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화가 과거와 현재 잇는 다리가 되길
내 영화가 과거와 현재 잇는 다리가 되길
  • 정혜인 기자
  • 승인 2007.08.26
  • 호수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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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려한 휴가」의 감독 김지훈 <연극영화학과 93>동문

영화 「화려한 휴가」가 관객 수 7백 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영화의 흥행만큼 많은 논란거리와 궁금증이 난무하다. 영화만큼 ‘화려한 관심’의 중심에 있는 영화 「화려한 휴가」의 감독 김지훈<연극영화학과 93>을 찾아 갔다. 

김 동문은 우리학교 연극영화학과 93학번 출신이다. 김 동문이 우리학교에 입학했을 당시 연극영화학과는 인문대학에 소속돼 있었다. 그래서 연영과 학생들은 여러 인문학적 교양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김 동문은 인문대의 교양수업 뿐 아니라 경영, 법,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수업을 듣기 위해 캠퍼스 이곳저곳을 동분서주하다보니 홍길동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김 동문은 당시 다양한 수업을 들었던 것이 감독이라는 자신의 직업에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우리학교 연영과는 인문대 소속인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어요. 인문대라서 교양을 많이 듣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배우는 게 많아졌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자신의 영화 아이디어가 대학교 때 만들어진 거래요. 스필버그 감독이 대학 시절에 대부분의 수업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감독 이라는 직업은 그래야 되는 거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 도서관에 가서 책도 많이 읽고 사회봉사 활동도 많이 하고 그랬어요.”

우리 역사를 현재와 미래의 문화로 만들어야

김 동문은 우리 역사가 미래에는 문화 콘텐츠화와 더불어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현재화 시켜야 더욱 밝은 미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 그는 영화 「화려한 휴가」가 과거와 현재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기를 바랬다. 대중 감독으로서 자신도 우리 역사의 대중화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사회적으로 예민한 문제의 내용이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역사의 대중화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것 같아요. 영화를 보면서 그날 시민군과 광주 시민들의 향기를 느끼면서 ‘만약 나였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의문을 자신에게 던져봤으면 좋겠어요. 역사를 과거로만 인식 하는 게 아니라 지금 나에게 적용시켜서 생각해 본다면 제가 뜻하는 역사의 대중화가 되겠죠.”

젊은 대학생, 지식인 보다 지성인 됐으면

“많은 대학생들이 영화를 보고 ‘우리 역사야?’ 라고 하는걸 보면 답답하고 안타까워요. 역사는 과거에 고착화 되는 게 아니니까 우리가 미래로 나아가려면 젊은 세대들이 많이 고민하고 끊임없이 역사를 되새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 세대나 내 앞 세대들은 나침반이 고장 나서 방향성을 잃었지만 지금의 나침반은 올바른데 우리들이 방향성을 잃고 혼비백산이잖아요. 영화를 보고 젊은 학생들이 역사의식을 갖고 미래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요즘 학생들은 인생고민이 1학년 때부터 취업이잖아요. 그게 대학생들의 화두고 고민인거 같아요. 요즘 대학 교육이 지식인은 많이 양성하는데 지성인이 많이 부족한 거 같아요. 나는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많이 이야기도 나눴지만 수업들을 때는 혼자 다녔어요.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아야 지식을 탐구할 수 있고 그래야 지성인이 되는데 요즘 아이들은 밥도 혼자 잘 못 먹고 수업 시간표도 같이 맞추고 그러잖아요. 생각하거나 고민할 시간이 없는 것 같아요.”

맛있게 먹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

“저는 대중영화 감독으로서 백억이 주어졌을 때 상어 지느러미나, 거위 간, 제비 집 요리 같이 소수만 즐길 수 있는 요리 보다는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아주 맛깔스러운 자장면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모두가 맛있게 먹을 수 있을 테니까요.

제가 그런 자장면을 만들어야죠. 대중 영화감독이니까 많은 분들이 보시면 행복하죠. 8백 만 이라는 수치가 되려면 우리나라 5천만 중 12세 미만 못보고 군대 계신 분들 못보고 아프신 분 못보고 그런 분들 빼면 대단한 수치라고 생각해요. 영화를 볼 수 있는 사람들 중에서 다섯 명 중에 한명은 본거잖아요. 영화를 본 사람들 중 50%라도 제가 던지는 물음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면 저는 그거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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