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에도 리듬이 있다 타이포그래피
서체에도 리듬이 있다 타이포그래피
  • 강명수 기자
  • 승인 2007.03.05
  • 호수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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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소리 없는 노래

손글씨보다 워드가 더 익숙한 우리. 다양한 글자체의 장식효과는 이미 우리 일상 속에 자리해 있다. 우리가 비통해 하고, 즐거워하고, 속삭이고 고함치는 언어적 뉘앙스를 표현하는 방법을 타이포그래피(서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만큼이나 다양한 서체가 필요하다.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발전적 수단으로 갈수록 각광받고 있는 수단이 바로 타이포그래피다.

타이포그래피 in 일상
커뮤니케이션의 예술적 연장선상에 있는 타이포그래피는 일상의 필요에 부응한다. 매일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지하철은 대중교통의 대명사이다. 그러므로 내용 전달이 명확하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글자 표시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서울의 지하철은 부담없으며 약간의 장식 효과를 주는 그래픽체를 제목으로 쓰고 부수적으로 고딕체(우리말 표현: 돋움체) 등을 사용한다. 이런 배치로 화려함보다는 안정적인 부분을 중시하며, 전체적으로 네 귀퉁이를 검게 칠한 모양을 도입해 통일성을 부여한다. 또한 사람들에게 ‘지하철은 이렇다’는 이미지를 각인하는 효과도 거두어 멀리서 쉽게 찾을 수 있게 한다.

타이포그래피 In 역사
많은 전문가들은 타이포그래피를 'Written voice'라 표현한다. 그러나 'Voice'라고 해서 모든 소리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타이포그래피가 아름답게 ‘들리려면’ 반드시 적절한 원리에 따라 배열될 필요가 있다.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프랭크 암스트롱은 “시선의 움직임에 따라 글자와 글자, 빈 공간이 요동치며 만들어내는 리듬 등의 다양한 요소가 창조하는 시각적 역동성”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글자 하나하나가 만들어내는 시각적 중량, 시선의 이동과 악센트를 표현한다. 타이포그래피 전문가들이 글자 한 획의 두께와 명암, 마침표 위치에 편집증적일 정도로 집착하는 것도 다채로운 컬러나 글자의 디자인보다 면 전체의 구성이나 구두점, 중점의 위치. 레이아웃과의 조화가 훨씬 커다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아마추어가 만든 웹사이트와 글씨체를 보면서 우리가 미묘한 부조화를 느끼는 것은 타이포그래피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닌, 글자와 글자, 사진과 글자 등 전반적인 구성이 시각적 역동성의 원리를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타이포그래피 작업은 프로그램 개발자가 아닌 시각 전문 디자이너들이 담당한다. 서체의 디자인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컴퓨터의 발달과 함께이다. 1980년대 맥킨토시 컴퓨터가 보급된 이후 개별적인 서체의 수요가 증가하고 컴퓨터 그래픽 수준의 발달로 정밀한 디자인이 가능해지며 <타임즈>에 쓰이는 ‘타임즈 로만(Times Roman)’, 고딕 계열의 대표 서체로 자리잡은 ‘헬베티카(Helvetica)’ 등이 널리 퍼져나갔다.

타이포그래피 in 한국
 우리나라에도 윤명조나 윤고딕 등으로 유명한 윤디자인연구소를 비롯하여 천여 명 가량의 타이포그래피 개발자들이 서체 디자인에 몰두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싸이월드 의 장식용 글씨체를 비롯해 삼성, LG 등의 기업로고, 명함 서체에 이르기까지 어울리는 글자체를 개발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출판에 자주 쓰이는 맥킨토시 컴퓨터는 컴퓨터 본체 가격보다 서체 가격이 더 비싸다고 할 정도로 다양하고 아름다운 서체를 제공하며, 일반 컴퓨터 또한 시선을 끌어모으는 명조체와 고딕체의 다양한 변형과 한게임에서 사용하는 유려체와 피아노체, 레포트 작성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바탕체 등 다양한 용도의 서체가 마련돼 있고 끊임없이 업그레이드가 진행된다. 본인이 개발한 서체로 졸업 포트폴리오를 작성한 이주형<디자인대·시각디자인학과 00>은 “나라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서체가 있고, 예술성 또한 인정받으며 디자인 등에 신경을쓰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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