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에 잠든 편견을 직시하라
내면에 잠든 편견을 직시하라
  • 강명수 기자
  • 승인 2006.12.02
  • 호수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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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적 연관 검사(Implicit Association Test)가 뜬다


IAT, 잠재적 영역은 존재한다

우리의 이성적 판단 능력이 무의식적 편견을 배제할 수 있을까.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 마자린 바나지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타인에 대해 반응할 때 우리는 공정하려고 노력하지만, 우리의 무의식에서는 ‘심리적 고장(mind bug)'이 발생해 자동적으로 어떤 것들을 연결짓고 모순되는 정보는 무시하려 한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이미지는 유럽인의 얼굴을, 부정적인 이미지는 아프리카인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이 한 예이다.

IAT, 내면의 진실을 연결짓는다

본성에 내재된 태도와 그 작용 과정을 탐구하는 내재적 연관 검사(이하 IAT)는 인터넷을 통해 실제로 경험할 수 있다. IAT는 사람들이 스크린에 나타나는 프롬프트를 보고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지 측정하며, 지금까지 약 2백만 명의 사람들이 IAT에 참여했다. 두 개념을 짝짓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보통 꽃 그림을 보면 ‘행복’, ‘평화’와 같은 단어들을 쉽게 연상하고, 곤충 그림을 보면 ‘부패’, ‘추악’과 같은 단어들을 연상한다.
IAT 테스트를 최초로 고안한 워싱턴 대학교 심리학과 그린월드 교수는 민족이나 인종과 연계된 단어와 이미지를 통해 반응을 측정하면 위와 같은 특정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반응은 참가자들이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것과 달리 무의식적으로 인종적 편견을 품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각인된 상태로 남은 편견이 의식 밖으로 표출돼 일상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무의식적인 태도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IAT,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일종의 연구 수단으로서 IAT는 신경과학에서 마케팅에 이르는 3백여 편에 달하는 논문에 응용됐다. 사회심리학자들 역시 IAT의 등장을 환영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편견이 각인돼 있다 해도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바나지 교수는 이러한 편견이 언제부터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한다.

*IAT 웹 사이트: implicit.harvard.edu/implic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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