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경협' 긍정적 성과
정상회담, '경협' 긍정적 성과
  • 정경석 기자
  • 승인 2007.10.06
  • 호수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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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전문가 통일연구원 최수영 선임연구의원 인터뷰

경제 협력의 측면에서 공동선언문 합의 내용은 무엇인가

지난 2000년 제1차 정상회담 이후에 낸 큰 성과를 세 가지 정도 들 수 있다. 지금 진행 중인 사업들을 확대하자는데 공동선언문의 초점이 있다.

이는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사업으로, 첫 번째는 금강산 관광 사업이 있다. 민간차원에서 이뤄졌지만 정부가 옆에서 또는 앞에서 밀고 당기며 진행한 사업이다. 두 번째는 철도ㆍ도로 연결 사업이다. 연결을 다 해놓고 2007년 5월 17일에서야 딱 한 차례 시험 운행했다. 이것도 거의 2년 동안 못하고 있었는데 선결돼야 할 조건인 남북 간 군사적 보장조치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 시험 운행은 한 차례만 보장조치를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세 번째로 중요한 사업은 개성공단 사업이다. 일부는 공사가 끝나 제품을 생산하는 곳도 있고, 또 일부는 건설 중인 곳도 있다. 또 어떤 곳은 분양이 완료됐다.

철도가 연결이 됐으면 운행을 해야 하므로 그 다음 조치를 빨리 진행시켜야 한다. 개성공단 사업도 빨리 마무리해야 하고, 금강산 관광 사업도 복합 레저 단지와 같이 확대 추진해야 한다. (공동선언문에)이와 같은 기존의 중점적인 사업들을 빨리 진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개성 바로 입구인 봉동에서 문산까지 열차를 통해 화물부터 수송하겠다는 것이 명시돼 있다.

국가 간의 거래를 할 때 통행이 자유로워야 한다. 통행이 용이하고 통신이 쉬워야 할 텐데 이조차 어려우므로 기업이 일하기 힘들다. 개성공단은 남측과 근접해 있어 조금이나마 괜찮지만 그 외의 지역은 통행과 통신의 문제가 많아 기업 진출이 어렵다. 북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자유롭게 해달라고 주장한다. 또한 개성 공단은 북한의 특구지만 그에 들어가는 기반시설이나 모든 것을 남측 주도로 이뤄졌다. 북측은 단지 노동자들만 온다. 심지어 전기도 남측에서 송전탑을 세운 후 보낸다.

선언문에 추가된 새로운 사업은 무엇이 있나

새로운 사업들도 많이 들어가 있는데, 그 중 두드러지는 사업이 두 가지 정도 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예상보다 더 많이 나아간 부분이다.

(공동)선언이 있기 전에는 제2, 제3의 개성공단 특구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것이 좀 더 포괄적인 형태가 돼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를 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해주항 개발과 직항로 통과, 공동어로수역 설정 등도 다 포함했다.

남북 경협에서 문제 중 하나가 진출 기업이 주로 중소기업이라는 것이다. 북측은 대기업 인사들에게 ‘통 큰 투자’를 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우리가 중소기업 위주로만 진출을 하고 있고, 그것도 개성공단 이외의 지역에서는 대북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협이 시작된 지 20년이 다 돼 가는데, 북한의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성과가 없었다.

이렇기 때문에 대기업에 통 큰 투자를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이는 사실 말이 안 된다.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기반과 여건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조선과 같은 ‘중후 장대’한 장치산업은 대기업만이 할 수 있다. 물론 중소기업이 협력해야 하지만, 어쨌든 대기업이 들어가야 중소기업도 연관해서 들어간다. 안변, 남포에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했다는 것은 대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북측의 행동으로 보인다. 우리도 중소기업 위주로 한 대북 진출은 곤란하다는 의견을 표현 해 어느 정도 성과가 있다고 봐야한다. 물론 장치산업이 하루 만에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산업이 대북 진출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우리가 정상회담에서 제2, 제3의 특구를 고집했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만든 이유는 북측의 다른 지역들은 사회의 기반 시설 등 모든 시설이 굉장히 열악하기 때문이다. 그곳에 개별기업이 들어가 산업 활동, 생산 활동을 하기 힘들다. 하지만 조선 같은 산업이 가능한 이유는 특구형태로 한정된 지역, 바닷가 해안가에 몰려 집중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이 조선 수출부문에서 1위인데, 언제나 1위일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 후발 주자가 따라 올 수밖에 없다. 향후 1위를 계속 유지하려면 북측의 노동력을 사용해야 한다.

(선언문에는) 해주를 경제특구화 시킨다는 문구도 있을 것이다. 해주는 북한 해군 군사요충지인데, 이를 경제 특구화 하는 것은 북측의 입장에서 커다란 양보다. 그 지역은 북방한계선이 있는데, 이를 재설정하자고 북측이 계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 부분은 전쟁이 끝나면서 그 부분을 경계선으로 정해왔었다. 이에 우리는 안 된다고 말을 해 왔으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주 경제특구화를 택했다. 이는 남북 평화 증진과 상호 경제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와 같은 문구들을 보면 경제 협력의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고, 문구를 보면 실천에 대한 의지도 강한 것 같았다.

백두산 관광에 실효성은 있는가

백두산 관광은 의외로 간단하다. 왕래에 비행기가 편하니까 공항과 활주로를 만들고 숙소 등을 조금 지으면 된다. 아직도 북측은 많은 부분을 가린다. 남측 관광객들이 지나가는 길에는 집 앞에 큰 벽을 세운다. 남측과 너무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자신들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면 북측의 개방이 아직 더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백두산 관광은 가리는 장치가 필요 없다. 백두산은 산 이외에 다른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어디로 갈 수도 없다. 현재 중국을 통해 백두산 관광을 많이 하기 때문에, 북측을 통해 관광을 할 수 있으면 관광객들이 많아 질 것이다.

대선 이후 북한문제와 재정조달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무엇일까

대통령이 누가 되든지, 돈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내년에 베이징 올림픽에 남북공동 응원단이 열차를 타고 간다고 나와 있다. 이는 개성-신의주 간 열차를 우리가 돈을 내서 만들어야 한다. 즉, 현재 보다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사업들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재작년부터 대두됐던 북한 핵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 만약 북한이 핵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이 선언문은 모두 ‘공수표’가 된다.

북한이 약속을 이행한다면 재정조달을 해야 하는데, 이는 어떤 방법을 쓰든 국민의 부담이다. 다만 그 부담을 어떻게 분산하느냐, 효율적으로 하느냐에 차이가 있다. 또한, 북한과 사업을 같이 한다면 국민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경제에 큰 무리가 없고 국민 경제에 재앙이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업들을 진행해야 한다.

사실 재원 조달 방법은 아마 우리(남측)가 대부분 부담을 한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남북 간 경제협력에서 외국을 배제시켜서는 안 된다. 참여의 기회는 주지만, 가능하면 우리의 재원을 이용하는 게 좋을 것이다. 누가 돈을 내느냐에 따라 발언권도 따라가기 때문이다.

여태까지의 인터뷰 내용을 종합해보면

국민들은 핵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지만, 상대적으로 경제보다 관심이 좀 적다. 결과적으로 경협을 통해 남북한 모두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을 염려해야 한다. 세상은 너무 유동적이기 때문에 나중 일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핸드폰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과 국민들도 이처럼 속도로 보급되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이런 부분도 예측 못하는데 남북의 경제에 대한 미래는 더욱 알 수 없다. 그것보다 지금을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즉, 짧은 시간 내에 어떤 혜택이 있는 지에 대해 홍보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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