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백만분의 일초를 뛰어넘다
과학, 백만분의 일초를 뛰어넘다
  • 윤영미 기자
  • 승인 2007.05.04
  • 호수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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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경기장을 무대로 승리의 쟁취를 위해 경쟁하는 스포츠는 한편의 드라마다. 선수의 육체와 자연 법칙이 빚어낸 0.1초의 예술에 우리는 열광하고 비탄에 젖는다. 더 높이 더 빠르게 더 힘차게, 세계 일인자가 되기 위한 노력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 과학의 영역에서까지 이뤄진다. 현재 스포츠의 종합 전시장이라 불리는 올림픽도 과학의 힘이 없었다면 그 빛이 흐려지지 않았을까.

오늘날 스포츠 과학은 운동 생리학적ㆍ생체 역학적ㆍ공학적 접근방법 등 학문의 기반도 다양하다. 또한, 운동의 주체인 인간, 인체 운동을 보조하는 장비나 설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특히, 스포츠 용품에 있어 과학적 변화는 선수의 경기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헬멧의 개선으로 미식축구에서 머리를 사용하는 태클이 빈번해 졌다. 장대높이뛰기의 대폭적인 기록의 향상은 파이버글래스를 사용하는 폴이 등장과 함께 시작됐다.

베컴의 환상적인 프리킥은 첨단 축구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4년마다 돌아오는 전 국민의 축제 월드컵에서는 선수들 외에 스포츠 과학의 싸움도 치열하다. 그만큼 축구 용품에 있어서 연구가 활발하다는 얘기.

축구화는 좌우 동작이 많아 굽이 낮고 바닥에 밀착하는 형태로 제작된다. 또한 태클 등의 부상을 막기 위해 발뒤꿈치 부분을 튼튼하게 만든다.

발끝의 과학, 스터드는 축구화에서 밑창에 박힌 돌기로 축구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아디다스 상품기획부의 최우혁은 "스터드의 개수와 재질은 여러 가지 영향에 의해 달라지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각 스터드 스타일의 사용목적과 환경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한다. 대체적으로 축구장의 잔디가 짧고 거칠수록 스터드의 수는 많아진다. 스터드가 없는 축구화가 있는가 하면 TF(Turf Ground)는 '잔뽕'이라고 불리는 만큼 20개 이상의 스터드를 가지고 있다고.

축구화의 가죽에 대한 제품연구 역시 간과할 수 없다. 현재 축구화에 있어 최고급 가죽으로 치는 것은 캥거루 가죽이다. 최씨는 "캥거루 가죽은 뛰어난 유연성과 내마모성을 지녀 격렬한 경기 후에도 원래모양으로 쉽게 돌아온다. 따라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전문선수들이 선호 한다"고 설명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의 홀인원도 골프공의 과학 없이는 불가능하다
골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골프공에는 홈은 무슨 용도인지 궁금해 했을 법하다. 골프공에서 홈을 ‘딤플(dimple)'이라 한다. 골프공의 이 독특한 모양에서도 과학은 숨어있다.

유체역학의 아버지, 레이놀즈(Osborne Reynolds)에 따르면 기체 또는 액체(이를 통틀어 유체라고 부른다)가 어느 정도 이상의 속도를 가지고 흐르게 되면 유체는 매우 복잡한 현상을 보인다. 이것을 난류라고 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형상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기가 공의 표면을 부드럽게 따라 흘러야 한다. 그래서 저항을 줄이기 위한 고심 끝에 오늘 날의 골프공이 탄생한 것이다.

우리학교에서 교양골프를 강의하는 김영원은 "딤플이 없다면 공은 힘을 받아 제트기처럼 올라갈 테지만 힘없이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딤플이 있다면 저항을 낮추고 공기가 딤플 안에서 스핀을 해 멀리 갈 수 있게 된다. 딤플의 개수와 모양, 깊이는 공의 비거리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현재 딤플의 수는 약 400여개 내외가 대세다."라고 한다.

골프공은 재질과 모양에 있어 역학적ㆍ내구성적ㆍ경제적 효용성을 고려해 현재는 핵을 실로 감은 뒤 껍질을 씌우는 공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골프공에 따라 비거리보다 컨트롤 위주의 볼을 원할 경우 핵이 액체인 공을 사용한다.

마린 보이, 박태환의 기록은 이제 전신 수영복이 책임진다
‘모두가 작은 수영복을 찾을 때에 혼자서 전신수영복을 찾은 사람’인 이안 소프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3관왕을 거머쥐고 난 후 전신수영복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상식적으로 삼각 수영복이 전신 수영복보다 수영을 하기에 편하고 기록이 잘 나올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학교에서 교양수영을 강의하는 정명국은 "전신 수영복에 있는 상어 무늬가 전신수영복 과학의 비밀이다. 비유를 하자면 탁구공이 맨 살이고 골프공이 전신수영복이다. 그 무늬가 골프공의 딤플과 같은 역할을 해 항력을 줄여 물속에서 더 빠르고 멀리 갈 수 있게 한다."고 했다.

스포츠는 과학이다
레슬링경기에서 사용하는 신발도 레슬링이 격렬한 움직임이 동반되는 것을 고려해 바닥이 평창으로 만들고 뒤꿈치가 없게 제작된다. 배구화도 그냥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배구의 직선운동과 순간 반응을 고려하여 농구화처럼 높아서는 안 된다. 또 앞으로 떨어지는 동작이 많기 때문에 배구화의 앞쪽에도 농구화의 에어처럼 젤이 있다. 뿐만 아니라 독일 월드컵 때 이천수의 골 세리머니로 주목받는 이너셔츠에도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이 기능성 스포츠 웨어는 신체 부위 움직임에 따라 근육을 잡아주고 수분 관리를 도와주기 위해 피부밀착형으로 제작된 것이다.

나이키·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 사들은 해외 연구소를 두고 스포츠 과학을 위해 오늘도 연구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남정보대학 신발패션산업학과에서도 스포츠 용품으로써 운동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 학과에서는 신소재개발과 디지털 슈 테크 분야를 역점으로 교과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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