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아직도 쉽지 않은 취재
나에게는 아직도 쉽지 않은 취재
  • 박용진 기자
  • 승인 2007.06.03
  • 호수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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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하다보면 학교의 많은 일들을 들을 수 있다. 총학생회 입장을 듣고 학교측의 입장을 들으면 서로간의 오해가 있음을 알게 될 때도 있고, 기사로 표현하기 힘든 말들이나 일들을 들을 수도 있다. 또, 취재원이 기자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때도 있다. 아니면 기자가 그 사건이 문제가 있는 것인지 판단하기 힘들 때도 있다.

이번 녹두꽃식당 업체변경문제도 마찬가지다. 학교식당을 비롯해 학교에 입주한 업체들은 학생처에서 관리한다. 그리고 총학생회장·부총학생회장·학복위원장이 있는 장학복지이사회와 학교처장들로 구성된 상임이사들이 매년 5월 장학복지이사회를 열어 학내 복지사업 정책들을 정한다. 또, 이번 취재를 통해 이번 녹두꽃식당 업체변경은 학생처 장학복지과에서 맡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처음에 안산배움터 총학생회장이 이 문제를 제기했다.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후 겨울 확대간부수련회에서 학생처장에게 녹두꽃식당 업체변경소식을 듣게 됐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그리고 이 변경문제의 실무자인 장학복지과장에게는 업체변경이 거의 완료됐을 때 들었던 것이다. 기자도 ‘아! 총학생회에게 제때 알리지 않고 일을 처리한 것은 장학복지과의 잘못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쪽 입장만 듣고 기사를 쓰면 편파보도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학복지과장도 만나게 됐다. 장학복지과장은 기자에게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많았는지 한 시간이 넘도록 이야기했다.

장학복지과장은 녹두꽃식당에 들어올 업체를 알아볼 때, 기업들이 대부분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해까지 입주해 있었던 풀무원이 2500만원의 적자를 냈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도 수익을 내기에는 힘들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알아본 기업들이 거절하는 바람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장학복지과장은 총학생회에게 알리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직영에서 임대로 임대에서 직영으로 바꾸는 사안이 아닌 임대업체를 변경하는 문제는 매년 5월 있는 장학복지이사회를 통해 알렸다고 한다. 녹두꽃식당문제도 지난 해 5월 장학복지이사회에 알렸다고 말했다.

다시 기자는 ‘아,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보다. 총학생회에서 오해가 있었나보다’라고 생각했다. 총학생회장을 다시 만났다. 총학생회장은 지난 해 5월에 열린 장학복지이사회에는 총학생회에서 참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녹두꽃식당변경에 대해서 문제점을 강력히 주장했다.

솔직히 말해,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 기자의 생각을 말해보라면 분명하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총학생회장의 주장을 들으면 그 말이 맞는 것 같고, 장학복지과장의 말을 들으면 그 말이 맞는 것 같기 때문이다.
기사를 쓰기위해 필수적인 취재. 신문사에 들어와 취재를 한지 1년이 다돼가지만 아직도 누군가를 취재한다는 것은 나에게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취재를 통해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그 맛에 신문사를 그만두지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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