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가 운명 말해줄까
별자리가 운명 말해줄까
  • 김민수 기자
  • 승인 2007.10.06
  • 호수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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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건 죽음밖에 없는 미래의 일을 내다볼 수 있다면 멋질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현황은 물론 미래까지 알려주는 별점은 환상적인 즐거움을 준다. 그런데 별자리는 사람의 앞날을 내다보는 이정표일까. 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이은 것에 불과한 별자리로 어떻게 사람의 운세를 점칠 수 있는 것일까.

별점은 사기다?

지난 1985년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한 한 연구팀은 점성술의 오류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연구팀은 우선 전 세계 점성가의 지지를 받는 조직인 ‘영국지구천문위원회’로부터 점성가 리스트를 제공받았다. 이를 통해 28명의 점성가를 선발한 뒤, 1백 명의 지원자를 선발해 그들의 별자리를 받았다.

관측자에 따라 별자리가 다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생증명서, 병원기록 등 출생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확보한 뒤 연구팀의 연구가 시작됐다. 연구는 두 부분으로 나눠 진행됐다. 먼저 점성가들이 출생기록을 근거로 별점을 봤다. 이를 바탕으로 각 지원자가 타고난 개인적인 성격을 나열했다.

다음 단계는 해석된 자료에서 이름을 지우고 각 지원자에게 3개의 성격분석을 제시했다. 그 별점은 본인과 다른 두 사람의 것이었다. 지원자는 3개의 별점 중 본인의 것 하나를 골라내야 했다. 이 연구 결과 83명 중 23명만이 자신의 풀이를 골라냈다.

하지만 이 실험결과는 한계가 있다. 실험 참가자가 자신의 성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점성가의 성격분석을 골라냈는지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심리조사기록표(CPI)가 사용됐다. CPI는 한 사람의 특징을 판단하는데 객관적 타당성을 갖는 질문지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연구팀은 한 사람의 출생기록과 세 개의 CPI 결과표를 점성가들에 나눠주고, 출생기록에 부합하는 결과표를 골라보라고 요구했다. 하나는 그 사람의 CPI, 두 개는 다른 사람의 CPI였다. 결과는 116건의 출생기록 중 40건이 일치하는 것에 그쳤다.

별점의 신통함 = 바넘효과

이처럼 별자리로 개인의 특성, 앞날을 알아보는 것은 통계학적으로 보면 어리석은 일처럼 보인다. 그런데 왜 별점은 사람들에게 정확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일까.

바넘효과가 이를 잘 설명해준다. 바넘효과란 막연하고일반적인 특성을 자신의 성격으로 묘사하면 그것이 마치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으로 믿으려는 경향을 말한다. 바넘효과는 심리학자 포러에 의해 증명됐다. 그는 자신의 학생을 대상으로 성격진단테스트를 한 뒤, 아래의 내용과 같은 결과물을 일괄적으로 나눠줬다.

“당신은 타인이 당신을 좋아하고, 자신이 존경받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갖고 있습니다만, 아직 당신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중략) 어느 정도 변화와 다양성을 좋아하고, 규칙이나 규제로 굴레로 둘러싸이는 것을 싫어합니다. (중략) 종종 당신은 외향적이고 붙임성이 있으며 사회성이 좋지만 가끔은, 내향적이고 주의 깊고, 과묵한 때도 있습니다.”

포러가 학생들이 이 결과를 얼마나 정확하게 생각하는지 5점 만점으로 물어본 결과 평균이 4.26으로 나왔다. 그가 나눠준 결과는 일간지 별자리 운세에서 임의로 선발한 것임에도 학생들은 그 정확성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결국 별자리로 개인의 특성이나 운세를 점치는 것은 누구나 가지는 특성,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들을 별자리에 맞게 적당히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상의 답답함을 해소하는 수단으로서 별점은 유용한 수단이다. 별점을 보고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친구에게 다른 별자리 별점을 말해줬는데도 그 결과에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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