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소음 속의 한양대학교
시끄러운 소음 속의 한양대학교
  • 취재부
  • 승인 2005.09.25
  • 호수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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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업시간, 몇 번의 오토바이 소리 때문에 수업이 잠시 중단되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3시간의 수업동안 얼마나 많은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는 지 세어보기로 했다. 약 2시간 30분 동안 15번의 오토바이가 지나갔다. 그것들 중 3대는 학생, 나머지는 모두 음식점 배달 오토바이였다. 이 ‘요란한 오토바이’를 계기로 수업시간 동안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소음에 노출되어 있는 지 생각해 보았다.

창문을 열어놓고 공부하기 참 좋은 시기이다. 낮에는 아직 더운 기운이 드는 요즘,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상쾌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들어오는 불청객이 있으니 바로 ‘소음’이다. 점심시간 즈음하여 수업을 듣고 있노라면 어김없이 방송이 흘러나온다. 이 뿐인가. 가끔은 동아리나 학회에서 연습하는 음악소리가 창문을 통해 들어오고, ‘000를 합시다’ 등의 열정적인 목소리가 흘러 넘어오기도 한다. 옆 강의실 수업이 먼저 끝나면 우루루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의 재잘거림이 들려온다. 강의실이 있는 복도라는 사실을 무시한 채 소리 지르고, 장난치면서 다른 학생들의 귀는 안중에도 없다.

강의실 밖만 그러한가. 아니다. 수업을 듣는 도중에 안에서 발생하는 소음 또한 만만치 않다. 별 이유 없이 책상 위에 올려놓는 ‘드르르르르’ 거리는 핸드폰, 수업시간 도중 빠져나가는 학생들의 발소리, 늦게 들어오는 학생이 문 여는 소리, 맨 구석에 친구와 앉아 수업 내내 무슨 토론을 하는 지 신나게 떠드는 학생들. 하지만 우리는 이제 타성에 젖어 이러한 것들을 알면서도 무시하고 있다. 실로 우리는 소음의 한 복판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강의실에 앉아 있는 실정이다.

생각해 보자. 우리가 듣는 무수한 소음의 대부분은 바로 우리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소음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우리의 최소한의 노력으로 없앨 수 있고, 이러한 것들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며 기본적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망각하고 살고 있다. 대학에서 추구할 수 있는 자유를 착각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은 지성인이라고 한다. 한번만 더 생각하면 보다 질 높은 대학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학교의 주인인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기본을 지키며 자신의 생활을 추구하면서 타인까지 생각하는 성숙한 한양인의 모습을 만들어가자.

이영석 <사회대·신방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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