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해경, 판소리로 부르는 Rock
왕해경, 판소리로 부르는 Rock
  • 김소희 기자
  • 승인 2007.05.20
  • 호수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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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과 비보이가 만난 비보이 코리아,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만난 재즈 등 국악의 다양한 크로스오버 시도들이 음악·공연계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그리고 여기 국악과 록이 만나 새로운 바람을 불러온 그룹이 있다. 바로 ‘영혼의 바람’이라는 뜻의 고스트 윈드. 이 밴드에서 부채를 들고 판소리로 노래하는 왕해경<국악과· > 동문을 만났다.

고스트 윈드에 대한 소개 부탁 합니다

2004년에 결성해서, 2005년에 1집이 나왔어요. 우리 음악이 생소할 것 같은데 국악하고 메탈을 접목시켜서 만든 것으로 국악 록이라고 부르죠. 작년에 2집이 나왔어요. 1집에 다른 분이 보컬로 있다가 탈퇴했고 전 2집부터 참여했어요.

멤버들과는 어떻게 만나셨어요?

거문고를 전공하는 같은 과 친구가 고스트 윈드 활동을 돕고 있었어요. 그 친구가 제게 권유해서 세션으로 공연에 참가하게 됐어요. 그 때 ‘내가 할 수 있는 게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했어요. 무대 위에서 관객과 호흡하면서 느낀 에너지가 좋았거든요.

음악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요?

여타의 대중음악과는 차별화된 장르이다 보니 활동하면서 사람들이 잘 몰라서 힘들었어요. 하지만 음악을 들어보신 분들은 중독성 있고 특이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또 정통 록이나 정통 국악을 고집하시는 분들도 존중해주시구요. 해외에 알려진 건 2월 달에 프랑스 음반박람회에 전시가 된 적이 있어요. 그 때 외국 프로듀서 하시는 분들도 저희 음반을 보셨죠. 외국에 소개하는 것은 아직까지 시작단계예요.

국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버지께서 판소리를 하셔서 영향 받은 것도 있고 어려서부터도 판소리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어머니께서 반대하셨어요. 몰래 예술 고등학교를 지원했는데 열심히 하니까 어머니가 인정해주셨죠.

전통 판소리를 하다가 변형된 장르를 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방송에서 국악이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채널을 돌리는 게 현실이잖아요. 거기엔 동의하시죠? 음악도 물 흐르듯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야 하는데 국악이 요즘 사람들의 정서를 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힙합, 재즈 등과 같은 장르는 마니아층이 있는데 이런 장르와 국악을 접목하면 어떨까하고 생각 했었어요.

학창시절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국악 동아리 맥에서 활동했어요. 아직도 한양플라자에 있다고 알고 있는데…. 또 국악과에서 하는 정기연주회를 밤새 준비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동문 연주회를 통해서 같은 과 동문들을 만날 수 있죠.

밴드 활동 시작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어땠나요?

작은 아버지 두 분도 국악을 하시는 분인데 걱정이 많으셨어요. 판소리라는 게 1,2년 해서 성과를 볼 수 있는 게 아니고 꾸준히 해나가야 하는 거여서 여기에만 매진해도 부족한데 저는 외도를 한 거잖아요. 교수님들께도 국악 하는 사람으로서 외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죄송스럽기도 해요. 앨범 나왔을 때 교수님께 갖다 드렸는데 들어보시더니 “좋다. 열심히 활동하라”고 응원해주셨어요.

국악 말고 다른 장르 어떤 것 좋아하세요?

고스트 윈드 활동하기 전에는 록에 관심이 많지 않았는데 활동하면서 다른 밴드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어요. 그래서 요즘엔 록을 많이 들어요. 음악보다는 스타일 면에서 에이브릴 라빈이나 에반 에센스를 좋아해요.

2집 앨범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뭔가요?

Korean Road가 제 정서에 가장 맞는 것 같아요. 제목은 우리 음악이 나가야 할 방향이라는 뜻이에요. 다른 분들은 Last shine을 많이 좋아하세요.

음악하기 어려운 현실인데 어떠세요?

요즘은 클래식, 대중음악, 국악 이건 음악 전반에서 음악 하는 사람들이 다 힘들어요. 학교 졸업하고 나서 잠시 방황하는 시기가 있었어요. 그 때 다른 뭔가를 해볼까 생각을 했는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역시 음악으로 돌아왔어요. 사람은 역시 즐길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요?

음악이라는 건 정체가 되면 많이 해이해지는 것 같아요. 정체되지 않게 연습도 많이 하고 노력하려 해요. 오는 26일에는 공연이 있고 국외에도 많이 알리기 위해 해외공연도 추진 중에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대학원에서 판소리를 좀 더 공부하고 싶다.

국악에 관심 없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요즘 음악은 다 미디어를 통해서 나오기 때문에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국악은 CD나 미디어로 듣는 것보다 실제로 연주되는 무대에서 느낄 수 있는 게 더 많거든요. 국악이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될 수 있게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많이 찾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국악을 알리는 데 다리 역할을 했으면 해요. 음악하시는 분들이 저희와 같은 시도를 해보셨으면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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