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회] 시간을 기반으로 쌓아 올린 우리의 자리에서
[독자위원회] 시간을 기반으로 쌓아 올린 우리의 자리에서
  • 박선형<국문대 문화인류학과 20> 씨
  • 승인 2023.05.22
  • 호수 1567
  • 6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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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한양대학교는 개교 84주년을 맞이했다. 한양을 거쳐 간 사람들의 기억, 한양을 담은 사진과 같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역사가 쌓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대학 언론은 이를 구체적이고 비판적으로 기록하는 수단이다. 오랜 대학의 역사만큼 한대신문의 역사 역시 짧지 않다.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 학교의 소식을 담아왔으며, 지금도 쉼 없이 기사를 써내고 있다. 개교, 창간 특집 기사와 날카로운 시선을 담은 보도 기사로 더욱 풍성해진 1566호를 살펴보았다.

대학이라는 집단에 속했지만 정작 내부 사정을 알아보는 일은 쉽지 않고, 전혀 모른 채로 지나가는 사안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학내보도 면의 기사는 화두가 될 수 있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업의 전개 과정을 확인하는 회의록은 중요성을 지닌다. 그렇기에 양 캠퍼스의 학생기구 현황을 조사하고 문제를 제기한 점은 학생의 알권리 보호를 위한 좋은 시도이자 보도였다. 그러나 양측의 의견 전달에 덧붙여 각 단과대의 입장에 대한 현황 분석도 진행됐다면 더욱 비판적인 시각을 지닐 수 있었을 것이다.

문화면의 기사 속 ‘사춘기’, ‘성장통’이라는 단어는 기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짚어내었다. 두 시기를 거쳐 성장하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전 세계적 인기를 끌게 된 콘텐츠에 이러한 논란은 언젠가 거쳐야 할 성장통일지도 모른다. 논의 과정을 거쳐 콘텐츠 시장 자체가 성숙해지기를 기대한다. 다만 콘텐츠에 대한 규제와 창작자의 윤리 의식 고취라는 대안은 책임을 다른 주체에게 넘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현실성 있고 지속적인 해결책이 등장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창간 특집 기사 속 네 가지 키워드는 지금도, 앞으로도 끊임없이 다뤄야 할 내용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내용의 보완이 이뤄졌더라면 더욱 창간 특집에 걸맞은 기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청년 문제 기사는 한양대보다는 청년이라는 대상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학교와 학생 또는 서울과 안산이라는 주제에 근접한 키워드를 선택했더라면 더욱 의미 있는 기사가 되었으리라 제언한다.

대학가의 사이비 종교 포교는 근래의 일만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인해 관심이 증대된 시점에서 등장한 기획 기사는 시의성을 지닌다. 특히 대학의 대응 현황을 다룬 내용이 해당 기사만의 차별화 지점이다. 개인의 노력과 함께 대학의 대응책을 제시해 거시적인 해결책 마련을 강구한 것이다. 기사의 후반부에 언급한 것처럼 해당 이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더 이상의 피해를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전자기기를 통해 글을 읽는 문화가 확산되며 종이 매체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동시에 나를 챙기는 것만으로도 삶이 버거운 요즘, 대학 내외 문제는 우선순위로 자리잡을 수 없다. 대학 언론은 점차 관심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으며 일부는 사라졌다. 이 상황 속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한대신문에 박수를 보낸다.

관심사와 문제의식이 다양해진 오늘날 한양인을 연결하고 학교의 문제를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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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11:35:40
기사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대학생들에게도 관심사인 청년 문제, 사이비 종교 포교와 같은 사회 이슈를 다루며 현대 사회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콘텐츠 시장과 윤리적 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지속적인 관심이 반영되어 있어 미래 지향적인 뉴스 매체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