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주 배경 청소년 삶의 현주소
[칼럼]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주 배경 청소년 삶의 현주소
  • 김화<사범대 다문화교육학과> 박사과정 수료
  • 승인 2023.05.01
  • 호수 1565
  • 7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화<사범대 다문화교육학과> 박사과정 수료

상적으로 사람들은 ‘다문화 청소년’이라 하면 △외국인 노동자의 아이 △외국에서 살다 온 아이 △한국인과 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등을 떠올린다. 반면 ‘이주 배경 청소년’에 대해선 10명 중 8명은 이 용어를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북한에서 온 아이들로 예측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주 배경 청소년이란 용어야말로 통상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다문화 청소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주 배경 청소년이란 청소년복지지원법 제18조에 따라 9세에서 24세 이하의 연령에 속하는 △다문화가족의 자녀 △중도 입국 청소년 △탈북 청소년 등을 말한다.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은 지난 2017년 8월 고령사회로 돌입했다. 이러한 실정 속에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만 18세 이하 외국인 주민 자녀의 수는 총 22만 3천508명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고령사회에서 이주 배경 청소년들이 이제 미래 한국 사회의 중요한 인력으로 작용할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여성가족부의 보고에 의하면 이주 배경 청소년들은 한국 사회 적응에 있어 정규학교 진입 및 학교생활 적응의 어려움 등 이주에서 파생된 여러 가지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중도 입국 청소년은 이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학습 공백으로 인한 학력 결손을 가지고 있고 한국어가 미숙하여 한국에서 출생한 다문화 청소년보다 몇 배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중도 입국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정규학교 진입 후 적응을 잘 못 해 자퇴하거나 한국어가 미숙해서 정규학교 진입은 엄두도 못 내는 경우가 있다. 중도 입국 청소년들은 결국 대학 진학 혹은 취업을 위해 검정고시라는 제도를 선택한다. 그러나 외국 국적으로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중도 입국 청소년은 한국 학생들과 달리 검정고시로 진학할 수 있는 대학 역시 매우 한정적이다. 한국 혹은 해외에서 정규학교 과정을 제대로 마치더라도 한국 학생들과 성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입시 경쟁에서 밀리고 만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학마다 ‘외국인 전형’을 따로 실시하고 있지만, 한국 대학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중도 입국 청소년들은 이러한 제도의 존재 여부조차 모르거나 알더라도 스스로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이처럼 중도 입국 청소년뿐만 아니라 이주 배경 청소년들이 한국 사회에서 마음껏 꿈을 펼치고 삶의 터전을 가꾸며 살아가기엔 아직 여러 가지 높은 장벽들이 존재한다.

장벽을 허물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까? 때론 새로운 뭔가가 더 필요하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 가장 필요할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그러면 민주주의의 이념은 무엇인가? 바로 인간의 존엄성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모든 사람이 △능력 △성별 △연령 △인종 △재산 등에 의해 차별받지 않고,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민주주의 이념과 다문화주의는 결코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다. 그러므로 미래 한국 사회를 함께 할 이주 배경 청소년에게 있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 기성복식 처방이나 다름없는 ‘다문화 청소년’ 정책이 아닌 이주 배경 청소년 각각의 특징과 그들의 어려움을 제대로 인지한 맞춤형 교육 및 정책적 방안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