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새롭게 다가온다’- 이미지 쇄신전략
‘기업이 새롭게 다가온다’- 이미지 쇄신전략
  • 양정열 기자
  • 승인 2007.10.07
  • 호수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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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강화ㆍ마케팅 투자도 질적 내실 바탕에서

시에 ‘낯설게하기’라는 기법이 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지음) 이 시는 ‘연탄’이라는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평범함을 탈피한다. 최근 기업들도 위 시와 같은 낯설게하기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 전략은 브랜드 명이나 로고를 바꿔 새로운 이미지 창출이 목적이다. KTF의 ‘Show’가 대표적인 사례다.

새 로고, 새 이름 그리고 새 이미지

KTF는 ‘Show’라는 브랜드명과 새로운 로고를 내세워 홍보와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초기 ‘Show’ 홍보 때는 KTF를 숨기며 신비주의적 광고를 내보냈고,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도했다. 삼성 애니콜도 ‘Talk Play Love’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었다. SK와 S-Oil은 로고를 바꾸고  S-Oil은 광고에서 입에 붙는 CM송을 SK는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을 내보내고 있다.

또 소망화장품은 뷰티크레딧, 태평양은 휴플레이스, 한불화장품은 잇츠스킨으로 새 브랜드명과 로고를 내세우고 있다. 미샤의 경우는 브랜드명은 그대로 두고 로고만 바꿨다. 모두 새로운 이미지 창출을 위한 마케팅이다.

시장점유 위한 이미지 쇄신전략

한상린<경영대ㆍ경영학과> 교수는 “일정 부분 시장을 점유하고 있음에도 오랜 기간 1등이 아닌 기업은 이미지 쇄신전략이 필수적이다”고 말한다.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홍보가 필수다. 그러나 기존 기업이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때, 신규 및 후발기업은 단순홍보만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어렵다. KTF는 만년 2등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Show’홍보 및 마케팅에 전력하고 있다.

심지어 시장 1위인 삼성 애니콜도 ‘Talk Play Love’란 슬로건을 내걸어 옛 이미지를 벗으려 하고 있다. 기존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소망화장품ㆍ태평양ㆍ한불화장품 회사도 미샤ㆍ더페이스샵 같은 저가 화장품 공세에 밀리지 않기 위해 새 이름과 로고로 마케팅하고 있다.

국내 기업, 아직까진 반쪽짜리 CI (기업 정체성 찾기)

유원상<경영대ㆍ경영학과> 교수는 “IBM은 컴퓨터 만드는 회사가 아닌 비즈니스 솔루션 회사, 맥도날드는 희망을 파는 회사, 노키아는 커뮤니케이션 중심에 서는 회사, 제록스는 정보를 조직하는 회사를 추구한다”며 “국외 대기업 대부분은 회사존재 이유에 대해 고민과 성찰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유 교수는 “그러나 현 국내 기업은 시장을 돈 주고 사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며 “기업은 겉으로 표방하는 가치만큼 내실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기업의 정체성을 찾는 것은 이익실현 뿐 아니라, 세계시장이 하나가 돼는 글로벌화에도 필수적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KTF ‘Show’ 이용자들은 4시간 동안 서비스를 이용치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한 교수는 “‘Show’와 같은 마케팅은 처음엔 고객을 모을 수 있지만, 이런 사태가 또 다시 일어날 경우 고객은 떠난다”며 “고객을 모이게 했다면 진정 고객을 잡아 둘 수 있는 서비스 및 제품의 품질에도 가치를 둬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기업들은 낯설게하기 전략을 택해 새로운 이미지로 고객들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낯설게’ 다가와도 제품과 서비스의 내실 없인 고객들에게 영원히 ‘낯선’ 기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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