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마음을 다스리는 ‘치유적 책읽기’
아픈 마음을 다스리는 ‘치유적 책읽기’
  • 한양대학보
  • 승인 2007.05.26
  • 호수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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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부분 책읽기라면 책을 통해 교양을 쌓거나 정보를 습득하는 정도를 생각한다. 그러나 책읽기에는 아픈 마음을 다스리는 제3영역의 ‘치유적 책읽기’도 있어 책의 내용과 자신의 상황이 마주칠 때 책 속에 녹아들면서 아픈 마음을 치유 받기도 한다.

책읽기의 목적을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통찰력과 자기 이해를 증진시키고, 정서적인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도록 도와주고, 일상적인 문제의 해결을 도와주고, 다른 사람과의 원만한 행동이나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켜주며, 현실을 보는 견해를 넓혀주는데 있다’고 해서 책읽기에 치유적 기능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요즘 도서관계에 ‘치유적 책읽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학도서관에서는 지난해부터 부산에 있는 B대학 도서관에서 처음으로 ‘치유적 책읽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담당한 사서의 말에 의하면 겉으로는 밝고 명랑해서 전혀 마음의 상처가 없을 것 같아 보이는 학생이 자신의 아픈 마음을 토로하며 눈물짓는 것을 볼 때 ‘치유적 책읽기’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정신분석가에 의하면 ‘인간 정신은 생후 세 살까지 60%가 형성되고 여섯 살까지 95%가 형성된다’고 한다. 상담 전문가들에 의하면 무의식 세계에 억압돼 있던 어릴 적 상처가 성인이 되었을 때 원만한 정서생활을 방해하는 주된 요인이 된다고 하는데, 이를 찰스 셀은 <아직도 아물지 않은 마음의 상처>라는 책에서 ‘성인 아이’라 하고, W. 휴 미실다인은 <몸에 밴 어린 시절>이란 책에서 ‘내재 과거아’라 표현하고 있다.

바르데츠키 배르델은 <따귀맞은 영혼>이란 책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것을 ‘영혼에 따귀를 맞는 것’이라 하는데,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상호간 크고 작은 영혼의 따귀를 때리고 맞으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혼의 따귀를 맞았을 때 입은 마음의 상처를 풀어내지 못하고 쌓아두게 되면 심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얼마 전 미국의 버지니아 공대에서 일어났던 참극의 경우가 그러한데 매스컴들은 범죄를 저지르게 된 원인으로 누나에 대한 열등의식, 실연, 학창시절의 왕따 등 다양한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이는 어릴 적에 입은 마음의 상처가 불특정 다수에 대한 분노로 폭발해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한 어린 아이는 낯선 이국땅에서 주변 사람들이 의도했든 안했든 영혼의 따귀를 맞았고, 그로인한 마음의 상처는 성을 포함한 사랑, 인간관계, 현실 생활에서 갈등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그의 주변에 아픈 마음을 받아 안아줄 대상이나 상황이 주어졌다면 이번 참극은 막을 수 있었으리란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아픈 마음을 다스리는 ‘치유적 책읽기’는 이러한 마음의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자신의 정체성 확립과 자신감 회복에 도움이 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하며,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현대인의 바쁜 생활 속에서 남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란 쉽지가 않다. 그럴 때 자신의 상황에 맞는 책을 선정해서 읽으면서 아픈 마음이 다스려지는 기쁨을 느껴보길 바란다.

장석례<안산학술정보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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