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에 내쫓긴 학생들…학생회실이 된 공용공간
학생회에 내쫓긴 학생들…학생회실이 된 공용공간
  • 김연우 기자
  • 승인 2023.05.22
  • 호수 1567
  • 1면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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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교통물류공학과 메신저 공지방을 통해 공지된 내용이다.
                              ▲ 지난 3월 교통물류공학과 메신저 공지방을 통해 공지된 내용이다.

 

ERICA 캠퍼스의 몇몇 학생 공간이 학생회실로 용도가 변경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제1공학관의 학생 공용 휴게실과 교통물류공학과의 과방이 갑작스럽게 학생회실로 변경되며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한 것이다.

해당 용도 변경은 공간 마련을 이유로 학생들에게 통보됐다. 지난 1일 공학대 학생회는 SNS 계정을 통해 제1공학관 4층에 위치한 학생 공용휴게실을 학생회실로 변경할 것이라 공지했다. 제3공학관에 위치했던 공학대 학생회실이 공학대 학과 및 학회 방의 부족을 해소하고 여타 공간 마련을 위해 제1공학관의 4층 공용휴게실로 이전한단 것이다. 또한 지난 3월, 교통물류공학과의 학생회 역시 학생들과의 논의 없이 과방을 학생회실로 변경할 것이라 공지했다. 이들은 ‘과방이 학생회실로 변경돼 학생회가 아닌 인원들은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학생들은 갑작스런 공간 용도 변경으로 휴식 공간을 잃게 돼 당황스럽단 입장이다. 공간 용도 변경 이전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논의가 부족했단 것이다. 공학대 학생 A씨는 “공용휴게실이 변경된단 소식이 업로드 됐을 때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니라 확정됐단 내용이어서 황당했다”며 “결정 전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묻는 과정이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 말했다. 또한 학생회가 권력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단 지적도 이어졌다. 공학대 학생 B씨는 “학생들 모두를 위한 휴게실을 갑자기 학생회실로 변경한다고 통보하니 누구를 위한 학생회인가 의문스러웠다”고 전했다. 교통물류공학과 학생 C씨 역시 “이러한 일방적 결정은 공익을 저해하고 공간을 사유화하는 것”이라며 “학생회 임의의 판단으로 학과 학생들이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졌다”고 비판했다. 

이런 학생들의 비판에 학생회는 해명에 나섰다. 우선 공학대 학생회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문제에 대한 재논의를 시도했다. 공학대 부학생회장 박영호<공학대 재료화학공학과 18> 씨는 “논란이 된 후 공학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회실 이전에 따른 간담회’를 개최해 이전 배경과 이유를 설명하고 의견을 듣고자 했지만 참여율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실제 공학대 학생회 측은 학생들의 불만이 이어짐에 따라 지난 8일과 10일 ‘학생회실 이전에 따른 간담회’를 개최해 소통을 시도했으나, 양일 모두 참여자가 0명에 그쳤다. 이에 지난 12일 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재논의 후 학생회실 이전이 결정된 것이다. 박 씨는 "단운위 투표를 통해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한편 교통물류공학과 학생회는 현재 과방이 원래 학생회실로 쓰였던 곳이기에 관례에 따라 다시 학생회실로 복구하는 것이라며 문제없단 입장을 드러냈다. 교통물류공학과 학생회장 및 부학생회장은 학생회실 변경에 관한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지난 한 해를 제외하고는 원래 학생회실로 쓰이던 곳이며 그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뿐”이라며 “원상복구에 양해를 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공학대 학생회와 교통물류공학과 학생회는 학생회실 이전을 확정했는데, 이에 대해 학생들은 아쉬움이 남는단 반응이다. B씨는 “끝내 전체 의견을 투표하는 등의 논의는 없이 대표자들 간의 논의로 결정된 것이며 달라진 건 없다”고 전했다. C씨는 “학생회실의 이전으로 과방은 아예 없어졌다”며 “투표나 의견 수렴의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렇듯 학생회와 학생들 간 소통에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원활한 소통과 결정을 위해 위해 양측 모두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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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11:32:35
이러한 논란을 계기로 학생회와 학생들이 더 좋은 소통의 방법과 의사결정 과정을 모색하고, 학교 내의 다양한 이슈를 협력하여 해결해나가기를 기대합니다. 학생들과 학교가 함께 협력하여 쾌적하고 활발한 학교 생활을 만들어 나가길 바랍니다.

황예도 2023-07-27 16:29:09
학생들의 불만이 이해되지만 학생회와 학생들 간의 소통이 부족한 점은 안타깝습니다. 학생회와 학생들은 논의를 통해 공간 용도 변경과 관련한 의견을 상호 공유해야 합니다. 논의 없이 결정된 사안은 학생들에게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학생회와 학생들 모두가 협력하여 원활한 학생 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