조용조용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다른 사람이 깜짝 놀랄 정도로 큰 폭의 감정 변화를 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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