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넘어서지 못하면 패배자가 된다
나를 넘어서지 못하면 패배자가 된다
  • 성명수 기자
  • 승인 2007.04.08
  • 호수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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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최초 일본 진출한 조혜련 동문을 만나다

좀 더 높은 곳에서 활동하고 싶다

얼마 전 개그맨 출신 방송인 김미화씨가 대통령이 참석하는 토론회의 사회를 맡아 화제가 됐었다. 그보다 약 6개월여 앞선 지난해 9월. 한 여성이 개그맨으로서는 최초로 일본에 진출해 화제가 된바 있다. 바로 우리학교 출신 개그맨 조혜련<연극영화학과 89> 동문이 그 주인공이다. 조 동문은 현재 일본 민영방송인 TBS에서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방영되는 버라이어티쇼 ‘선데이 재팬’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1992년에 데뷔해서)지금까지 국내에서만 15년 정도 활동을 하다보니까 좀 더 넓은 곳에서 활동하고 싶은 생각에 시작은 했는데 쉽지는 않더라고요. 한양대 다닐 때 일어일문학과를 전공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일본어라는 장벽이 굉장히 높거든요. 뉴스 프로그램이어서 신문도 읽어야 하고 정보 수집도 많이 해야죠. 일본인들 중에서도 방송을 잘 하는 사람들하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에요.”

조 동문은 현재 KBS2 ‘해피 선데이 여걸식스’, MBC ‘느낌표 위대한 유산 74434’, ‘말 달리자’ 등 국내에서만 총 3개의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느낌표는 종영이 결정됐다). 여걸식스에서 MC의 한 사람으로 한없이 망가지며 비호감이라는 캐릭터를 얻었는가 하면 공익성 강한 위대한 유산 74434에서는 문화재 환수를 위한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 가지 캐릭터로 반짝 사랑받는 연예인은 많지만 조 동문처럼 매번 다양한 캐릭터로 꾸준히 사랑받는 연예인도 드물다.

“국내에서 일정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일본을 오가는 것이 어렵긴 해요. 다행히 일본에서 저를 편파적으로 생각하거나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없지만 아직 말이 어눌하다보니 어려운 점이 많죠. 말을 100% 알아듣기도 어렵고 표현하기도 어려워서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나는 어디서든 한양대 출신임이 자랑스럽다.

우리학교를 거쳐 간 연예인은 많지만 조 동문처럼 자주 학교를 방문하는 연예인도 드물다. 한양대를 거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으니 학교에 대한 애교심, 한양인으로서의 자긍심이 없겠냐만은 연예인으로서 학교를 찾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가보다. 그래서 조 동문의 학교사랑이 더욱 남다르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에 우리학교와 관련된 일본 대학을 알아보려고 부총장님을 만나 뵀어요. 일본에 진출해서 다른 세계에 도전하는 모습이 한양인으로서 자긍심이 생긴다고 생각해주시더라고요. 저는 한양대를 나왔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요. 연극영화과에 최형인 교수님이나 신일수 교수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래서 누구보다 애교심이 강해요. 저는 방송에서든 어디서든지 한양대를 나왔다고 떳떳하게 이야기해요. 얼마 전에 89학번 동기들이 모였는데 모두 나이가 먹었는데도 입학 할 때 모습을 기억하고 생각하다보니 모두 젊어지는 것 같고 참 좋았어요.”

최형인·신일수 교수님, 감사합니다.

우리학교를 졸업한 연예인들은 모두 개성이 강하고 특히 연기파 배우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설경구, 유오성, 이문식, 권해효 등 모두 우리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동문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조 동문이 입이 마르고 닳도록 강조해마지않았던 최형인 교수와 신일수 교수가 있다.

“최형인 교수님은 진짜 연기를 제대로 아시는 분이에요. 연기를 너무 잘 알려주시고 그래서 그런지 우리 선후배 동문 중에는 연기를 잘하시는 분들이 참 많잖아요. 연기를 잘 가르쳐주시는 것뿐만 아니라 애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대하시기 때문에 졸업하고 나서도 그 가르침이 참 기억에 남아요. 연기를 할 때 호흡이라는게 굉장히 중요한데 자연스럽게 호흡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셨어요. 신일수 교수님은 올해 정년퇴임하시는데 저한테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영향을 주셨죠. 1992년에 개그맨이 되면서 과연 학교를 졸업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참 어려운 시기가 있었는데 그 때 신일수 교수님이 저를 잡아주셨어요. 한양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열심히 하면 사회에서 활동할 때 많은 도움이 될꺼다, 그렇지 않으면 후회할지도 모르니 어떻게 해서든 졸업을 하라고 하셨죠. 그 분의 말씀을 듣고 용기를 내서 1996년에 졸업할 수가 있었어요. 그래서 더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 그 때 아마 중도하차 했다면 도전하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늘 도전하는 젊은이 되기를...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바쁜 일정 때문에 약 10분에 걸친 짧은 인터뷰였지만 인터뷰 내내 조 동문의 말 속에서 진정한 애교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자긍심은 진심에서 우러나왔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후배를 바라보는 선배의 눈빛은 따뜻함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지금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모두 까마득한 후배들인데 한양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정말 처음에 입학해서 1,2년은 적성에 잘 안 맞을 수도 있고 많이 힘들겠지만 어찌됐든 끝까지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해서 후회 없는 대학생활을 했으면 좋겠어요. 늘 도전하고 한양인의 사자상 같은, 사자왕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늘 도전하는 학생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도 나 자신을 넘어서지 못하면 나 스스로가 패배자가 된다는 생각에 신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하고 있을게요.”

△ 인터뷰 뒷이야기
- 인터뷰에 참석한 세 명의 기자는 모두 방송국 출입이 처음이었다. 조 동문을 기다리는 동안 로비에 멀뚱히 서서 지나가는 연예인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는데…. 에픽하이, 김제동, 박은혜, 김신영 등. 알고 보니 모두 조 동문과 함께 ‘말 달리자’에 출연했다고. 아, 최주봉 아저씨도 봤다.
- 본 기자가 입사하고 처음으로 성사시킨 연예인 인터뷰. 하지만 바쁜 일정 탓에 약속시간 보다 한 시간이나 지나서야 조 동문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만난 시간은 단 10분. 결론은? “바쁜 연예인은 다신 안 해.”
- 짧은 인터뷰 시간 때문에 준비한 질문을 다하지 못한 아쉬움에 몇 가지만 이곳에 적어본다. “최근 여걸식스의 선정성 논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몇몇 개그맨들을 중심으로 정통 코미디를 부활시키고자 하던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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