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결석 세분화 사업, 학생 위해 활용될까
질병 결석 세분화 사업, 학생 위해 활용될까
  • 강나은 기자
  • 승인 2023.06.05
  • 호수 1568
  • 2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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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A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에서 질병으로 인한 결석 세분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해당 사업은 교육부에서 제정한 「학교보건법」에 규정된 질병 결석 내용을 재구성해 기획됐다. 총학은 ERICA캠에서 결정된 내용으로 서울캠퍼스와 협의를 진행해 2학기부터 사업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교내에선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이를 악용해 지나치게 출석률이 저하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단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질병 결석 세분화 사업은 기존에 감염병 확진 혹은 입원만 인정해 주던 제도 기준을 넓혀 질병 결석을 폭넓게 인정해 주는 사업이다. 현재 우리 학교는 입원 기간 또는 법정전염병 확진으로 인한 격리로 결석한 경우에만 공결처리해 출석을 인정한다. 현재의 출석 불가 인정 기준으론 감염병을 제외한 질병으로부터의 학생들이 겪는 통증 및 저조한 신체 상태 등을 고려할 수 없다. ERICA캠 총학 교육행정국장 권시연<공학대 생명나노공학과 20> 씨는 “학생들의 편의와 복지를 위해 질병과 관련한 결석 세분화의 필요성을 느껴 해당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사업이 시행되면 학생들이 △약제비 계산서 및 영수증 △의사 소견서 △처방전 등의 증빙서류를 첨부한 결석계를 각 단과대 행정팀에 제출해, 단과대 행정팀에서 이를 검토한 후 ‘질병 결석 확인서’를 발급할 예정이다.

이에 많은 학내 구성원들이 질병 결석 세분화 사업에 호의적인 입장이다. 우선, 불가피하게 질병이 생겨 수업에 출석하기 어려운 경우 이를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단 의견이 있다. 학생 A씨는 “지난해 인대에 문제가 생겨 급하게 병원에 가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입원이 아니란 이유로 공결을 신청할 수 없었다”며 “△두통 △발열 △인대 손상 등 입원할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 학생들이 출결에 대한 부담 없이 건강을 먼저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교수들 또한 수업에 참여하지 못할 정도의 질병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해당 사업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황주현<국문대 영미언어문학과> 교수는 “예기치 못한 질병으로 인해 학생들이 결석하는 것을 학교 측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해 준다면 학생들의 건강권을 보호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해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 것이란 지적도 있다.  공결을 낼 정도의 질병이 없는 학생들도 건강 문제를 핑계 삼아 수업에 빠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단 것이다. 학생 B씨는 “병원에서 쉽게 진단서를 발급받기만 하면 공결이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에 빠지기 쉬워질 것”이라 말했다. 갑작스런 질병으로 인해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수업에 불참하기 쉬워진단 것이다.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 또한 같은 우려점을 갖고 있었다. 박성복<언정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는 “공결 범위가 확대될 경우 공결제도의 오남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또한 질병 사유를 검토해 결석계를 발급하는 주체인 행정팀의 판단 기준과 학생들의 의견이 맞지 않는다면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도 존재한다. 박 교수는 “단과대 행정팀의 판단 여부에 따라 확인서를 발급하기에 행정팀과 학생 간의 의견 합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해당 사업은 ‘좋은수업만들기TF’에서 안건으로 상정됐으며,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 후 논의될 예정이다. 권 씨는 “재학생 의견은 오는 8일까지 설문조사를 통해 받을 계획”이라며 “의견 수렴 이후 사업 계획을 보완해 학교 측과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 전했다. 또한 사업 시행 여부가 확정이라면 서울캠과의 논의도 이뤄질 것이다. 학사팀 관계자 C씨는 “공결과 관련된 기준은 양캠퍼스에서 동일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내용 신설을 위해선 서울캠과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건강 문제를 고려한 인정 결석 제도가 신설되려 한다. 해당 사업이 학생들을 위해 활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움: 김경미 수습기자 kkm3337@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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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도 2023-07-27 16:25:42
ERICA캠퍼스 총학생회의 질병 결석 세분화 사업은 학생들의 건강과 복지를 고려한 좋은 시도로 보입니다. 질병으로 인한 결석을 넓게 인정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며, 교수와 학생들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악용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중히 검토되어야 합니다. 학생들과 행정팀의 의견 수렴과 서울캠퍼스와의 논의를 통해 균형잡힌 사업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