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앗간 주인의 삶도 역사
방앗간 주인의 삶도 역사
  • 박용진 기자
  • 승인 2007.10.07
  • 호수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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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사, 민중의 삶ㆍ생각ㆍ문화 연구하는 학문

이탈리아의 16세기 한 방앗간 주인 ‘메노키오’의 종교관과 세계관에 대해 자세히 적은 책이 있다. 소설이라고 착각할 수 있는 이 역사책은 카를로 진즈부르그의 「치즈와 구더기」다.

이 책은 교과서에 나오는 어느 왕조의 역사나 유명한 장군의 전투가 담긴 책이 아니다.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 전부 방앗간 주인이 종교재판을 겪는 내용으로 중세 사람들의 삶과 생각들이 적혀있다.

「치즈와 구더기」는 역사학에서 미시사라는 독특한 연구 분야를 처음 소개한 책이다. 미시사는 지배층 중심으로 서술됐던 기존의 역사연구를 피지배층 중심으로 연구하고 기술하는 학문이다.

박찬승<인문대ㆍ역사학> 교수는 “국가마다 정치와 문화가 다르듯 마을마다 문화와 생활방식이 다르고, 사람마다 사고와 성격, 삶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도 민속 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본격적인 미시사 연구는 10여 년 전부터다.

박 교수는 “서양사는 재판기록 등 자료가 많이 남아있어 연구가 수월하지만, 한국은 자료가 많지 않아 연구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미시사 연구는 족보와 고문서ㆍ편지ㆍ마을 사람들이 만든 규약과 계문서 등으로 조사한다. 양반가문은 가문의 문집과 집안사람들의 일대기를 정리한 행장으로 조사ㆍ연구한다. 근현대사 연구의 경우는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조사ㆍ연구한다. 박 교수는 한국의 미시사 연구에 대해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며 “사람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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