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구 회의록 미공개, 학생들 알 권리는 어디에
학생기구 회의록 미공개, 학생들 알 권리는 어디에
  • 강나은 기자, 채수민 기자
  • 승인 2023.05.15
  • 호수 1566
  • 4면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생들이 학생대표자들의 사업 기획과 운영 상황을 알기 위해선 학생기구의 회의록을 확인하면 된다. 이에 여러 학생기구들은 회칙을 통해 회의 후 일정 기간 내 회의록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 학교 소속 일부 학생기구들은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본지에선 양캠퍼스의 △총학생회(이하 총학) △단과대·독립학부 학생회 △총동아리연합회(이하 총동연)의 회의록 작성 및 공개 여부를 전수 조사했다.

회의록 공개 필요성
학생들은 투명한 학생 사회 운영을 위해선 회의록 공개가 필수적이란 반응이다. 학생 A씨는 “학생들을 대표하는 학생회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세세히 알 수 있는 창구는 회의록뿐”이라 말했다. 서울캠 총학생회장 이소리<공대 건축학부 21> 씨 또한 “회의록은 학생 사회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며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의 경우 내규를 정해 회의 후 2일 내 회의록을 공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서라도 회의록 공개는 반드시 필요하단 것이다. 성균관대 총학 인사운영국장 김정수<성균관대 경제학과 19> 씨도 “실제로 학생들이 회의록을 읽고 의견을 개진한 사례가 있다”며 “회의록 공개는 필수적”이라  말했다. 회의록은 △회의 내용을 알리기 위한 수단 △불투명한 학생회의 운 영을 견제하는 수단 △학생 사업 운영 시 참고 수단으로써 기능한다.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는 학생기구
학생기구의 회의록 공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단과대에선 회의록을 공개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확인 결과 △서울캠 단과대 및 독립학부 학생회 중 2개의 학생회 △약대를 제외한 ERICA캠의 모든 단과대 학생회 △서울캠 총동연이 회의록을 학생들에게 공유하고 있지 않았다.

|우선, 서울캠 단과대 및 독립학부 학생회 15개 중 정책대와 간호대 학생회는 회의록을 공개하고 있지 않았다. 정책대의 경우 단과대 학생회칙에서 회의록 관리 규정이 없어 학생들에게 이를 공유하고 있지 않다. 또한 간호대의 경우 학생회칙상 회의록 공개 의무 규정이 존재함에도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간호대 학생회칙 내에서 ‘대의기관 회의록을 정기적으로 학생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이를 준수하지 않았던 것이다. 간호대 학생회장 이미현<간호대 간호학과 21> 씨는 “지난해까진 간호대 △학생대표자회의 △운영위원회 △선거관리위원회의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번 학기부터 회의록 공개 방식 논의 및 검토를 진행 중”이라 말했다. 

학생들은 회의록 미공개가 회칙을 어긴 것이므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학생 B씨는 "회의록 미공개로 회칙을 어겨 징계를 받을만한 사유에 해당한다면 그에 따른 처분이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약대를 제외한 ERICA캠 단과대의 모든 학생회는 회의록을 공개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단과대 학생회장들은 회의록을 공개하면 학생회가 학생 사업을 운영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단 반응이다. 디자인대 학생회장 김홍준<디자인대 주얼리패션디자인학과 19> 씨는 “단과대 내에 회의록 공개와 관련된 회칙이 없고, 관련 규정이 있다면 학생회의 사업 기획 및 운영에 제약이 생길 것 같다”며 “단과대 학생회는 중운위와 달리 의결기구가 아니라 학생 사업을 진행하는 역할을 하기에 공개 의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미 총학에 단과대 내부 안건을 보고하고 있어 회의록 공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단 반응도 있다. 현재 ERICA캠의 경우 단과대 학생회들이 단과대 내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나 행사 등 주요 안건을 선별해 중운위에서 보고하고 있기에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단 것이다. 언정대 학생회장 이다빈<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9> 씨는 “단과대 학생회들은 중운위 회의에서 사업 결과 보고를 진행하고 있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은 학생기구를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 회의록이 공개돼야 한단 입장이다. 학생 C씨는 "안건을 단순 보고하는 중운위 회의보다 단과대 내부 사안에 대해 더 깊은 논의가 이뤄진 단과대 회의록이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 논의 과정이 상세히 담긴 단과대 학생회의 회의록의 공개가 필요하단 것이다. 또한 학생 D씨는  "단과대 회의는 학생회 소수 인원들로 이뤄지기 떄문에 학생들은 운영 과정을 파악할 방법이 없다"며 "졸속 행정과 독단적 결정을 방지하기 위해 회의록 공개가 필수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ERICA캠 총학은 단과대 학생회의 회의록 공개를 강제하진 않겠단 입장이다.  ERICA캠 총학생회장 박세원<과기대 의약생명과학과 14> 씨는 “회의록을 공개할 경우 단과대 사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수도 있고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그 외 중앙 학생기구인 서울캠 총동연도 회의록을 공개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캠 총동연 회장 유재혁<자연대 수학과 20> 씨는 “현재 총동연 내부엔 회의록과 관련된 규정이나 회칙이 없으며, 학생들에게 회의록을 따로 공개하고 있진 않다”고 전했다.

투명한 학생사회를 위해선
그러나 학생들은 여전히 학생 자치의 공정성을 위해 회의록 공개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단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생 E씨는 "학생들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당연히 회의록을 공개해야 하며, 이 같은 원칙이 지켜지려면 관련 규정 마련이 필수적"이라 말했다. 학생 F씨도 "학생자치의 공정성 측면과 학우들에게 발생할 혼란을 고려한다면 학생회칙에 회의록 관련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학생기구를 운영하는 학생 대표자들도 회의록 공개와 관련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선 혼란이 있을 수 있단 입장이다. 국제학부 학생회장 신혜원<국제학부 22> 씨는 “현재 국제학부 학생회는 학생회칙 상 회의록 공개 관련 규정이 없다”며 “이에 학기 초반 회의록 공개 시기와 관련해 혼란이 있었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

투명한 학생사회 운영을 위해 회의록을  공개해야 한단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조혜원 2023-08-01 11:45:45
. 학생들은 회의록을 통해 학생회의 활동과 사업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개가 필수적입니다. 학생 기구들 중 일부가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학생들의 권익을 저해하는 것으로 비판받을 수 있습니다. 투명성을 위해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회의록 공개를 의무화하는 규정 마련이 필요하며, 학생 자치 체계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학생회칙에 관련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