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스포츠, 추락의 끝은 어디인가
대학스포츠, 추락의 끝은 어디인가
  • 성명수 수습기자
  • 승인 2005.09.12
  • 호수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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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적 독립리그제도 도입해야

우수 고교 선수들의 대학진학기피, 일부 감독들의 선수폭행, 끊이지 않는 입학 비리. 위기를 맞은 대학스포츠의 현주소다. 여고생들의 ‘오빠’하는 함성은 경기장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신문이나 방송 뉴스에서 조차 대학스포츠 소식의 비중이 줄었다.

대학스포츠 위기는 프로리그와 고교스포츠의 풍토변화에서 기인한다. 야구와 축구는 고졸 선수들이 대학을 거치지 않고 바로 프로에 진출하는 시스템이 정착됐다. 4년의 시간을 대학무대에서 보내느니 2, 3년 후보로 있더라도 프로에서 훈련하는 것이 기량향상에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대학스포츠의 훈련환경이나 경기의 질이 프로에 비해 너무 뒤떨어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연고전
KBS 축구해설위원 이용수<세종대·체육> 교수는 앞으로 대학스포츠가 자생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대학스포츠는 앞으로 프로의 하위리그 형태의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중부면 중부, 남부면 남부, 권역별로 리그를 형성해 대학 선수들이 최대한 많은 경기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우선이다. 기존의 대통령배나 전국대학선수권 대회는 방학기간을 이용하면 된다. 그렇게 하려면 대학 전용 경기장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경기장이 만들어지고 환경이 좋아지면 많은 고교선수들이 대학에 진학하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학스포츠는 자생적인 아마추어 리그로서, 프로에 선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1년에 몇 안 되는 대회, 한번 패하면 떨어지는 토너먼트가 많았기 때문에 대학 선수들이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 하지만 리그제는 많은 경기를 치르며 경험을 축적하고 실력을 인정받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 지역별로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연고전’과 같은 라이벌 구도를 형성, 양교 재학생들은 물론 지역팬들까지 경기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리그가 진행되려면 대학 스포츠의 우수한 환경조성이 선행돼야 한다. 고교생들이 대학보다 프로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전용연습경기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학팀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전용연습장하나 없이 훈련을 하고 있다.
우리학교는 현재 70년대 장효조, 이만수. 80년대 후반 구대성, 정민태 등이 이끌었던 야구, 새천년 초기에 이경수, 손석범이 휩쓸었던 배구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최근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학 리그제를 통해 경기수가 많아지면 경기 수준도 자연히 올라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교스포츠와 프로리그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나라 아마스포츠의 고질적인 문제인 경기수 부족, 열악한 환경 등을 극복하려면 리그제도 만큼 좋은 것이 없다. 학생들이니 만큼 먼 거리를 이동하기 힘들기 때문에 권역별 리그제도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과거 대학스포츠가 인기 있었던 이유는 경기장에 스타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상민, 현주엽, 이경수, 안정환 등은 대학시절 관중을 불러모으는 주역들이었다. 하지만 고교 선수들이 졸업 후 프로에 진출하다보니 대학에 선수 기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고교 스타 선수들이 수준 차이가 큰 프로에 바로 진출하다보니 적응하지 못하고 일찍 기량이 시들어버리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스포츠가 보다 발전해 고교선수들이 기피하지 않는, 더 원숙한 기량을 쌓아 프로스포츠로 진출할 수 있는 무대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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