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그 존재의 이유
인형, 그 존재의 이유
  • 윤영미 기자
  • 승인 2007.01.01
  • 호수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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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미<24.여>가 처음 비스크인형을 봤을 때. 다른 인형과는 달리 섬세한 도자기의 느낌이 맘에 들었다. 그 후, 취미로 하나,둘 제작하기 시작해 지금 그의 방에는 15개의 비스크 인형이 자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젠 한국비스크돌협회의 일원으로서 인사동에서 열린 ‘테디베어,비스크 돌,돌 하우스 쇼’ 를 비롯한 3개의 전시회에도 참가했다.

이제 인형은 단순히 아이들의 전유물을 넘어 영화,심리치료,인테리어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플라스틱여신’이란 찬사를 받고 있는 바비인형은 초당 2개씩 판매되고 있고, 2억 7천만원 상당의 명품 테디베어가 등장할 만큼 인형은 고부가가치 종합 문화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형은 종류만큼 그 인기의 이유에도 다양한 학설들이 존재한다.  인간이 영화.소설 같은 매체를 통해 간접경험을 만들고 향유하듯 인형도 만들어질 때부터 인간의 꿈과 소망을 구현하는 목적을 가진다. 문학용어인 서사적 인간(Homo narrative)에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은 끊임없이 부족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의 창조를 통해 극복하려 한다. 그의 일환으로 만들어 진 것이 장대인형,그림자인형,마리오네트같은 극인형이다.

「인간행동의이해」에서는 심리학적으로 사람이나 동물은 원초적으로 다른 대상물에게 접촉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고 한다. 테디베어.손뜨개인형을 비롯하여 아이디어 상품인 팔배게인형같이 솜으로 된 인형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도 인간에게 접촉을 통한 안락함을 주기 때문이다.

인형은 주술적인 이유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마뜨료쉬까는 목각 인형 안에 조그만 인형이 연속적으로 들어가 있는 러시아의 전통 목각인형이다. 마뜨료쉬까는 부부 침대 위에 올려놓으면 태어날 여자의 일손을 덜어주고, 불임여성에게는 임신을 해준다고 알려져 전 세계적으로 선물로 각광받고 있다. ‘샤론즈스톤’ 같은 웹사이트에서는 주술인형만을 따로 판매하기도 한다.

구체관절인형은 관절을 분해한 다음 두체를 만들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 세밀한 모습의 인형으로 초현실주의 조형미술로부터 시작되었다. 구체관절인형을 판매하는 DOLKOT의 대표 박새난슬은 “구체관절인형은 상당히 고가이지만 학생들도 용돈을 아껴 구매하기도 한다”며 “실제 꽃미남의 모습을 한 하나뿐인 인형을 소유함으로써 대리만족의 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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