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170년의 잠에서 깨어나다
연료전지 170년의 잠에서 깨어나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07.11.05
  • 호수 12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료전지 170년의 잠에서 깨어나다
연료전지의 시대가 온다. 유가가 배럴당 1백 달러 선을 넘을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연료전지 상용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연료전지는 기존의 화석 에너지를 대신할 주요한 신재생에너지 중 하나다. 수소와 산소의 결합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무궁무진한 에너지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아직 기술적으로 개선될 부분은 많지만, 석유시대를 대신할 에너지시대의 선두주자로서 연료전지의 가능성은 높다.

◆연료전지란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이용해 발전(發電)하는 장치다. 발전 원리는 간단하다. 음극에 공급된 수소는 수소원자와 전자로 분리된다. 이 전자가 전해질에 막혀 외부 회로로 흘러들어가면서 전류가 발생한다. 이후 전류는 양극으로 향한다. 양극에는 전해질을 통과한 수소원자와 외부에서 도입된 공기(산소)가 있어 전자와 합쳐져 물이 된다. 물이 배출되고 나면 발전의 한 과정이 끝난다(그림 참조)

하나의 셀은 발전량이 미미하므로 셀을 수백 개 겹쳐서 스택(Stack)을 만든다. 스택에 개질(연료에서 수소 추출)프로세스ㆍ직류를 교류로 변환하는 인버터 제어 프로세스ㆍ공기 공급 블로어ㆍ열처리 시스템 등의 보조 장치를 포함해 연료전지 시스템을 구축, 실생활에 활용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사용하는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 구분돼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표 참조).

◆왜 연료전지인가

연료전지가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친환경적이다. 반응 생성물은 물뿐이고 연료개질 과정에서 유해가스가 배출되지만, 그 양은 미미하다. 발전 중에 소음이 생기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보조기기에서 소음이 발생하긴 하지만 심하진 않다. 때문에 연료전지 자동차는 대기오염, 소음 문제에 있어 강한 이점을 가진다.

다른 이점으로 높은 에너지 효율을 들 수 있다. 연료전지는 발전과정에서 나온 열에너지도 활용하여 종합에너지 효율을 최대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방출된 열을 증기터빈이나 가스터빈에 도입해 높은 발전 효율을 꾀하거나 난방용으로 보급하는 식이다. 기존의 화력발전 설비는 연료를 보일러에서 연소시킨 열에너지로 열기관을 회전시켜 운동에너지를 얻고 이를 발전에 사용해 열에너지 손실만 60%에 달한다.

이용 가능한 연료가 다양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기본적으로 연료전지는 수소를 사용하지만 자동차의 경우 메탄올, 에탄올, 가솔린이 연료로 거론되며 천연가스, 프로판, 등유, 바이오가스 등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태양열 발전이나 풍력발전에 의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법, 고온 가스로에서 물을 열화학 분해하는 방법 등으로 수소를 경제성 있게 얻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이 연구결과에 따라 연료전지는 무제한 무공해 발전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의 과제

물론 연료전지의 미래가 장밋빛 일색인 것은 아니다. 세라믹스 전해질막을 사용하는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의 경우 1천℃의 고온에서 작동하므로 크기가 변할 수 있다. 따라서 금속에 비해 파손되기 쉬운 세라믹스의 균열이 우려된다. 세라믹스는 복구가 어렵고 비용이 비싸다. 또 용융산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용융탄산염형 연료전지는 전극에서 산화니켈이 전해질 속으로 용출돼 수명단축이 초래된다.

경제성 확보도 중요한 문제다. 연료전지를 일반 가정에 보급하기 위해선 연료전지의 가격과 설치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 발전단가도 비싼 편이어서 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미국도 연료전지를 통해 10%의 수익을 내려면 한 세대에 kW당 40센트나 부과해야 한다. 기존의 전기요금이 kW당 8센트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1839년에 등장한 연료전지가 주력 에너지원이 되려면 아직 기술 개선과 경제성 확보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